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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아쿠아리움에 왠 뽀로로?

                                                                                                                                              
 


                                                                                                                  ⓒ : flickr

연일 한낮의 무더위가 계속 되는 요즘 18개월 짜리 딸래미 데리고 야외활동은 무리이고 그렇다고 주말을
그냥 흘려버리기는 못내 아쉬웠던 우리 부부.
생각끝에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찾았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우리부부와 같은 생각들을 했는지 아쿠아리움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사람에 밀리고 밀려서 겨우겨우 한바퀴를 다 돌았을때 쯤엔 딸래미와 우리 부부는 거의 녹초가 되어 있었다.
그래도 책속에서만 보던 신기하고 예쁜 물고기들을 직접 보았다는 즐거움에 한 껏 들떠서 관람을 마치고 나왔다.
 

수족관을 나오자 마자 바로 있는 기념품샵.
뭐 워낙에 좀 잘 나간다 싶은 관람원의 입구나 출구에는 의례히 기념품 샵이 있었기에 그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었다.

자주 오는 곳도 아니고 기왕에 아쿠아리움까지 왔는데 딸래미가 원하면 기념삼아 한 두개 정도는 사줄 수도 있는 일이고...
문제는 울 딸래미의 시선을 사로 잡은 것은 그곳에 있는 물고기 인형이나 하다못해 동물 열쇠고리등도 아닌 뽀로로 스티커 였다는 것.

사실 이 스티커는 몇일 전에 마트에 가서 갖고 싶다고 떼쓰는걸 겨우겨우 달래고 시선 돌려 몰래 장바구니에서 빼 놓았던건데...
하필 이곳에서 다시 만나다니 ㅡㅡ;
견물생심이라고 잊고 있다가 다시 뽀로로를 본 딸래미는 또 욕심이 생기는지 엄마 눈치보며 내내 만지작만지작 손에서 놓질 못했고 즐거워야할 나들이길 괜히 아이기분 망칠가봐 그래 그냥 기분 맞춰주자는 생각에 사주긴했지만 지금까지도 왠지 찝찝하고 씁쓸한 기분을 금할 길이 없다.
딸래미가 고른게 스티커 였기에 망정이지 그 옆에 있던 커다란 뽀로로 인형이었다면 정말 난감했을 것이다.

비단 이 곳 뿐 아니라 다른 동물원 기념품 샵에서도 케릭터 상품들 심심치 않게 발견했던 기억이 있다.
또 기념품 샵에서 파는 물건들중 상당부분이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난감이나 인형들로 주류를 이룬다.
그래, 한정된 주제로만 기념품들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쳐서 그정도의 장난감들은 양보할 수 있다. 하지만 자체 개발 케릭터도 아니고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물론 상업적으로 운영하는 상점에서 잘 팔리는 물건을 들여 놓는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컨셉에 맞는 물건을 들여 놓는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건 나만의 좁은 소견일까?
즐거운 나들길에 사소한 일로 아이들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은 부모의 마음을 이용한 얄팍한 상술은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아기가 좋아하고 갖고 싶어 하는데 사주기도 그렇고 안사주기도 그런 물건들은 마트나 문구점 하다못해 집앞 슈퍼에서까지 충분히 넘치고도 남음이다.
                                              
                                                                                                                                            -og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