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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예의 없는 것들...!!!-엄마 아빠 제발 예의 좀 지켜주세요

                                                                                                                               
: flickr

딸래미 하랑양을 데리고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갔을 때의 일 입니다.

재활용 쓰레기들을  정리하려는데 한 젊은 부부 -제 또래 이거나 저 보다도 한 두살 정도는 어려 보이더군요-가 나오더군요.
아빠는 쓰레기 박스와 커다란 놀이방 매트를 끌고 나왔고 뒤 이어 하랑이 또래로 보이는 남자 아이를 태운 자전거를 끌고 엄마도 나오더군요.
아이 아빠가 쓰레기 정리를 하며 놀이방 매트를 스티로폼 사이에 버리는데 마침 사람들이 헝클어 놓고 간 재활용 쓰레기들을 정리 하시던 경비 아저씨께서 한 말씀 하시더라구요.
"애기 아빠 그건 재활용이 아니라 사람들이 안 가져가요. 확인 해 봐야 알겠지만 2천 원~3천 원 가량 내야 할 거에요."

아이 아빠 인상이 이내 일그러 지더군요.
그리고는 아이 엄마에게 말 합니다.
"야~이거 돈 내야된데. 3천 원이나...말이 되냐? 진짜 짜증나네."
그러자 아이 엄마는 또 대꾸 합니다.
"아 모야...말도 안돼...지들이 다 쳐먹을려고 막 돈 내라는 거 아냐?"
아이 아빠 왈...
"X발...알게 뭐야, 그지 같은 새끼들...."
옆에서 듣는 저 조차 심장이 두근 거릴 만큼 심한 욕설들을 한참을 퍼 부어 댔습니다.
경비 아저씨도 분명히 들으셨을 만큼 큰 목소리로 두 부부가 떠들어 댔지만 차마 못 들으신 척 하시는 듯 했구요.


그 자리에 있기 너무 민망해서 서둘러 재활용을 정리하고 자리를 피했기에 그 후의 일은 보지 못했습니다.
뭐 상황으로 보아 그들은 그렇게 실컷 분풀이를 하고 돈을 내고 버렸거나 다시 쓰레기를 들고 들어 갔겠지요.

저희 아파트의 경비 아저씨들은 아저씨라 부르기도 무색 할 만큼 유난히도 연세들이 지긋 하십니다.
제 친정 아버지보다 열 살은 너끈히 더 들어보이시는게 대부분 허리가 굽으시고 외소해 보이시는 체격들 때문에 더 나이가 들어 보이시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은 저 분들이 우리 아파트를 제대로 지키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이니까요.

아무튼 급하게 자리를 피했지만 왠지 제 자신이 너무 비겁하게 느껴지더 군요.
제가 보기엔 왜 놀이방 매트가 스티로폼으로 분류가 되는 지도 모르겠고  재활용 안되는 부피가 큰 물건을 버릴 때는 당연히 추가 비용이 발생 하는건 당연하고 또 설사 아저씨가 잘 못 아셨다 해도 경비 아저씨가 기분 나쁘고 강경한 어조로 말씀하신 것도 아니 었는데...
(근데 놀이방 매트가 스티로폼 재활용으로 분류가 되나요?)
그 젊은 부부들의 말투와 행동은 상식과 예의에서 상당히 벗어 난다고 느꼈지만, 한참 어린 아들 딸, 어쩌면 손자 손녀 뻘 되는 사람들에게 몰상식한 모욕들 받으시면서도 대꾸 한 번을 못하시는 아저씨를 위해 한 마디 변론 조차 못 해 드렸던게 내내 걸리네요.

굳이 변명을 하자면 저 역시 어린 딸래미가 옆을 지키고 있었고 공연히 끼어들어 싸움이라도 생긴다면 그걸 감당 할 만한 배짱과 용기가 없었지요.

문득 자전거에 타고 그저 큰 소리로 짜증내는 부모들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 보던 그들의 어린 아들의 표정이 떠오릅니다.
그 아이는 과연 그런 부모 밑에서 무얼 배울까요?

물론 더운 날씨에 낑낑 대며 쓰레기를 끌고 나왔는데 얼마가 되었든 생각지도 못한 지출을 해야 한다면 유쾌할 리는 없겠죠.
하지만 그런 이유 만으로는  사람과 어른에 대한 기본 적인 예의를 망각한 채 막 말과 욕설을 내 뱉는 행위에 대한 정당화를 시켜주지는 못 한다고 봅니다.
적어도 자식이 있다면 더군다나 그 자식이 눈 앞에서 지켜 보고 있는 상황 이라면 그 부모는 더욱더 신중하고 예절 바른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