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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최악의 선택을 한 딸 때문에 복장터진 엄마


명절 아침...
제사를 지내고, 떡국을 먹고, 가족들끼리 덕담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시간이 지난 후.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
바로...어른들께 새배를 하고 새배돈을 받는 바로 그 시간.


숫기 없는 딸내미는 새배를 할 때부터 쭈뼛쭈뼛 속상하게 합니다.
씩씩하게 넙죽넙죽 절도 하고
애교 있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말을 했으면 좋겠지만...

몸을 비비꼬고 도망을 갈 뿐 도무지 새배를 할 생각을 안합니다.

이때부터 엄마의 마음은 부아가 나기 시작합니다.
"오호호...하랑아...얘가 왜이럴까? 애가 참 숫기가 없어서..."
딸내미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보지만
"아...엄마...아퍼...왜 그래..."
평소에는 그렇게 눈치도 빠르더만 꼭 이런 중요한 순간에 눈치는 까마귀에게 물려 보낸 듯 합니다.

새배를 안했다고 울 하랑이만 쏙 빼고 새배돈을 줄 수는 없지요.
그래서 내년에 하기로 약속을 하고 새배돈을 받으려는데...

할머니는 손녀에게 새로운 미션을 주십니다.
만 원, 천 원, 오만원 권 지폐 세 장을 보여주시며 고르라고 하십니다.
그 순간 하랑맘은 중얼중얼 주문과 텔레파시를 보냈습니다.
복화술로... "하랑아..노란색...노란색..." 라고 분명히 일러 주었습니다.

뚜둥...드디어 우리딸...돈을 잡았습니다.
노란색은 지나쳤습니다.
그래...초록이라도 잡아라...다시 텔레파시를 보내지만...
가장 끝에 있는 하늘색을 덥썩 잡습니다.



"오호호...하랑아...너 진짜 그거 갖고 싶어??? 그게 좋아?"

하랑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는 굴욕을 무릅쓰고 딸내미에게 확인 사살을 날렸습니다.
물론 바꾸라는 강한 메시지를 담은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딸은 자신있게 말 합니다.

"어...엄마...난 이 색깔이 좋은데..."

"호호호...얘가 이렇게 욕심도 없고 아직 돈을 몰라요. 전에는 초록색이 좋다며?"

노란색까지는 차마 말 못하고 그래도 초록이라도 건지고자 대놓고 바꾸길 종용했습니다.
"그랬는데 오늘은 초록색 보다 하늘색이 더 좋아..."
끝까지 천원짜리 고를 줄 알았으면 저런 속보이는 멘트 안 날렸을텐데...

끝...여기까지였습니다.
너무 적게 여겨지셨는지 할머니는 천 원짜리 한 장을 더 쥐어주려 하시지만
새삼스레 착해진 딸은 한 장이면 된답니다.
그거면 마이쭈 사먹을 수 있다 구요.

정말 엄마의 복장을 터지게 만드는 딸내미의 선택이었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