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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뻔해도 육아서를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이유


하랑양을 임신해서부터 지금까지 적어도 한 달에 한 권 이상의 육아서를 읽고 있습니다.
전공은 안했지만 처녀적 10수 년 가까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읽고 공부했던 것만으로도
기본적인 육아 지식을 포함 꾀 많은 유아 경험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기도 하구요,

아이를 낳기전에는 책을 읽으며 '그래...결심했어...난 정말 좋은 엄마가 될거야.'
나름 아이들을 케어했던 경험도 있고 책
을 읽으며 교양도 쌓았으니 누구보다 육아에 자신이 있었던 1인이었습니다.


<아이를 직접 키우는 일은 책에서 보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하지만...정말 아이를 키워보면 책 처럼 키우는 일 쉽지 않습니다.
윽박지르는게 안 좋다는 거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욱 해서 버럭~ 해 버리기 일쑤요
사랑스러운 눈빛과 화난 눈빛을 귀신같이 알아챈다는 말은 수십번도 더 보았지만
하루에 열 번 이상은 도끼눈을 뜨고 딸내미를 바라봅니다.
TV 나 DVD 보여주는 거 안 좋다 거 알면서도 엄마의 다른 볼 일을 쉽게 보기 위하여 
잠시나마 아이를 방치해두는 용으로 틀어놓기도 합니다.
'느림의 미학' '느림보 학습법'등등 공감하며 읽어놓구선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이라도 뒤쳐지는 부분이 보이면 
조급해지는 못난 엄마 입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습니다만 저같은 경우에는
아이를 화내지 않고 항상 웃으며 감싸주며 키우는거 정말 불가능합니다.
제가 워낙에 다혈질에 급한 성격이라 그런지는 모르지만 전 정말 그러기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육아서들의 제목들은 다르지만 결국 대부분의 내용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조급해 하지말고, 사랑으로 키워라...!!!' 이런 결론들이지요.


때문에 정말 엄마에게 성녀가 되기를 강요하는 대부분의 육아서들을 읽으며
'에이...어떻게 이렇게 하나...이건 정말 힘들다...'
때로는 아이들을 정말 잘 키운 육아 백단 엄마들의 경험서들을 읽으며
'이 엄마는 하늘이 내셨지...이걸 아무나 하나? 난 절대 못하지...'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항상 비슷한 내용에 어쩌면 누구보다 내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육아서를 놓지 않는 이유는 내 스스로를 다스리기 위해서 입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다시피 저는 유난히도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입니다.
이건 아니다...라는 걸 알면서도 표정과 입에서는 바르르...화를 낼때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자꾸만 재촉하고 저의 생각의 강제로 주입시킬때가 있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걸 알고 배우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바로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육아서를 읽는 것
이지요.

이젠 맘들이 된 친구들과 전화통화를 할 때면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나...책빨 떨어졌어. 다시 히스테릭해지는 걸 보면 육아서 한 권 읽을때가 된 것같아..."

좋은 육아서 한 권을 읽고 나면
한동안 아이를 사랑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책들을 쓰신 분들은 다들 그 분야에서
특출난 재능이나 지식등을 가지신 분들이기에 당연히 배워지는 것도 많고 

아이를 키우는데 중요한 정보들도 많이 얻을 수 있지요.
그건 책의 기본 기능이라 생각되어지기에 굳이 언급하면 입만 아픈거 맞죠? ^^

모든 엄마들이 육아서를 쓰시는 분들처럼 참을성 많고 실천력이 높다면 
세상의 아이들은 모두 행복해지고 똑똑해지고 때로는 영재들도 되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되기엔 전 너무 평범합니다.
그래서 전 제 아이들이 그런 특별한 엄마들의 아이들처럼 특별한 아이가 되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단지...그 책속의 아이들 만큼은 아니더라도 조금은 더 행복해지길 바랄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