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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동생이라는 아이의 미친 존재감


어느 새벽...
한참 자고 있는 나를 깨워 엄마와 아빠는 병원으로 갔다.

곧 동생이 나온다나?
너무 졸렸지만 할 수 없지...

병원에서 엄마는 한참을 아파하셨다.
그리고...동생이란 녀석이 나왔다.


매일 빽빽 울기만 하고 똥만싸는 이 녀석을 보시는 엄마는 항상 웃으신다.
췟~ 난 조금만 울어도 화내면서...

동생이 태어난 이후로 난 항상 기다려야 한다.
안 기다리면 혼난다.
나도 엄마가 안아줬으면 좋겠는데 엄마는 항상 동생만 안아 주신다.
한결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책도 많이 읽어 주시고 잘 때면 꼭 안아주고 다리도 주물러주고...
그러셨는데...이젠 그냥 빨리 자라고만 하신다.


'흥...너때문에 엄마랑 나랑 멀어졌잖아.'
갑자기 동생이 꼴뵈기 싫어졌다.
그래서 꼬집어 주었다.
동생이 운다.
청소하시던 엄마가 물었다.
"하랑아...한결이 왜 그러니? 누나가 치발기 좀 물려줄래?"
"네...엄마..."
언제나처럼 난 대답 잘한다...!!!


이번에는 동생에게 헤드락을 걸어봤다.
더 운다.
 쌤통이다....!!!

그런데....아.뿔.싸....!!!

엄마가 언제부터 저기에 있었지?
엄마와 눈이 딱 마주쳤다.
블로깅에 미쳐있는 엄마는 어느새 카메라를 들고 있다.

뭐...상관없다.
37개월 평생 갈고 닦아온 환상 애드립 한 방 이면
이 정도의 위기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장.하.랑...."

역시나 엄마가 목소리를 깔고 나를 부른다.
지금이다.
"엄마...난 한결이 안아주려고 했는데...
이뻐서 뽀뽀 해주려 그랬는데 한결이가 너무 무거워서 그랬어요."

"조심해야지. 아직은 동생도 하랑이도 너무 어려서 막 안아주고 그러면 위험해...
엄마 있을때 안을 수 있게 도와줄게...살살...이뻐해줘..."

역시...엄마는 그냥 넘어가신다.



이젠 좀 익숙해졌고 가끔 귀엽기도 하지만 난 아직도 이녀석이 이쁘지만은 않다.

불행하게도 현실은 바꿀 수 없다...

누가 뭐래도 얜 내 동생이다.
처음에는 소리도 없이 잠만 자더니 점점 자신의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내 동생.


앞으로도 마냥 사랑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그리고 이젠 나만의 엄마, 아빠가 아님을 서서히 인정해야 할 때가 오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앞으로는 우리 엄마,아빠라 불러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