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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세 살 딸내미가 사과 한 쪽에 감동받은 이유는?



어린이집에 가기 전 아침마다 늘 EBS를 애청하는 하랑양...

오늘도 사과를 먹으며 EBS를 보는데 마침 아이들 장난감 광고가 나왔습니다.
문득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음이 생각 난 하랑맘...

"하랑아...착한 일을 많이 하면 크리스마스때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가져다 주실거야.
지금부터 착한 일 많이 하면서 산타할아버지한테 어떤 선물 받고 싶은지 생각해놔 봐..."


"그래? 그럼...나 그때 놀이터에서 재은이 언니가 타던 그거 선물로 달라고 해야겠다..."

"아..씽씽카? 하랑이 씽씽카 받고 싶어?"
"응 나 그거 너무너무 갖고 싶었어..."


그런데 또 마침 TV 에서 여자아이들이 좋아 할 만한 소꿉놀이 광고가 나왔습니다.

"엄마...나 저것도 받고 싶은데..."
"그래? 꼭 받고 싶은 것 한 가지만 생각해야지...너무 많은 걸 욕심부려도 산타 할아버지는 선물 안 주실걸..."
"그게 아니고...산타 할아버지 말고 엄마가 사주라고."

켁...좀 당황스럽습니다.

벌써 세상에 산타가 없다는 것을 아는 것 일까요?

"아니야...원래 크리스마스 선물은 엄마가 아니라 산타 할아버지한테 받아야 하는거야."
"아...아니...싫어...난 산타 할아버지는 무서워...그냥 난 선물 안 줘도 되니깐 오지 말라고해...."
ㅎㅎ 다행입니다. 산타를 못 믿는 것 아니군요.


산타 할아버지를 못 오게 하라던 하랑양...
갑자기 아쉬움이 남나봅니다.
"엄마...근데...산타 할아버지 못 오게 하면 하랑이 선물 못 받아요?"
"그렇지...산타 할아버지가 안 오시면 선물을 받을 수가 없겠지?"
"그럼...엄마가 사 줘요. 산타 할아버지는 오지 말라하고...그냥 엄마가 사주면 되잖아요."

갑자기 이렇다 할 대답이 떠오르지 않아 궁색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응...그런데 엄마는 돈이 없어서 선물 못 사줄 것 같은데..."
"왜 엄마는 돈이 없어요?"
 라고 묻더니 자기가 먹던 사과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이 사과 엄마가 산 거 아니에요?"
"응...맞아...엄마가 산거..."
"돈도 없다면서..."
"돈이 없어도 하랑이가 잘 먹는데 사줘야지..."
"와...우리 엄마 최고...엄마 돈도 없는데 사과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불쑥 인사를 합니다. ㅋㅋ


그나저나 괜히 돈 없다는 핑계를 댔나 봅니다.
진짜 생각나는 대로 나온 말 한마디에ㅡㅡ;;
양말을 신으면서도, 옷을 입으면서도, 모자를 쓰면서도...계속 묻네요.
이건 누가 샀냐고...
돈도 없는데 어떻게 사줬냐고...ㅡㅡ;
사 주셔서 감사하다고...

암튼 우리딸은 산타 할아버지 못 오게 하라는데 크리스마스 선물은 어떻게 전해주어야 할까요?
전 세계의 어린이들이 기다리는 산타 할아버지...
우리 딸은 마다합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