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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우리집 꼬마 정원사의 첫 분갈이 현장


우리집에 오래 묵은 화초 두 포기가 있습니다.
신랑이 결혼하기 전 부터 책상에 두고 키우던 애들을
고대로 데려왔는데요 
제가 키운 4년 까지 더하면 횟수로 7년은 된 것 같은데 
분갈이를 안 해줘서 크지도  않고
계속 고만합니다.
요 멀대 처럼 길기만 한 선인장과
둥글둥글 잎이 풍성한...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
검색해서 이미지들을 찾아 보았는데 비슷한 애들도 안 보이고...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아시는 분 살짝 귀뜸 좀 ^^;;


손가락 한 번 꾹! 눌러주세요^^



선인장은 원래 한 줄기였는데 물 잘 주고 햇볕에 놓아 주었더니 어느 새 줄기가 두 개로 늘었습니다.
그래도 오른쪽에 있는 화초는 작년에 한 차례 분갈이를 해 줬었습니다.

아주 작고 비실대던 모습이었는데 분갈이 해주기가 무섭게 저리 새끼치고 쳐서 세 포기나 되었네요.


비 오는 주말...따분함에 몸둘바를 모르던 하랑이 아주 신이 났습니다.
파고, 파고, 또 파고...!!!


"안녕? 나는 하랑이야...!!! 심심해서 엄마랑 노는 중이야....!!!"
급기야는 흙과의 대화까지 시도합니다.
그래...니가 분갈이를 뭘 알겠니...그냥 엄마랑 노는 중이겠지 ㅡㅡ;;
기분이 좋아서 유난히도 쉴 새없이 떠드는 하랑양...좀 시끄럽지만 그래도 참을만은 합니다.

"근데...엄마...이건 왜 조물조물 안 돼요? 이건 흙 아니에요?"
아마도 흙인데 왜 찱흙처럼 뭉쳐지지 않느냐고 묻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놀이터에도 모래가 없다보니 이렇게 손가락 사이로 흘러버리는
흙을 만지는 일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참 신기해 합니다.



엄마의 바쁜 손 놀림과 하랑이의 약간의 도움(?) 덕분에 분갈이는 거의 끝나 갑니다.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하랑이...뭐 하고 있을까요???????>

하랑양...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바로 돌 씻기...물놀이라고 생각하는지 마냥 열심히 씻고 있습니다. ㅋㅋㅋ>

분갈이 하는 것 만큼이나 보기 좋게 꾸미는 것을 좋아라 하는 하랑맘...!!!
화초에 깔아 줄 디피용 하얀 돌맹이 닦는 정도는 하랑이의 몫 입니다. ㅋㅋ
다른 화초에 깔았던 돌맹이들을 
 재활용 하는 것이라 많이 꼬질꼬질 했는데 하랑이의 손길이 닿으니 제법 하얀 자태를 드러내는군요.

우리 딸...짱~!!!!

                                                                     <드디어 분갈이 완성...몰려 있는 것 보다 나란히 놓는게 좋아보이죠?>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딸내미와 제가 열심히 분갈이 해 준 보람도 없이
왼쪽의 선인장은 이틀 후에 운명을 하셨다는 것이지요.

분갈이 하는 중에 화분 씻고 정리하고 하느라 물을 너무 많이 준 것이 원인 이었는지
줄기에 온통 물이 차 올랐더라구요.
사진 찍을 때 저리 힘 없이 자꾸 한 쪽으로 기울어 버릴 때 알아봤습니다. ㅡㅡ;;

우쨌든 딸내미의 고사리 손까지 빌려서 남편이 총각때부터 고이 키워온 화초들 분갈이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죽은 선인장의 몫까지 남은 화초를 더 사랑해 주겠습니다. ㅡㅡ;;;

생각 해 보니 오늘쯤 화초들에게 물을 주어야겠네요.
어린이집에 간 우리집 꼬마 정원사가 오면 한바탕 물난리를 벌어지겠군요. ㅋㅋ
화초들 물 주는 날은 우리 딸 물놀이 하는 날 이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