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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싫어하는 엄마 Best 5


오늘 딸내미를 어린이 집에 데려다 주고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나오면서 문득 '난 선생님들께 어떤 유형의 학부형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 전 약 10여년간 학원과 센터, 놀이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참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많은 엄마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 눈물나도록 고마우신 어머님, 상담을 할때면 머리가 쭈뼛쭈뼛 할 만큼 긴장되게 만드시는 무서운 어머님,재미있는 어머님, 무뚝뚝한 어머님...등등 참 각양각색의 성격을 가진 엄마들이 많았지요.
중요한 건 저도 사람인지라 아이들을 대할 때 그 아이 엄마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들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 했었던 것 같네요.

선생님들이 싫어하는 엄마 유형 Best 5

1. 매사에 기운이 없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엄마.

"어머니...오늘은 00이가요 00놀이를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평소에도 00를 좋아하나봐요."
"........"
"친구들 사이에서 00가 아주 인기가 많아요. 벌써부터 리더쉽이 보이는 것이 정말 큰 인물이 되겠어요....."
이 정도 칭찬 했으면 엄마도 기쁠 듯도 한데...들릴 듯 말듯 한 목소리로 "....네..." 만 하시는 어머니...
결국은 선생님도 "........"
어머니 설마 선생님께 청순 가련하게 보이고 싶으신가요?
활기차고 밝던 선생님 엄마 보면 함께 축~~쳐집니다.


2. '우리 아이 아주 귀~한 아이에요.'

"선생님, 우리 00  좀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00이 아주 귀한 자식입니다.
누가 우리 00에게 해꼬지 하면 꼭 선생님께서 말려 주시구요...우리 아이가 손들면 꼭 우리 아이 먼저 발표 시켜주시구요. 시간 되실때마다 자주 전화 해 주시구요... 등등 특별히 많이 신경 좀 써주세요."

세상에 안 귀한 아이도 있습니까?
식상한 말이지만 모든 아이는 특별 합니다.
선생님이 한 아이를 특별하게 대하는 순간 어쩌면 그 선생님의 교사로써의 중요한 자질 하나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특별히 좀 더 정이가고 이쁜 아이들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엄마의 강요에 의해서 그 아이가 특별해 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아셔야죠.
오히려 자꾸만 내 아이를 특별하게 대해 주길 바라는 엄마에게 반감이 생기는 건 인지상정이겠지요.


3. '우리 00가 그럴 애가 아닌데..."

집에서 새는 쪽박 밖에서도 새는 법.
갑자기 깨져버리는 쪽박은 거의 없습니다.
유난히 밖에서 욕심이 많거나, 폭력적이거나, 버릇이 없거나...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인다면 그 원인의 대부분은 집에서 찾아 보셔야 합니다.
무조건 '내 아이는 그럴 애가 아니다, 집에서는 그러지 않는다.'부정 하다가 결론은 '만약 그랬다면 내 아이 탓이 아니라 저 아이때문이다, 선생님 잘못이다...'라는 남탓입니다.
선생님으로부터 아이의 안 좋은 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무조건 부정만 하고 남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아이의 행동에 대한  원인을 함께 찾고 아이가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안 밖에서 노력을 해 주면 더 좋겠지요.
선생님 입장에서도 아이의 긍정적인 면을 말하기는 쉽지만 부정적인 면을 말하기란 정말 어렵고 조심스러운 일이거든요.

4.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와 꼬투리 잡는 엄마.

아침 수업시간에 누군가의 따가운 눈초리가 느껴집니다.
창 밖에는 한 아이의 엄마가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 엄마 또 왔구나....'
엄마의 감시(?) 속에 선생님의 행동은 부자연스러워 집니다.
하던대로 하면 된겠지만서도 괜히 꼬투리 잡히면 또 원장선생님께 불려가는데...
선생님의 행동하나, 말씨 하나하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다 맘에 안드는 부분 있으면 바로 윗 선생님께 쪼르르 달려가 선생님의 불만사항 이야기 하고 항의하고...
저 역시 초보 선생님이 였을 때 많이 당황했었고 이런 엄마들 때문에 힘들었었던 기억이 있네요.
아무도 안 보고 있으면 더 잘 할 것을 누가 보고 있으니 더 긴장되고 하던 것도 잘 안되는 것도 많고요.
선생님이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그게 다 은연중에 아이들에게 전해집니다.
아이를 맡겼으면 믿으셔요.
정 못 믿으시겠으면 그냥 집에 끼고 계시던지요.

5. 약속을 지키지 않는 엄마.

학원, 놀이학교, 센터, 어린이집...
어느 곳이든 엄마와 선생님 사이에 아이를 맡기기로 한 시간은 정해져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습적으로 시간을 어기고 아이를 데리러 오지 않거나 하면서 오래 맡겨두시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내 아이의 수업이나 놀이가 끝났다고 그 선생님 시간이 남아 도는 것 아닙니다.
다음 수업이 있을 수도 있고, 다른 수업을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서류 정리 할 것이 있을 수도 있고 하다 못해 회의를 하기도 하고 학부형들에게 수시로 전화도 걸어줘야 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말고도 할 일 많고 바쁜 선생님들 스케줄이 한 엄마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인해 꼬입니다.
물론 가끔 한 두번 피치못할 사정이 있을 경우에까지 아이를 못 봐주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쇼핑, 장보기, 집안 청소, 친구와의 편안한 수다등이 피치 못 할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백 번 양보해 한 두시간 더 아이를 봐 줄 수 있다고 해도 다른 친구들 다들 집에 갔는데 혼자만 덩그라니 남아있는 아이 심정도 좀 헤아려 주셔야지요.


이제는 엄마가 되어보니 교사로써만 아이들을 바라 볼때와는 또 다른 면이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저 역시도 제가 싫어하던 학부형의 일면을 보여주려 할 때도 있어 화들짝 놀랍니다.
특히...감시하는 엄마...ㅋㅋㅋ
모르면 몰랐지 아는게 독이라고 워낙에 영유아 선생님 생활을 오래 해 봤던지라...자꾸만 궁금하고 감시하고 싶어집니다.
그래도 제가 선생님을 피곤하게 만들면 그게 다 내 아이에게 올 것을 알기에 오늘도 허벅지를 꾹꾹~눌러가며 참고 또 참고 있지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