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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부시 & 오바마와 친구가 되고픈 아이?




저희 친정에는 '부시' 가 있습니다.
바로 저 녀석이지요.
올해로 7살이 된 부시의 어미는 오랫동안 할아버지의 총애를 받았던 베라입니다.
우수 애견 대회에 나가 수상경력이 화려했던 지 애미를 쏙~ 빼닮은 세퍼트 '부시'
노산이었던 베라는 '부시' 낳고 3일만에 죽었습니다.
4마리를 낳았는데 그때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이가 '부시' 입니다.

친정 부모님은 아직 눈도 못 뜬 '부시'를데려다 손가락으로 찍어 우유를 먹이며 극진히 간호를 하여 살리셨습니다.
이제 살았구나 싶었을때 아버지는 '부시' 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녀석은 오밤이 입니다.
한 3년 전에 동생이 데려다 놓은 코카스페니엘종 입니다.
아버지는 이 녀석에게 '오바마' 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오바마야'라고 이름을 부르기 힘들었던 부모님은 부르기 쉽게 '오밤아' 라고 부릅니다.

    <이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 검색해 올린 말라뮤트 종 사진으로 린턴이는 아닙니다.>

5년 전 대문을 열어놓고 김장을 던 날 가출한 후 종적이 묘연해진...린턴이도 있었습니다.
원래 이름은 '클린턴'이었는데 부르기 귀찮았던 부모님은 '린턴아'라고 부르셨습니다.
말라뮤트 종으로 제가 무지 좋아했는데...집 나갔습니다.
사실 집을 나간건지 대문을 열어 놓아 누가 데려간 건지 모르겠습니다.
상당히 간지나는 멋진 녀석이었는데.

처음 저희집에 인사하러 온 남편도 이 녀석보고 정말 멋지다고 했었습니다.
보고싶네요. 우리'린턴'이...어디서 밥은 먹고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랑이를 낳던 해에 집에 온 '오밤이'우리딸은 참 좋아라 합니다.
하지만 가까이 가지는 못합니다.
좀 방정맞은 성격의 '오밤이'는 좋다고 달려드는데 우리딸은 엉엉...울면서 도망 갑니다.
그래서 딱 이정도의 거리에서 서로 바라만 봅니다.
가까이 가고 싶지만 왠지 두려운...그런 관계입니다. 둘은...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어쩌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부끄러워 바로 눈깔아 주십니다.



가까이 하고 싶지만 더이상 다가갈 수 없기는 '부시'도 마찬가지 입니다.
엄마를 따라 조금씩 가까이 가보기는 하지만 딱 저 정도까지만 갑니다.
더 이상은 못 갑니다.

가까이 할 수는 없지만 딸내미의 '부시''오밤이'의 사랑은 정말 극진합니다.
소싯적 딸내미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바로 세퍼트와 코카스페니엘의 사진이 나온 강아지 책이었습니다.
딸내미는 말을 떼기 시작하던 8개월 무렵부터 그 페이지만 나오면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를 했습니다.

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게 하고 계속 그 페이지만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뿐입니다.
횟수로 4년이요 만으로 3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은 친구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다 돌아서는 딸의 뒷모습...
그리고 그런 딸을 바라보는 우리 '부시' 오늘도 슬픈 안녕을 고합니다.


P.S 강아지들 이름을 들으면 우리 친정아버지가 대단한 감각을 소유하신 분 같지만

실상은 아주 진지하게 녀석들의 이름을 지으셨습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짓고 싶답니다.
공교롭게도 11년 전에 귀농을 하신 후 딱 세 마리의 개를 키우셨고
또 공교롭게도 미국의 대통령이 딱 세 번 바뀌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저 녀석들은 모두 암놈입니다.

숫놈은 없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새끼는 한 번도 낳은 적이 없습니다. ㅡㅡ;;
남자 이름을 붙여 놓아서가 아닐까...
전 조심스레 추측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