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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내 아이에게 꼭 물려주고 싶은 위대한 유산




백지상태의 아이가 세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데 있어서
직접적인 경험이 중요한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자연과 소통하고,접하고
누군가를를 만나고 헤어지고, 만지고, 느끼고, 가끔은 깨지기도
하면서 세상을 알아 가게 되겠지요.

하지만 직접적인 경험만으로 세상을 알아간다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어른이 된 저 조차도 제가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학습을 했던 것들...
나름 무수히 많은 날들을 살았다 생각하고
또 살면서 많은 것들을 체득했다 생각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다 합쳐봤자 
이 세상의 크기와 다양함에 비하면 극히 일부분일 뿐이니까요.
이런 한계를 감안할때 다른 세계를 배울 수 있는 끈을 이어 줄 독서의 세계 알려 준다는 건
내가 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커다란 선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직접 데려가서 경험시켜 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책을 통하여 수천 년 전 문명의 발자취를 찾고,
내가 가보지 못한 지구촌 곳곳을 여행 할 수도 있고,
내가 앞으로 살아갈 이상향을 발견 할 수도 있겠지요.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내 아이도 함께 꿈꾸고 배우고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겠지요.


머리가 복잡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책 속에 파 묻혀 잠시 생각을 쉬어 갈 수도 있고
그러다 가끔  운이 좋은 날은
책 속의 한 구절 속에서 새롭게 살아갈 힘을 찾기도 합니다.


춥고 눈 내리는  겨울 날 따뜻한 방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 감자 따위를 까먹으며
책장을 넘길 때 젖어드는 가슴 뻐근한 행복감.
분위기 있는 까페에서 맛있는 차 한 잔과 함께 곁들이는 책 한 권의 여유로움.
청소하다 우연히 발견한 책 한권에 그 자리에 네 시간동안 쭈그리고 앉아 다리가 저린 줄도 모른 채
정신없이 읽어 내려가는 재미.

저는 그저 우리 아이에게 제가 느꼈던 그 작고 소소한 행복들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읽으며 많은 위안과 재미를 느끼는 책들을 물려 받을 제 아이들...
 지금 제가 읽고 있는 그 책들을 아이들이 볼 때쯤엔 많이도 낡아 버리겠지요.
세월의 흔적이 풀풀 느껴지는 그 낡은 책들을 펼쳐보며 우리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지금은 한 두 줄의 간단한 내용의 동화를 읽지만 언젠가는 저와 함께 같은 책을 읽으며 함께 공감하고
서로의 생각들을 토론 할 수 있는 날도 오겠지요. 
우리 아이들과 같은 책을 읽고 생각을 공유하며 소통할 날이 올 거라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 입니다. ^^

언젠가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작은 엄마의 품 대신
더 넒고 큰 세상의 품으로 보내줘야 할 때 
엄마,아빠가 못 다 알려주는 세상속의 진실들은 책을 통하여 배우게 되겠지요.

사람의 미래야 알 수 없겠지만 지금 상황으로 미루어 보아
제가 아이들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 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 언제까지나 영원히 아이들 곁을 지켜줄 수도 없을 것 입니다.

단지 제가 물려 줄 수 있는건 어릴적부터 쌓아 온 독서라는 작은 습관,
자신에게 필요한 좋은 책을 고를 수 있는 혜안정도 일것입니다.

누군가는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이것이야 말로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가장 큰 유산이 아닌 가 싶습니다.
 제가 오늘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이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