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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어린이집 다니면서 대,소변을 못 가리게 된 이유


오랜만에 남편의 친구들이 놀러 왔습니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만나던 친구들이었는데 이젠 다들 결혼하고 아이 낳고 정신없이 살다보니
계절마다 한 번씩만 만나게 됩니다.

지난 여름 휴가 이후 처음이니 이번에는 한 3개월 만에 만났나 봅니다.
그런데 친구의 아이가 분명히 지난 여름에 만났을때도 안 차던 기저귀를 차고 있습니다.

"어...언니...00 아직도 기저귀 차요? 이상하다..지난번에는 분명히 기저귀 안찼었는데..."

"그러니깐 기저귀 뗐었잖아...그런데 우리집으로 데러오며 어린이집을 옮겼는데

애가 한 두번 실수 했다고 그 뒤로 맨날 기저귀를 채우는거야...

그러다 보니깐 얘도 쉬마렵다고 안하고 그냥 기저귀에 다시 싸고...ㅡㅡ;;"

"그건 아니죠. 기저귀를 안떼고 갔어도 때 되면 어린이집에서 도와 줄 판에...
기저귀 떼고 간 애를 다시 기저귀 채우는 일이 어디있어요?
아이 월령이 어린 것도 아니고...그런데도 아무 말 안했어요?"

"어떻게 말해...그냥 말 했다가 괜히 선생님들한테 00만 미움 받을까봐...
알아서 해주겠거니 하는데
속상하긴 속상하다야..."



하랑맘이 처음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 했을 20대 초,중반 무렵...
아이들이 옷에 실례를 하면 참 난감하긴 했습니다.
가끔 큰 볼 일을 실수라도 하면 정말 헛 구역질을 해대가며 옷을 벗기고 뒷처리를 해줘야 했지요.
그런데 진짜 아이가 대변을 옷에 싸는 일은 일 년에 몇 번 손에 꼽힐 만큼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또한 그렇게 가끔 실수 하더라도 좋게 선생님한테 미리 말해...라고 이야기 해주고
그래도 아이가 말을 안 하고 자꾸 실수를 하면  
선생님이 조금 신경써서 시간 맞추어 화장실에 데려가는 버릇을 들이면 크게 문제가 되는 일 아닙니다.

물론 아이를 직접 낳아 키워 본 일이 없는 처녀 선생님이 대,소변 뒷 치닥거리 하는거
여간 성가시고 비위 상하는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저도 일해봐서 알고 후배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아서 알지만 말입니다.

그걸 알기에 하랑이가 간혹 어린이집에서 실례를 하고 오면 몇 번이나 선생님께 죄송하다, 감사하다...말을 하곤 했었습니다.
그럴때면 선생님은 "아니에요, 어머니...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지요. 하랑이 스트레스 받으니 뭐라 하지 마세요."
오히려 아이를 더 걱정했더란 말입니다.
당연히 이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잘 가리는 아이도 무언가에 집중하다가 화장실에 갈 타이밍을 놓치면 실례를 하기도 하구요
예민한 아이들 같은 경우에 대변을 아무 곳 에서나 못 보고 참다참다 실례를 하는 경우도 있구요,
간혹 조숙한 아이들은 선생님 앞에서 대변을 보기 민망해 참다가 실수를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다양한 이유로 실수를 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 그 실수가 잦아질 수도 있다는 것 이지요.


아이가 조금 미숙해서 대,소변을 실수 하더라도 아이가 상처 받지 않도록 배려해가며
그 원인을 찾아 해소해주도록 해야지...어찌 다 떼고 간 기저귀를 다시 채우는지 정말 이해가 가질 않더군요.
적어도 유아교육을 전공하셨다면 배변 훈련이라는 것이 얼마나 예민한 것 이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이 아이의 잠재 의식속에 남아
일생일대의 성격을 좌우 할 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것 잘 알텐데 말이지요.

친구의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담임 선생님께서 귀찮아 독단적으로 기저귀를 다시 채우신 건지...
뭐...그 원의 사정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아이가 배변을 함에 있어서 실수가 잦다면 일단 아이를 행동 패턴등을 조금 더 관찰 해보고
시간 맞추어 화장실도 데려가서 원활한 배변 활동을 적응 할 수 있게 해 줘야죠.
더군다다 원을 옮기고 새로운 곳에 적응 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낯선 환경에 스트레스 받고 불안하면
잘 가리던 배변이라도 몇 번의 실수가 있을 수도 있는 건데 말입니다.



제가 이런 글을 올리면 또 많은 원의 선생님들과 원장님들께서 화를 내시려나요?
글을 잘 읽어보시면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라고 쓴 내용 잘 아실 겁니다.

진짜 어린이집 교사 자격증을 줄 때 인성부터 보고 자격증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정한 교육 과정만 거치면 원을 차릴 수 있는 자격증을 주는 제도를 바꾸어 원장의 자질부터 검사 해 보고
그 자격을 내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멀쩡하게 기저귀 떼고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다시 기저귀를 채우는 어린이집이 못마땅 하면서도
내 아이한테 불이익이 올까...걱정되어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엄마들의 심정을 생각해서라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