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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물 싫어하는 32개월 딸내미 스스로 목욕하는 깜찍한 속내.

                                                      <사진 정리하다 발견한 소싯적 하랑이...제대로 물놀이를 즐길 줄 아는 아이였죠...ㅡㅡ;;>

이제 32개월 된 우리 딸내미...
생각해보면 이 녀석이 처음부터 물을 싫어라 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물을 좋아라 했었지요.
뜨끈뜨끈한 온천물에서 눈을 게슴치레 뜨고 10분이고 20분이고 엄마가 꺼내어 줄때까지 기다릴줄 아는 여유도 있었고
깊고깊은 수영장에서도 튜브만 있다면야 겁낼 것 없이 몇 시간이고 둥둥 떠다니던 녀석이었지요.

그러던 딸내미가 물을 싫어하기 시작합니다.
아무런 계기도 이유도 없습니다.
어떤 아이들처럼 물에 빠져서 물을 잔뜩 먹고 토해 본 경험 같은 거 말입니다.
그냥 어느 날 갑자기 괜히 싫어하고 무서워 합니다. ㅜ.,ㅜ
얼마 전 휴가때 변산 대명 아쿠아월드에 갔다가 발가락만 겨우 물에 담그고
무섭다고 물놀이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딸내미 때문에 어찌나 속이 상했던지...

목욕하고 세수하다가 눈에 물이라도 들어가면
"엄마 물 튀잖아...엉~엉...눈에 물들어갔어...귀에 물들어갔어..."
버럭 날카로운 소리를 치며 징징대기 시작하면
머리 감고, 몸 구석구석 닦이고...
10분 남짓한 짧은 목욕 시간동안
딸내미의 까칠한 괴성과 고함이 끊이질 않습니다.
이래저래 불만 많은 딸내미를 어르고 달래며 목욕을 시키는 일은 그야말로 전쟁입니다.

그러던 딸내미 오늘은 왠일로 자발적으로 목욕을 하겠다고 합니다.
"진짜? 왠일이야? 오~~~우리 하랑이 착한데...그래...목욕하자..."
딸내미 맘이 변할까 서둘러 미지근한 물을 받고 목욕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휴가 때 또 하나의 디카를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핸폰으로 찍었더니...사진이 안습입니다. ㅠㅠ>

드디어 욕조에 입수...
1분이나 지났을까요?
엄마를 부르는 딸내미의 소리가 들립니다.

"엄마~~엄마~~~!!!"


"응??? 왜???"

"있지...나 목욕하는데 목 마르다..."

"그래? 그럼 물 줄까??"

"아니...나 목은 마른데 물은 싫고...우유도 싫고..."

"그럼 뭐가 필요한데?"


잠시 생각하는 척 하는 딸내미...

"음...혹시 쭈쭈바 같은 거 있나? 그런게 먹고 싶은데..."


그럼, 그렇지...!!!
왠일로 자발적으로 목욕하겠다고 하나 했습니다.
속내는 따로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쭈쭈바를 꺼내면서 자꾸만 웃음이 나옵니다.
32개월 된 딸내미가 나름 머리도 굴리고, 말도 돌려서 하는 폼이 어이가 없기도 하고
어쭈...제법이네...싶기도 하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