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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가시가 무서운 엄마, 가시가 좋은 아기



귀여운 도치들이 우리 집에 온 지 열흘이 다 되어가네요.

말은 귀엽다 하지만 솔직히 그 시간동안 하랑맘은 아직도 도치와 친해지지 못 해 안아주지도 못하고 만져 주지도 못했답니다.
하다못해 도치 집 청소라도 하는 날에는 면 장갑 끼고, 그 위에 고무 장갑끼고, 비닐 장갑까지...끼고 난리 법석을 떨면서 겨우겨우 도치들을 옮겨주고 청소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도치를 분양 받아 온 이유는 순전히 하랑이 때문입니다.
애완동물을 돌보는 일이 신경 쓰이며 다소 번잡스러운 일이 될지 몰라도 우리 하랑이가 일상생활을 함에 있어서 애착과 책임감등을 자연스레 가르칠 수도 있을 것도 같고  귀여운 애완 동물들과 함께 정을 나누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고 싶었죠.
또 도치들을 키우는 이모 할머니네 가면 도치들 집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르고 들여다 보느라 바쁘더라구요. 
또래의 친구들도 없이 매일 집에만 있는 우리 하랑이에게 그렇게나 좋아하는 작고 귀여운 친구이나마 만들어 주고 싶기도 했구요.
도치들을 무서워 하는 엄마와는 달리 하랑이는 제법 쓰다듬어 주기도 하는 용감한 도치들의 어엿한 주인이랍니다.
요즘은 하랑이 손길이 익숙해 졌는지 만져주면 가시를 내리긴 하지만 가끔 뾰족하게 세운 가시에 찔려도 "엄마 아강이 따가워." 라며 깔깔 대고 웃습니다.
찔리고도 웃음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만...ㅡㅡ;;


운 좋게 사촌동생 친구가 키우던 1년 된 남자아이 콩콩이를 무료로 분양 받게 되어서 키우기 시작했구요 여자 아이 통통이는 콩콩이 짝궁 만들어 주려고 도치 까페에 알아봐서 30,000원에 4개월 된 녀석을 데려왔어요.
열대어에 이어서 요 녀석들 챙기랴 우리 하랑이 밥먹이고 챙기랴...덕분에 하랑맘의 아침은 아주 분주해 졌습니다.
그래도 아침마다 엄마의 말을 따라서 "바빠, 바빠." 하면서 도치 밥주고 한참 들여다 보고 물고기 밥주고 한참 들여다 보며 좋아하는 하랑이를 보면 왠지 뿌듯하고 흐뭇한 기분이 듭니다. ^^




콩콩이 혼자 살던 허름한 옛 집에 다 큰 통통이를 넣어주었더니 집이 너무 비좁기도 하고 활동적인 통통이가 너무 심심해 하는 것 같아서 예쁜 2층짜리 도치집과 장난감들을 새로 사줬어요.
주문한지 한참 되었는데 추석 연휴때문에 일주일이 넘은 어제야 겨우 받았네요.

어제 저녁 택배가 도착하자 마자 우리 하랑이가 더 신이 났네요.
"엄마 이게 뭐야?" 하며 쪼르르 달려가 자기보다 더 큰 상자를 열어 보겠다고 난리입니다.




도치집을 정성껏 싸서 보낸 커다란 뾱뾱이 비닐이 아까워서 바닥에 깔아 주었더니 우리 하랑이 너무 신났네요.
터뜨리고, 만지고,뒹굴면서 "엄마, 쵸리나요~" "엄마...아강이 좋아요." 하면서 연신 엄마를 불러댑니다. ㅋㅋ





도치들도 새 보금자리가 마음에 드나 봅니다.

호기심 많고 활발한 통통이는 물론이고 평소 매일 잠자는 모습만 보여주는 콩콩이까지 오늘은 자지도 않고 열심히 새로운 집을 탐색 중이네요.
익숙하지 않을 2층 계단에도 제법 잘 올라가구요 처음 써보는 반달 급식기 사용도 척척...쳇바퀴에 올라가서 몇 번 떨어지기를 반복하더니 신나게 돌리기 시작해서 어제 밤새 쳇바퀴 돌리는 소리에 잠을 설쳤습니다.





덩달아 하랑이도 새 집이 생겼습니다.

요즘들어 부쩍 눈에 띄는 상자마다 들어가서 놀기를 좋아하는 하랑이에게 도치 집이 들어 있던 커다란 상자는 신나는 놀잇감이 되었죠.




우리 콩콩이와 통통이 새 집에서 예쁜 아가들도 낳고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구요.
더불어 우리 하랑이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어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엄마도 더 노력하고 용기를 내서 우리 도치들 많이 만져주고 사랑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식물이든 동물이든 아이들이 소중한 생명체를 기르고 가꾸는 활동은 이들의 인지적, 사회적, 정서적, 신체적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더불어 정서적인 안정과 생명의 소중함도 배울 수 있죠. 조금만 신경쓰면 어느 부모라도 해줄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일들...에서 부터 아이들은 배우고 느끼며 자라납니다. 사소한 곳의 진리가 더 찾기 어려운 법이죠. 저는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를 통해서 아이와 제가 해야 할 일들을 배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미흡하고 부담스럽지만 엄마라는 타이틀을 달고있는 저의 노력을 통해 아이에게 좋은 습관과 정서함양에 이바지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엄마의 작은 노력이 아이의 '이유있는 세살버릇'을 만듭니다. !! 

하랑 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