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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생각없는 인구 조사원의 무개념 촌철살인

친정에 온 다음 날....초인종이 울립니다.
마침 아이들은 자고 있었고 좀 짜증이 났습니다.

제 나이 또래의  인구조사 실태를 조사를 하러 방문 한 동사무소 직원이었습니다.
문소리에 방금 재운 큰 딸이 깼습니다.

제...또래로 보이는 그 여성 조사원은...
"아...2인이 거주한다고 되어 있는데 가족분들이 많으시네요..."
아주 큰 소리로 씩씩하게 말했습니다.
둘째도 깼습니다.
조금 더 짜증이 났습니다.

"아니요...쟤는 서울 사는 딸인데 명절 전에 왔다가 가려고 다니러 온거에요."
아버지가 대답하십니다.

도시에 사는 저는 인구 조사원이 오면 문 앞에서 대충 체크해서 보내는데
충청도 양반댁들은 그러지 않습니다.
엄마는 그 공무원에게 추운데 고생하신다면서 따뜻한 차도 내오십니다.
대부분의 집들이 그런지 그 공무원도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8년 전 여행에 가셔서 찍으신 부모님의 사진입니다. 지금은 이보다 조금 더 늙으셨습니다.>



그러더니...갑자기...저희 친정 엄마를 보시며
"사모님이 참 젊으시네요. 후처신가봐요."

항상 진지하신 아버지는 언제나처럼 아주 점잖고 진지하게 대답하십니다.
"아니요...이 사람은 처음부터 저와 살았습니다."

수습한다고 한 공무원의 그 뒷 말은 더 가관입니다.
 "아...네...전 아저씨에 비해 사모님이 너무 젊어보이셔서요..."

풉~!!!!
갑자기 웃음이 나와서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들어와서 차 한 잔 하고 가라고 한다고 들어올때부터 알아봤습니다.
애기들 있는 거 뻔히 보면서 눈치 없이 큰 목소리로 말 할 때부터 알아봤습니다.


저 같으면 무지 기분 나빴을텐데 아버지는 그다지 기분 나쁘신것 같지도 않습니다.
아주 진지하게 그 분의 설문조사에 응해주시고
이것저것 쓸데없는 질문에 대답도 해주시고...

엄마랑 저만 방에서 킥킥 댔습니다.


솔직히 엄마가 후처였으면 엄마가 기분 나쁜거고

또 아빠가 늙어 보여서 엄마가 후처로 보였으면 아빠가 기분이 나쁜거구요,
보통은 사연이 보이는 부부를 보더라도 혼자 생각하고 말지 않나요?
지극히 개인적이고 때로는 조심스러운 사생활이니깐요.

아마도 그 조사원은 생각이 뇌를 거치지 않는
생각과 입이 동시에 움직이는 사람이었나 봅니다. ㅡㅡ;;



 
습관적으로 육아에 발행했던 바람에 일상다반사로 재발행합니다.
댓글남겨주신 엘리님,안다님,파르르님,유키님,칼촌댁님,노래바치님, 아르테미스님,
저녁노을님,Boan님,너돌양님 죄송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