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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도서관에서 목격한 한숨 나오는 광경


몇 일간 이어진 빗줄기에 바깥 나들이를
도무지 할 수 없었던 하랑이와 하랑맘.

생각끝에 도서관으로 놀러갔습니다.
동생 태어나면 당분관 도서관에 갈 수 없겠기에
하랑맘이 선심 좀 썼습니다. ㅋ

오랜만의 도서관 나들이에 신나게 책도 읽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도서관을 탐색하는 하랑이를 무흣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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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동네마다 도서관이 참 많아졌습니다. 시설도 어찌나 좋은지...!!!>

  "아르마딜로는 온 몸에 갑옷처럼 단단한 껍질로 싸여 있으며..."
열심히 자연관찰 책을 읽어주는 엄마가 있습니다.


아이는 두 돌 쯤 되었을까요?

아르마딜로인지 아르바이트인지 관심도 없는 아이는 여기저기 도서관을 헤집고 다니기에 바쁩니다.
와르르...책들을 쏟아 놓는가 하면 낮은 책상에 올라갔다가 뛰어내리기...책장 사이에서 까꿍 놀이...
점점 커지고 조급해지는 아이 엄마의 목소리 결국엔 짜증이 뭍어나기 시작합니다.


문득 지금 저 아이가 왜 아르마딜로를 알아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 역시도 최근에야 하랑양에게 동화를 읽어주면서
그 사이에 짜투리로 들어가는 조연급으로 등장한 아르마딜로를 아 이런 동물도 있구나... 알게 되었건만...
하랑이도 그냥 아..이런 동물이 나왔구나...정도지 특별한 관심이나 더 많은 지식을 요구하지는 않았기에
그냥 그 동화의 내용이나 읽고 넘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토끼도 아니고 강아지도 아니고 고양이처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도 아닌
아이는 관심도 없고 우리 나라가 주 서식지도 아니라  평생가야 동물원에나 가면 몇 번 볼까 말까한
아르마딜로의 특징을 그토록 열심히 알려주고자 하는 아이 엄마의 모습 그야말로 안습이었습니다.


그 아이에게 당장에 아르마딜로라는 생소한 동물의 특징을 알려주려 애 쓰지말고
차라리 도서관에서는 뛰면 안 되고, 보고 난 책은 정리 정돈을 잘 해주는게 좋으며
책상위에 올라가서는 안 된다...!!!
이런 도서관 예절을 먼저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정 그런 예절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아이라면
도서관 앞 뜰에서 한바탕 신나게 뛰어놀고 가게 하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책은 안 읽어도 정리 하나는 정말 잘 합니다. 이런 건 정말 나 안 닮았어...!!!>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을 방문할 때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할 듯 합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도서관의 역할을 알고 자신이 볼 수 있는 책들을 고르고
차분히 앉아 독서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월령이 될 때까지는
도서관을 찾되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20개월 무렵의 하랑이군요. 최근에는 도서관 가는 것 만으로 힘에 부쳐서 사진 찍을 여력이..>

저 역시 하랑이가 18개월 무렵부터 가끔씩 도서관을 방문하긴 했습니다.

하랑양의 컨디션이 좋은 날은 엄마도 무흣 할 정도로 20권 정도의  기분 좋게 읽을 때도 있고
어떤 날은 책 한 권 제대로 읽었나?
그저 도서관 계단을 올라갔다 내려갔다만 수 십번 반복하다가 올 때도 있었습니다.

도서관 옥상에서 비눗 방울 놀이를 하다가 유리에 방울들이 유리에 달라 붙어 얼룩진다고
쫓아온 경비 아저씨께 혼쭐이 난 경험도 있습니다.
때로는 집에도 있는 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자신의 책이라며 친구들이 보려하면 엉엉~통곡을 하기도 하고...
두 돌이 지난 어느 날 본인 사진이 들어간
도서관 열람 카드를 만들어 주었을때는 의미도 모르고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도서관에서 책 보는 시간보다 여기저기 탐색하고 구경하는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ㅋㅋ>

그렇게 한 번씩 도서관을 방문 할 때마다 도서관과 친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연스럽게 도서관의 책은 여럿이 공유하는 것이며 도서관은 참 즐겁고 재미있는 곳이다라는 인식이 생겨서
지금도 도서관 갈까? 하면 제가 먼저 쪼르르 달려나가 신발을 꿰어 신고는 합니다.

예전에는 도서관 한 번 가려면 커다란 외출이라도 하듯이
옷도 차려입고 가방도 꼼꼼히 싸고...준비 해 갈 것도 많았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제가 살던 서울시 광진구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이
강남구에 있는 도서관이었으니 전철을 타고도 한참을 가야하는 거리였으니깐요.
때문에 도서관을 가까이 하고 싶어도 가까이 하기 어려웠고
거의 고등학교 다 되어서야 그것도 수험 준비 차 주말에 몇 번 이용해 본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주변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거리에 도서관들이 생겨나고 있고
어린이 열람실 또한 얼마나 쾌적한 환경에 다양한 책들을 구비해 놓았는지 모릅니다.
굳이 부모가 비싼 돈을 들여 책을 사 주지 않아도
엄마와 아이가 원하면 언제든 양질의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 되어 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 도서관에 대해 좋은 인식을 심어주고 바른 이용 습관을 들여 주는 것
어린 아이에게 책 한 권 더 읽어주는 것 보다 중요한 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