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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어린이집에 방치 된 아이들이 받는 충격적인 대우


저희 친정 언니는 참 욕심이 많고 부지런합니다.
7살, 3살 아직 어린 두 아이를 둔 엄마가 항상 무언가를 배웁니다.
이번 도전은 '보육 교사 자격증' 입니다.
아침 일찍 아이들을 어린이 집에 보내고
부랴부랴 교육 받고, 공부하고, 과제 제출하고, 시험 보고...

어느덧 대부분의 교육 과정을 마치고
드디어 한 달간 어린이집에 실습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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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리고 오늘 이틀째 어린이집 실습을 나갔군요.
항상 주변일에 궁금한게 많아 먹고싶은 것도 많은 하랑맘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뭐...대부분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좋은 어린이집이 많겠지만 여긴 좀 아닌 듯 했습니다.
언니와 나눈 대화들을 여과없이 그대로 옮겨보면...!!!

"실습 잘 갔다 왔어? 뭐 해?"
"응...어린이집 갔다 온 거 활동일지 쓰고 있어.
근데 아이들과 선생님의 대화가 너무 없어서 지어쓰고 있는 중이야.
오랜만에 작문 하려니 힘들다 야..."
"왜 대화가 없어? 애들이 하루 종일 있을텐데?
아침마다 아이들이 나와서 발표하는 내용들만 써도 한 페이지 다 쓰겠구먼..."

소싯적 놀이학교에 근무하던 시절을 떠 올리며 아는 척을 하는데...

"아...맞다...그러고 보니 여기는 발표 시간 조차도 없더라...
그냥 '선생님 이거 안 되요, 저거 주세요.' 이런 정도가 애들이 하는 말의 전부던데...
난 그냥 화장실 청소, 창틀 먼지 닦고...방 청소...청소만 하다가 왔어..."
"심하네...요즘에도 애들 그렇게 방치하는 곳이 있나?"
"야...그 정도가 아니야. 어제 날씨 그렇게 추운데도 아이들 보일러도 안 틀어주더라.
발이 시릴 정도인데 얇은 이불 하나 깔아주고 그 위에서 낮잠 재우던데 뭐..."
"헉...근데 애들이 집에 가서 말 안하나? 아무리 가정 어린이집이라도 큰 아이들도 있을 거 아냐..."
"그러니까 말이야. 5,6 살 아이들도 있던데 말 안하나봐."
"엄마들이 다 직장다니고 그래서 신경 못 쓰고 그런거 아냐?"
"그런 것 같아...24시간 맞겨두는 아이들도 몇 명 있더라고, 주말에만 집에 간데..."

"난 선생님이 애 머리를 쥐어박는 거 보고 진짜 깜짝 놀랐다...

우리 애들도 어린이집에서 저렇게 맞는거 아닌가 싶어서 걱정도 되고..."

"글쎄...내 알기론 우리 아이들은 맞았으면 어린이집 안 간다고 난리치지 않을까?
적어도 이르기라도 할 걸...!!! 그나저나 애들이 집에와서 아무 말도 안하면 까맣게 모르고 있겠네."

"더 웃긴건 내가 간 지 이틀 되었는데 이틀동안 아침 간식은 누룽지에 저녁은 수재비를 먹이는데
그 누룽지가 정말 재가 둥둥 떠다니는 탄 밥으로 만든 거고 흔한 단무지 하나 같이 주지 않더라.
수재비는 어떻고, 그냥 물에 밀가루 반죽만 넣어서 끓인건데 감자, 당근, 양파 같은 야채는 찾아 볼 수가 없어."

좀 황당한 이야기이긴 했어도 워낙에 비싼 요즘의 야채 값을 생각하고 백 번 양보하여 다시 물었지요.

                                                                                 <언니가 지금말한 그 '수제비' '물수제비'는 아니겠지?>

"그냥 언니가 본 이틀만 공교롭게 그런 간식이 나갔나부지.

이틀 연속으로 그렇게 나가는게 좀 황당하긴 하지만
식단 보면 그렇게 쓰여있는거 아냐?"
"아니..가정에 보낸 식단 보면 그렇지 않더라...
실제로 먹이는건 거의 탄 밥 누룽지랑 물만 넣고 끓인 멀건 수재비고..."

70~80년 대도 아니고 2010년도에 죽도 아닌 탄 밥 누룽지에 멀건 수재비...황당하긴 합니다.

"에고...이러니 내가 울 짱하랑한테 매일 뭐 먹었는지 확인해 보는 수밖에 없고
오늘 뭐 했는지, 별 일 없었는지 물어 볼 수 밖에 없다니깐...ㅡㅡ;;
애들한테 어떻게 탄 걸 먹이냐...그리고 제대로 끓인 것도 아닌 밀가루 수재비?
밀가루 한 봉지로 3~4일은 먹이겠네.
물만 넣고 끓이면 아이들 몽땅 먹이는 하루 간식비 천 원~이 천원이면 되겠네...허허"

점심 식단도 좀 물어볼 걸...깜빡하고 그걸 안 물어보고 끊었네요.
TV에서 나올 법 한 악덕 어린이집이 실제로도 존재 하는군요.
주눅들어 말이 없는 아이들, 부모도 절대로 손 대지 않는 아이의 머리에 손찌검 하는 교사들
부실한 먹거리, 찬 바람 불어오는 계절에 냉기가 솔솔 올라오는 바닥에
모포 하나 주고 재우는 그런 어린이집이요.

대부분 경황없고 여유없는 바쁜 엄마들을 둔 아이들은 이런 상황들을 이를 수도 없이 방치되어 있겠구요.

그저 실습생에 불과한 저희 언니는 그런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바꿔줄 수도 해 줄 수 있는 것도 없어서 참 안타까웠다고 말했습니다.
또 우리 아이들도 저런 대접 받을까 걱정이라 했습니다.
당연히 저 역시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아이들을 둔 부모들이라면 다들 안타깝고 걱정스럽지만
그렇다고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는게 속상하시지 않을까요?



궁금합니다.

그 어린이집을 운영하시는 원장님은 자식이 있으신지...
그렇다면 그 자식은 어떻게 키우시는지...
어린이집을 운영하시는 가장 큰 목표는 돈이신가 보네요.
하지만 꼭 그렇게까지 운영하셔야 남는 게 있으신건지...
제가 운영자 입장이 되어 본 것은 아니지만
알기로는 아이들마다 내는 원비에, 정부 지원금도 적지 않고
또 매일 아이 머릿수당 얼마씩으로 계산 된 간식비까지 지원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 간식비 만이라도 아이들에게 돌려 주신다면 그런 간식 따위...
절대로 나올 수 없으리라 생각이 드는데...
요즘 같이 깨인 세상에 본인 자식들 머리도 그렇게 쥐어 박으며 키우셨는지...


적어도...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시는 일을 하신다면
경영자이기 이전에 교육자로써의 자세가 먼저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