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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정말 기발한 그녀만의 리모콘 사용법



지난 번에 딸내미의 눈물겨운 전등 스위치와의 사투에 대한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그 날 많이 힘들었는지 한동안은 불을 끌때면 엄마나 아빠의 도움을 청했었지요.
정...도와 줄 사람이 없으면 발판이라도 가져다 끄더군요.



불끄는 일에 어찌나 집착을 하는지 불은 꼭 자기가 끄려는 딸의 욕심에 따라
대부분 집안의 불 끄는 일은 하랑이가 합니다.

언제나 처럼 하랑이에게 불끄라고 말했지요.
"하랑아...이제 잘 시간이다...불꺼야지..."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난듯...두 손을 짝~마주치며 하는 하랑이.
"엄마...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요."
그림책을 좋아하는 하랑이는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런 스타일의 책속의 케릭터들이 할 만한 대사와 행동을 하곤 하는데요...

오늘도 무슨 아이디어가 떠올랐나 봅니다.


딸이 손에 들고 있는 건 바로 TV 리모콘 입니다.
정말 기발하지 않습니까?
비록 좀 까다로운 조작 능력과 힘을 필요로 하긴 하지만...
그래도 까치발은 들지 않아도 됩니다. ㅋㅋㅋ


하지만 안방의 전등 스위치가 평변적인 탓에 생각 만큼 쉽게 꺼지지는 않습니다.
잠시 또 생각에 빠진 딸내미...
눈도 풀리고 볼까지 빨개졌습니다.
사진속에는 시간이 안 보이지만 우리 딸 꾀 오래 씨름을 했거든요. ㅋㅋㅋ


솜씨 없는 목수가 연장탓을 한다더니...
우리 하랑이도 본인이 불을 못 끄는 탓을 검정 리모콘에 돌렸나 봅니다.
이번에는 좀 더 제 손에 잘 맞는 흰색 리모콘으로 바꿨습니다.
오...리모콘의 끝이 버튼에 거의 정확하게 맞는데요...
성공이 눈 앞에 보입니다. ㅋㅋㅋ


드디어 불이 꺼졌습니다.
이제야 좀 얼굴에 웃음이 퍼졌네요.
암튼 저도 만족스러운지 만세까지 부르네요...



이젠 부엌불도 발판없이 잘 끕니다.
평면적이고 작은 모양의 안방 스위치에 비하면 부엌 스위치를 조작하는 건 식은 죽 먹기입니다.


탁탁~~오...딱 두 번만에 불끄기 성공입니다.

문득 예전에 국사시간에 배웠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부터 시작된 인류의 역사를 배우면서
"인간의 생각하는 동물이다, 인간의 도구의 동물이다...."

 뭐 이런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들을 외웠던 기억이요.

정말...우리 하랑이 보면서 새삼 실감했습니다.
아...진짜 인간은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생각해서 도구를 사용하는구나...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도 맞구요, 도구의 동물도 맞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