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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내아이 독서 광, 바로 □□때문이다.







아이의 독서 습관을 잡아주려면 부모부터 책을 읽어라.

어찌보면 독서 교육의 정석과도 같은 교육에 관심이 있다 하는 부모들이
마르고 닳도록 듣는 식상한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이것이 독서 교육의 기본중에 기본 인 것을.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것 이겠죠.


어린 아이를 키우며 독서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엄마에게 단 10분... 아니 5분도 집중 할 시간을 주지 않고 끊임없이 놀아달라,
이것 달라, 저것 달라, 책 읽어 달라...재워 달라...
계속해서 무언가를 요구하는 아이와
씨름을 하다보면 도무지 책을 읽을 시간이 없지요.

그러다 아이가 잠이라도 들면 그땐 미뤄 둔 집안 일도 해야하고 요즘 저 같은 경우에는
컴 앞에 쪼르르 달려와 최근 재미 들이기 시작한 블로깅도 해야하고 말이죠.

어쩌다 책을 잡고 읽으려고 하긴 하는데 하루종일 한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는 날도 있습니다.
덕분에 책에 푹~빠져서 읽기는 커녕 토막토막 무슨 내용인지 생각 할 겨를도 없이 활자만 읽어
내려가고 있는 저를 발견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랑이에게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 저희 집안 곳곳에 책을 놓았듯이 제 책도 제 손이 닿는 곳곳에 있습니다.
전집 외에 서점에서 단행본을 살 때면 꼭 제 책도 한 두권 끼워 넣고 직접 나갈 수 없을 땐 인터넷 웹 서핑을 통하여
각종 신간과 서평들을 검색 해보며 다음에 볼 책을 고르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주변의 아이들이 있는 집의 책장을 보면 아이의 책은 책장이 부족할 정도로 꽂혀 있지만 정작
엄마 아빠의 책은 한쪽 귀퉁이에 열 권 남짓 꽂혀 있는,
아이의 책은 수 십만원짜리 전 집도 척척 들여주면서
정작 자신의 만 원짜리 책 한 권에는 인색한 부모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 입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들여준 그 많은 책들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알려주고 싶다면 굳이
말로만 설명하려 하지말고 부모가 먼저 책에 푹~빠져서 읽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것이야 말로
최고의 독서 지도법이 아닐까요?


가끔 너무 재미 있는 책을 발견해 우리 아이가 잠들지 않았을 때에도 책 속에 빠져서 읽을 때가 있습니다.
처음 조금 더 어렸을때는 책을 빼앗고 옆에서 울고 징징거리고...책을 놓을 수 밖에 없었죠.

한 번은 제가 읽다가 바닥에 두고 간 책의 표지를 조각조각 찢어 놨더군요.
평소 책에 조그만 구김이 가는 것 조차
싫어할 만큼 아껴 보는 저 인지라 화가 머리 끝까지 올랐지만 문득 관심을 빼앗긴 아이의 분노의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거 엄마가 너무 좋아하는 책인데 찢어졌네...책이 아프겠다." 라고 하며 함께 테이프로
찢어진 부분을 붙여 주는 정도로 일단락 지었습니다.
신기한 건 굳이 다른 말은 하지 않았는데도 우리 하랑이가
그 뒤로 제 책을 찢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어느 날 하랑이 19개월 쯤 일이었는데요."엄마꺼..."하며 제 책을 가져다 주더니 "아강이꺼..." 하며 자신의
책을 가져와 제 옆에 앉더군요. 물론 그래놓고 엄마에게 책 읽을 시간을 10분도 채 주지 않았지만 엄마와
자기의 책을 구분해서 가져오고 엄마 옆에 앉아 책을 읽는 시늉을 해 준 것 만으로 그 동안의 노력이 헛 된
것은 아니었구나 라는 뿌듯함이 들었거든요.

또 요즘은 그 시간이 조금 늘어 자기 책을 가져다 엄마가 읽어 줄 때의 흉내를 내며 종알종알  이리저리 들춰보면서 한 20분 엄마에게 책 읽을 시간을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만 계속 유지가 된다면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가에 아이와 나란히 앉아서 아이는 아이 책을 저는 제 책을  
읽으며 한가로운 한 때를 보낼 날이 오길 바라는...그런 제 꿈이 이루어지는 건 시간 문제 겠지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합니다.
부모는 TV를 시끄럽게 틀어놓고 앉아 있으면서 아이에게는 방에 들어가 책을 읽으라 한다면 참으로 아이러니 한
일이 아닐 수가 없지요.
내 아이가 TV 나 게임 보다는 책을 또 그냥 활자만 읽어 내려 가는 것이아니라 책이 주는
깊은 재미를 알게 되길 바란다면 엄마가 먼저 책을 즐기는 방법은 어떨까요?

학창 시절 학과 점수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억지로 책을 잡았던 잘못된 독서습관을 자신도 모르게 내
아이에게 고스란히 넘겨 주고 있는 건 아닐지 한 번쯤 돌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내아이 독서 광, 바로 '엄마'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