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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솔직한 사용기

엄마를 부탁해

 ⓒ : flickr

리진 이후 정말 오랜만에 신경숙 소설을 읽었다...
읽는 내내 잔잔한 감동과 울컥울컥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읽고 난 후에는 하루종일 계속 되던 여운...
감동을 억지로 자아내려고 화려한 미사어구를 갖다 붙이는 소설이 아닌
신경숙 특유의 담담하고 건조한 어투로 한사람의 시각이 아닌 딸에서 아들 남편 엄마로 화자가 바뀌어 가면서도 산만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감동을 주는 소설이었다...

지금도 이 책의 표지만 봐도 읽을때의 감동이 전해진다...
평생 자식과 남편을 위해 헌신하고 자신의 모든것을 다 바쳐 살아오신 엄마...
엄마가 실종되기 전까지는 그저 그런 모든 희생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가족...

엄마이기 이전에  나와 같은 청춘이 있었고 또 꿈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고 그분의 인생이 있을진데
우리에게는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로만 존재하던 당신의 감정과 아픔은 가족들 누구도 보듬어 주지 못했다...

가장 소중하지만 평소에는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엄마...
따뜻한 말 한마디가 쑥쓰러워 퉁명스럽게 쏘아 붙이게 되고...
잘 살 때는 잊고 살다가도 어려울때 찾아가면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시는 엄마...
언제든 기분 내키는 대로 짜증내고 각종 독설을 쏟아부어도 다 받아주시는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존재의 엄마...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줄 알았는데 돌연히 사라진 엄마의 부재는 가족들을 공항상태로 빠뜨린다...


하지만 그래도 시간은 가고 일상은 계속 되고 배가 고프면 밥을 먹는다...
단지 엄마에 대한 죄책감과 그분에대한 그리움 그리고 새삼스레 당신을 사랑했음을 깨닭게 되었지만 너무 늦었다...
세상을 떠나며 가족들을 돌아보고 소중했던 사람들을 돌아보는 엄마...
그 와중에도 떠나가는 당신의 서글픔보다 남겨질 사람들에대한 엄마스러운걱정과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