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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선생님, 우리 아이 신종플루 맞거든요...!!!


"얘는 무슨 근거로 신종플루야?"
신종플루 의심 환자 병실에 있다가 확진 판정을 받고 신종플루 확진 환자들이 모여있는 방으로 옮기고 나서 오후 회진을 돌던 담당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십니다.


지난 12월 2일 수요일 갑작스런 고열과 열경기로 병원에 입원한지 만 하루만인 3일 새벽부터 해열제 없이도 정상 체온을 찾았고 다른 환자들과는 다르게 기침, 콧물, 가래등의 별다른 호흡기 계통의 이상이 없는 하랑이를 보며 저 마저도 진짜 신종플루 아니었던 것 아니야? 라는 의심이 들기는 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맞은 각종 영양제와 수액 덕분인지 심하게 앓고 나서 가뿐해진 덕인지 평소보다 더 팔팔해진 하랑이를 보면 어제까지 까맣게 죽어가던 아이였다라는 사실을 눈으로 보면서도 도무지 믿을 수 없기도 했구요.
하지만 2일에 실시했던 1차 검사의 신종플루 양성반응에 이어 3일 오후에는 확진 판정까지 난 상태였지요.


담당 레지던트는 뭐라뭐라...의학용어를 사용하여 설명을 하는데 아마도 "1차 양성 반응 나오고 고열로 입원했는데 빠른 타미플루 처방으로 조기에 잡았지만 2차 검사에서도 확진 판정이 나와 입원중입니다." 뭐 이런 말이었겠죠.

새벽부터 각종 검사를 위하여 뾰족한 주사 바늘로 혈관 여기저기를 뚫어서 한 바가지나 되는 (적어도 제 눈에는 그렇게 보였습니다.ㅠㅠ) 피 뽑고 예방 접종이외에 주사라고는 맞아 본 적도 없는 아이가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수액을 밤낮으로 달고 있어야만 해도 하랑이는 병원 생활이 즐겁기만 해 보입니다.


주말 이외에 잘 볼 수 없는 바쁜 아빠가 하랑이의 신종플루 덕분에 휴가를 얻어 하루종일 옆에서 놀아주고 책 읽어주는 것도 좋고 옆의 침대에 입원한 다른 친구들을 만난 것도...집안 일 하나도 안 하고 내내 옆에서 본인 뜻을 다 받아 주는 엄마도 좋았나 봐요.
 

3박 4일 입원중에도 하랑이의 책 사랑은 계속 되어 하랑이 엄마 아빠는 목이 쉬도록 책을 읽어 주어야 했지요.
동네 병원에서 계속 감기 치료만 받다가 폐렴까지 간 후에야 신종플루 검사로 고생한 예은이도 슬그머니 다가와 함께 책을 봅니다.


평소 심상치 않은 그림솜씨를 자랑하는 하랑 아부지...한참을 하랑이와 쓱쓱 그리더니 제법  멋드러지게 그려놓았네요.

"너는 여기까지 와서 사진을 찍냐?"
자꾸만 셧터를 눌러대는 하랑맘에게 하랑아빠가 한 소리 하지만 하루만에 활기를 되 찾은 하랑이와 함께 하랑맘도 여유를 찾았습니다. ㅋㅋ
"왜? 이제 다 나아서 저렇게 잘 노는데 기념으로 찍어줘야지"


8개월 된 연우는 감기로 병원게 갔다가 병원에서 신종플루에 감염 되었고 몇 일을 모른채 방치 되었다가 폐렴까지 왔다네요. 이제 폐렴과 신종플루는 다 나았지만 어린 아이에게 독한 약과 항생제들이 많이 투여되어 간 수치가 정상보다 15배가 높아져 계속 검사를 받는 중입니다.
예은이 연우 모두 너무 귀여운 아이들인데 빨리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3박 4일만에 집으로 돌아가게 된 하랑이...퇴원 수속을 마치고 엄마 손을 잡고 병실을 나서는 하랑이가 큰 소리로 말합니다.
"엄마...아강이 병원 재미있었어요."
아프고 나서 더 또렷해진 발음으로 이렇게 말하는 요요...철딱서니 하고는...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서류를 정리하던 간호사 언니가 웃으시며 말씀하십니다.
"하랑이 다음에 또 병원에 오면 언니가 아프게 주사 놓을거야! 재미있어도 다시는 오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