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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촌빨 날리는 딸의 패션감각이 속상해


"시러...안 입어..."

"안 해...나 이거 입을거야...이거 안 입을 거라구..."
"왜? 이게 얼마나 이쁜데?
선생님이 보시면 너무 이뻐서 깜짝 놀라실 걸?"

"나 이거 입고 갈거야..."
"이건 잠옷 이잖아. 창피하게 누가 잠옷 입고 나가...이거 입자.
이쁘게 입으면 엄마가 뭐 줄까? 뽀로로 음료수 줄까??"
"시러...안 먹어..."
"그럼 이거 입을거야...난 이게 이뻐!!"
어디서 꺼내 왔는지 하랑맘이
가장 싫어라 하는 옷을 들고 있습니다.

"그냥 엄마가 고른 옷 입어...이건 나중에 입으라고..."
"엉...엉...나 이 옷 싫어...나 이거 안 입어..."
결국은 퍽....!!!! 엉덩이를 한 대 때려줍니다.
겨우겨우 딸아이를 어르고 달래고 폭력까지 써가며 
옷을 입히고 신발을 신을 차례입니다.

"하랑아, 오늘은 심플하게 이 운동화 신을까?"
"싫어...난 이거 신을거야."
샤랄라 꽃달린 하얀 샌들입니다.
"오늘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이랑 공원에 간데...
하랑이 이거 발 아프다면서.."

"싫어...그래도 이거 신을거야."
"거울 봐봐...안 어울리잖아. 하얀 꽃에 흙 뭍으면
미운 신발 되니까 오늘은 운동화 신자."

"싫다고...이거 신는다고..."
또 짜증내는 하랑이...더 이상 아침부터 아이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하랑맘 일단 신발은 양보합니다.


                                                           <고집스런 하랑맘의 무채색, 주변 맘들은 또 말합니다. 애 색깔있게 좀 입혀라...ㅡㅡ;;>

심플하고 기본 스타일을 좋아라 하는 하랑맘.
핑크색, 레이스,케릭터등등...뭐가 붙어 있거나 그려져 있는 옷을 개인적으로 아주 싫어라 합니다.
덕분에 하랑이의 옷장 대부분의 옷은 심플한 청바지나 후드티, 기본 스타일의 면 티셔츠등이 주류를 이루고
한 두개 있는 치마도 아무 장식 없는 청치마나 흰색 치마..그나마도 치마는 거의 없군요 ㅡㅡ;

어릴 때는 엄마의 취향대로 입혀도 별 불만 없이 잘만 입던 하랑이가

이제 조금씩 멋도 부리고 자신의 취향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부터 외출 할 때마다 전쟁입니다.
집에서야 저 입고 싶은대로 입힌다 쳐도 외출할 때 입겠다고 골라오는 하랑이의 취향은
'왠만해선 양보하겠다'라고 마음 먹은 하랑맘의 다짐을 홀딱 깨 버립니다.

                                                                <케릭터만 보면 눈을 못떼는 하랑이...알면서 '엄마 이게 뭘까?'는 왜 물어보는지...>

저도 여자애라고 어느 새 핑크색을 밝히기 시작하는 하랑이...
(핑크색을 워낙에 안 좋아라 하는 것도 있지만 까무잡잡한 피부의 하랑이는 핑크색이 잘 안 어울리기에 싫습니다.)
샤방샤방한 레이스 옷을 넋을 놓고 보는 가 하면,
최근 TV를 보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케릭터들까지...

하랑맘이 딱 싫어라하는 3박자를 고루 갖춘 취향 입니다. 개인적으로 사 주고 싶지 않았어도
아이가 눈을 떼지 못하니 '그래 집에서 입히지 머.'싶어서
샀지만 도무지 정 안가는 옷 가지들로
나름 코디를 하는 하랑이의 스탈...
촌티 그 자체입니다.

칠렐레 팔렐레 자기 몸 가누기도 힘든 어린 아이에게 입히기도 그렇고
막상 입히고 싶은 스타일이 있어도 아이가 너무 어려 사이즈가 없어서 못 입혔던 옷들...!!!
사이즈 있어도 머리가 없어서 도무지 간지라고는 찾을 수 없었던 옷들...!!!
이젠 사이즈도 맞고 머리도 길었건만 본인이 거부하네요.ㅠㅠ

주변의 선배 맘들은 말합니다.
다 필요 없다고...그저 애가 좋아하고 편안해 하는 옷이 최고라고...
그래도...알면서도 받아주자 하면서도,
딸내미의 화려한 패션감각은 이 엄마의 맘을 못내 속상하게 만듭니다.

나도 이제야 좀 딸 꾸미는 재미 좀 느끼고 싶다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