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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아이들에게 우유를 절대 먹이지 않는 엄마?



제가 아는 언니 중 지독한 채식 주의자 가 있습니다.

절실한 기독교 신자인 것을 보면 종교 때문도 아니고...
제 친구인 그 언니의 동생은 고기라면 없어서 못 먹는 것을 보면 집안의 문제도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 언니는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아니 고기뿐 아니라 생선,달걀, 우유 심지어는 멸치도 먹지 않습니다.
보통 채식 주의자들도 달걀이나 우유, 멸치 정도는 먹는 것으로 아는데 그 언니는 먹지 않습니다.


결혼 후 미국으로 시집을 간 그 언니...
친정살이를 하는 친구집에 놀러갔던 날 마침 한국 친정에 다니러 온 언니를 만났습니다.
어느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더군요.

우리 5살 된 딸과 2살 된 아들...참 귀엽고 이쁜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이 치고는 좀 작고 마른 체형이더라구요.
이유는 곧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언니는 본인의 채식주의를 아이들에게도 강요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오전 11시 쯤 도착해서 8시쯤 그 친구의 집에서 나왔으니 두끼를 얻어먹고 왔는데... 
"아...애들한테 왜 이런거 먹여...내가 먹이지 말라고 했잖아."
"크는 애들한테 단백질이랑 칼슘이 얼마나 부족한데...
이년아 너는 안먹어도 애들은 먹여야 할 것 아냐?"

"싫다고...내 애들은 내가 알아서 키울거니까 상관말라고..
단백질과 칼슘은 콩이나 채소에서 얻어도 되거든..."

상에 올라온 불고기 때문에 끼니 때마다 그 언니와 친정 엄마 사이의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또래에 비해 마르고 작은 손주들이 안타까운 친구의 친정 어머니는
언니의 눈을 피해 슬쩍슬쩍 우유를 주고 아이들은 말 그대로 허겁지겁 정신없이 먹더라구요.
실제로 우리 하랑이가 그리 큰 편도 아니고 오히려 또래보다 약간 작은 듯한 키인데
5살 된 그 언니의 딸과
키가 비슷하더군요.
암튼 전 우리딸이 우유를 잘 먹지 않아 걱정인데 그 언니는 누가 먹일까봐 걱정인가 봅니다.



워낙에 어릴적부터 보아왔던지라 그 언니의 유별난 점이 많았던 성격은 알겠는데...
그래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골고루 먹여야 하지 않나 싶은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고기가 정 싫으면 우유나 달걀, 치즈,멸치 정도는 먹이라고 말 해주고 싶었는데...
솔직히 옛날부터 그 친구네 언니는 정말 무서웠거든요.

참..독특하지요?
암튼 몇 일이 지났는데도 자꾸만 그 아이들이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오지랍 넓게 걱정도 됩니다.
본인 자식 본인이 알아서 잘 키우겠지만...
그래도 공연히 신경이 쓰이네요.
정말로 육식은 전혀 하지 않고도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유, 멸치,달걀들도 정녕 육식에 해당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