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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솔직한 사용기

사도세자의 고백


                                                                                                  사도세자의 묘 융릉

지은이: 이덕영
펴낸곳: 휴머니스트
펴낸날: 2007.7.25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사도세자는 괴팍하고 겁이 많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환자였다.
 젊은 나이에 시아버지인 영조에 의해 남편인 사도세자를 잃고 청상과부가 된 혜경궁 홍씨의 한많은 궁중 세월들을 피토하는 심정으로 써 내려간 한중록의 내용에대한 진실에대해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그러던 차에 최근 정조의 일대기를 그렸던  MBC 드라마  이산에서 잠시 비춰진 사도세자의 모습은 내가 알던 사도세자의 모습과 달랐고 영조 대왕역시도 그렇게까지 아들을 미워하거나 경외시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이 극단적이었던 결정을 후회하는 모습까지 보여졌다.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공중파를 통해 전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사도세자는 왜 아버지인 영조에게 그렇게 까지 죽임을 당해야 했을까...
이 책에서는 그 이유를 당시 사회적으로 팽배해 있던 당쟁 즉 영조가 지지했던 노론과 사도세자가 지지했던 소론의 당파 싸움...당시 기득권을 장악하고 있던 노론들의 정치적인 음모에 의한 희생자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혜경궁 홍씨는 자신의 남편의 죽음을 왜곡했을까?
그건 당시 노론의 핵심 인물중의 한명인 혜경궁의 아버지 홍봉한을 비롯한 홍씨 일가가 사도세자의 죽음에 앞장 섰기 때문이다.
이에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정조가 즉위시에 따를 홍씨 일가에 대한 보복에 대한 예방 차원에서나 역사에 기록될 그들의 행태에 대한 변명을 위해서도 사도세자의 죽음은 그 당사자의 정신 병력과 영조의 컴플렉스에 의해 일어난 참극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

영조대왕은 왜 자신의 아들을 죽여야만 했을까?
이 책에서 그려진 영조대왕은 훌륭한 성군인 반면 자신이 왕위에 오를 당시 경종에 대한 독살설과 무수리 출신의 어머니의 미천한 신분에 대한 컴플렉스를 평생 가지고 산 인물이었다. 때문에 자신이 오른 왕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입증하는데 평생을 다 보냈고 탕평책을 통하여 당쟁을 저지하고 화합을 꾀하긴 하였으나 기본적으로는 자신을 왕으로 만들어준 노론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는 없었다.
대비와 중전 또한 노론이었고, 영조가 얻은 첩도 노론이었고 심지어는 며느리인 혜경궁 홍씨조차 노론이었으며 주요 관직에 있는 신하들까지도 대부분이 노론이 그야말로 노론이 지배하는  노론들의 세상이었다.
이들은 수시로 부자간의 이간질을 자행했고 수많은 음모를 꾸며 사도세자를 함정에 빠뜨렸고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 책안에서의 사도세자는 매우 총명하고 아버지를 공격했으며 백성을 사랑하는 훌륭한 군주가 될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
영조 대왕은 본인의 컴플렉스에 관련된 일만  아니라면 안으로는 가정을 사랑하고 자식 사랑 또한 크나큰 아버지였으며 밖으로는 지극히 백성을 생각하고 측은지심을 지닌 어진 임금이었다.
그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부자의 갈라 놓은 것은 당쟁이었고 사도 세자는 당파 싸움의 피해자요 희생양이었다.

국민들은 기상이변과 경제난에 허덕이는데 그들의 녹을 먹고 사는 높은 사람들이 하는 일은 책상앞에 앉아 서로를 헐 뜯고 비난하고 오로지 자신의 당의 이익을 위해서만 본인들의 열과 성의를 다하는 이런 풍경을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되고 국민들은 고혈에 시달리는데 이미 다른곳에 정신이 팔린 사람들은 후세들이 내릴 역사의 심판 따위는 두렵지도 않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진실을 왜곡하려 했던 당시의 노론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40년 후에 후손들의 노력에 의해 역사는 다시 쓰여지고 기억 되고있음을 진실은 언젠가는 꼭 밝혀진다는 것을 이 시대의 정치인들도 깨닭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