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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7살 아이에게 구제역을 어떻게 설명할까?

오랜만에 떠난 가족 여행길.
이모 할아버지가 운전하시는 차 안에서 하랑이, 사촌오빠 영건이
그리고 14살 수현이 이모까지...모두 신이났습니다.
각종 게임을 하다가 드디어 '역(驛)' 이름 대기 게임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하랑이는 엄마편, 영건이 오빠는 수현이 이모편이 되었습니다.
비록 하랑이가 영건이 오빠보다 4살이나 어리긴 하지만 어찌 14살 짜리 수현이 이모가
하랑맘의 상대가 되겠습니까?
두 배보다 더 많이 오래 살고 다녀 본 것도 훨씬 많은 것을요.

전국 각지의 지명이란 지명은 다 나오는 수현이 이모 VS 연륜있게 '종로1가~6가역'까지 대 주는 하랑맘
당연히 상대가 되기엔 아직 이모와 오빠는 역부족 입니다.



그러다..갑자기 내뱉은 영건이의 필살 한마디...
"구제역"
컥...순간 차 안에 있던 어른들은 모두 빵~터졌습니다.

물론 재치 있기는 하지만 구제역을 역 이름쯤으로 철썩같이 알고 있는
7살 아이에게 이걸 어찌 설명할까요?



"영건아...구제역은 역 이름이 아니라 요즘 우리나라의 소들에게 돌고있는 병 이름이야."
조카는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마침 차는 방역하는 기계를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이것 봐...혹시 차에 병균이 묻어서 이 동네에 있는 소들에게 옮을까 봐 소독도 하잖아."
"그럼 차에다 이런 하얀 물뿌리면 소들이 병이 안걸려요?"



그러게요.
차에다 이렇게 소독약을 뿌려서 소들이 병에 안 걸릴 수 있다면 백번이라도 끼얹어 줄 수 있겠습니다.
어린 조카에게 '구제역' 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해 주려고 하는데
구제역 하면 떠오르는 그림이란 소들의 눈망울과 무더기로 차가운 땅속에 살처분 되는 모습을
뉴스에서 본게 전부라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곧 잠잠해지겠거니 해보지만, 너무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축산 농가와
가축들이 몸살을 앓고 있네요.
오죽 구제역, 구제역...떠들었으면 7살짜리 아이까지 알고 있을까요.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추운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가축들에게 몸도 마음도 너무 혹독한 겨울이요.
빨리 이 겨울이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따뜻한 봄이 찾아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