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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엄마를 뜨끔하게 만든 딸의 재치있는 훈계





우리 하랑이는 뽀로로를 참 좋아합니다.
오늘도 뽀로로를 시청하는 하랑양 반쯤 넋이 나갔습니다.


"하랑아...엄마 한 번만 봐줘..."
엄마의 주문에 눈은 계속 뽀로로에 꽂힌 채 눈만 크게 뜹니다.
그래...눈 크게 뜨는 정도의 성의라도 보이는게 어디냐. ㅡㅡ;;


자꾸만 TV 가까이 다가가는 하랑양이 신경쓰여 계속 뒤로 와서 보라고 잔소리를 했습니다.
여기저기, 안절부절....왔다갔다하며 보는 하랑양...
엄마의 목소리는 잘 안들리나 봅니다.

"뒤로 오라고, 안 그러면 뽀로로 끈다."
결국 하랑맘은 버럭 했습니다.



뒤로 와서 앉아서 보던 하랑양...
어찌 저리 집중도 잘 할까요...ㅡㅡ;;
이런 집중은 안해도 되는뎅...!!!


한참 뽀로로를 보던 하랑이가 갑자기 쪼르르 달려옵니다.

"엄마...있잖아요. 페티는 야옹이가 잘못해도 화를 안내요."
"응..그래? 패티 착하네..."
"그렇죠? 패티 착하지요? 야옹이가 물 업지르고 그림 망쳐도 웃었어요."
"그래...기분 나빴을텐데 패티는 잘 참나보다..."
"근데...우리 엄마는 하랑이한테 화내요. 하랑이는 잘못하면 혼나거든요.
야옹이는 참 좋겠어요."


켁...ㅡㅡ;;;
딸내미가 은근히 엄마를 비난하는군요...
갑자기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웃으면서 꼭 안아주었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엄마는 왜 나한테 맨날 화만내?" 라고 대들었으면 기분 나빴을텐데
은근히 돌려 말하는 딸내미의 재치있는 훈계에 오히려 반성하게 되더군요.

언제 이렇게 컸을까요.


옆에 누워있는 한결이의 표정이 말하는 듯 합니다.
"맞아요 엄마...좀 너그러워지세요..."

그러게요...뽀로로에 나오는 패티처럼 저도 아이들이 잘못을 하더라도 좀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