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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유명 연예인 이름 건 이삿짐 업체 이용해 보니 낭패


작년 5월,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결혼해서 딸 낳을때까지 3년 가량 전에 살던 곳에서 쭉~살다가 생전 처음으로 제 손으로 이사를 하려니 여러가지 신경써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더군요. 그중 단연 으뜸은 이사업체 선정이었습니다.

고민하고 인터넷 검색도 해보다가 자꾸 눈에 띄는 한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건 이사 업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사는 물론이고 에어컨 설치, 청소에 피톤치드까지 뿌려준다는 그 이사업체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곧 제가 살고 있는 동네의 가맹점으로 연결이 되었고...이사 당일 7시 30분에 오기로 시간을 잡았습니다. 아이가 어린데 좀 늦은 시간은 안 되느냐 했더니 오후에 다른 스케줄이 있어서 안된다고 하더군요. 할 수 없이 아침 일찍으로 시간을 정했습니다.


이삿날...아침 8시가 되어도 오질 않습니다. 이삿짐 업체에 전화를 해도 받지 않습니다. 몇 번 전화 한 끝에 8시 30분쯤 통화가 되었습니다. 지금 오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미 약속시간에서 1시간 가량 늦었는데도 사과 한 마디가 없습니다. 그 후 바로도 아니고 약 9시 20분 가량에 이삿짐 업체가 도착했습니다.

남자 3분에 부엌 살림을 정리하실 여자 1분... 간밤에 회식들을 하셨는지 아직도 눈은 충혈되어있고 술냄새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아직 숙취도 안가셔 보이는데 이사는 어찌 하시려고...공연히 싸워봤자 우리 살림만 기스나지...싶어..."많이 늦으셨네요..."  라고 한 소리 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짐을 싸가지고 새로운 집으로 왔습니다. 그렇게 짐은 풀어졌고 대강 정리가 되어가는 듯 했습니다. 저희집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다음 스케줄에 맞추려면 빠듯하시다며 분주하게 움직이십니다. 시간이 딜레인 된 것은 본인들이 늦게 온 탓이었지만 좋은게 좋은거라 생각되어 따지지 않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후다닥...순식간에 정리가 되는 듯 한데...아저씨께서 말씀하십니다. "아, 이거 어쩌죠? 피톤치드 약품들을 깜빡했네요." 새 집으로 이사를 한 것이라 꼭 필요한 옵션이었는데...그렇다고 또 당장 가서 가져오라고 할 것도 아니고...그래서 또 그냥 넘어갔습니다. 에어컨은 연계 업체에서 다시 연락이 올 것이라는 말씀만 남기시고 급히 나가셨습니다.


음식물들 정리 하려는데 냉장고 문이 반 밖에 안 열립니다. 한쪽으로 너무 쏠리게 냉장고를 대강 놓아서 그랬습니다. 뒷정리를 도와주러 오신 친정 아버지가 낑낑~냉장고를 가운데로 밀어 놓으셨습니다. 옷들을 정리 하려고 옷장 문을 열었는데...옷가지와 이불더미가 쏟아 집니다. 마구마구 쑤셔 넣어둔 옷들이 문제입니다. 정리 하기 싫으시면 그냥 두고 가시지..왜 거기에 다 쑤셔 넣으셨을까요. ㅡㅡ; 포장 이사라는 것이 어짜피 손이 다시 가야 한다지만...괜히 옷들만 더 구겨지고 손도 두번 가고...ㅡㅡ;; 어디에 어떤 옷이 들어갔는지 찾는데만 한참 걸렸습니다. 세탁기를 돌리는데 배수관을 제대로 연결해 주지 않으셔서 물이 다 넘쳤습니다. 방향도 옆으로 틀어 놓아 세탁물을 꺼내기도 힘이 듭니다.

무엇보다 에어컨 업체에서는 연락도 없습니다. 센터 본사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연락을 주겠답니다. 그리곤 연락도 없습니다. 다시 전화하려다 그냥 에어컨 제조 회사에 전화를 했습니다. 물론 비용은 더 많이 들겠지만 이삿짐 업체에 신뢰가 가지 않아 이런 선택을 했습니다.

약속한 날짜가 되었고 직원들이 왔습니다. 덜렁 에어컨과 실외기만 놓여있는 에어컨들을 보면서 이게 다냐고 묻습니다. 이게 다라 했습니다. 가스도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그렇게 배관 값과 가스 주입 값을 포함 30만원 가량의 비용을 더 지불 했습니다. 에어컨 업체 직원분이 말합니다. "아무래도 이삿짐 업체에서도 에어컨 설치는 외주를 주다보니 그쪽에도 어느정도의 이익을 주기 위해서 에어컨 배관도 다 끊어가 버리고 가스들도 의도적으로 빼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거 하나하나가 에어컨 업체에서도 다 돈이니깐요...고객님뿐 아니라 이런 경우가 자주 발생을 하거든요. 저희가 와서 직접 시공 이사를 해드리면 살릴수 있는 배관들은 살리고 가스도 최대한 새어 나가지 않게 해드리는데...저렴하게 하시려다 더 낭패를 보시는게 가장 안타깝더라구요."


제가 아끼던 커다란 화분이 어디에 부딫혔었는지 지난 겨울 갑자기 산산 조각이 났습니다. 어딘가에 충격이 가해져서 실금이 가 있으면 어느 순간 박살이 나기도 한다더군요. 작년 봄에 새로 분갈이를 하여 이사 할 때 한 번 옮긴 것 뿐이었는데...화장실 청소용 고무장갑과 수세미가 싱크대에 올려져 있기도 했습니다. 같은 수세미와 고무 장갑이라도 욕실 살림과 주방 살림 구분해서 넣었어야 하고 잘 기억했다가 제 자리에 두어 주어야 하는게 아닌가요. 모르겠으면 한꺼번에 놓아 두던가...그 수세미로 싱크대 정리하셨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을때 식기들 다 꺼내어 소독하고 나서도 한참 동안 찝찝 하더군요.


너무 화가 나서 이삿짐 센터 본사에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피톤치드와 에어컨 설치 비용까지 다 포함하여 이삿짐 비용을 지불했는데 그 서비스들을 받지 못했으니 그 부분에 대한 환불을 요구 했습니다. 알아보고 연락을 준다더니... 또 깜깜 무소식입니다. 끝까지 전화해서 따지고 홈페이지에 글이라도 남길까 하다가 임신중이고 자꾸 이런 싸움을 하는 것이 태교에도 안 좋을 것 같아서 그냥 두었습니다.

그 업체를 선택한 이유는 모 연예인의 이름을 걸고 하는 회사이니 만큼 관리가 잘 되어 있지 않을까... 문제가 생기면 확실히 사후처리도 잘 해주지 않을까 싶어서였습니다. 하지만 시간 약속도 지키지 않고, 이삿짐을 나르실 분들은 술에 쩔어서 와서 가전 제품들 엉망으로 배치하고, 에어컨 설치는 해주지도 않고 노즐과 가스 다 빼고 가져가고, 피톤치드도 뿌려주지 않고...옷가지와 이불들 다 쑤셔 박고, 화분은 박살나고...화장실 수세미 사용하여 주방 닦으시고...본사에서는 연락도 없고...하나부터 열까지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비용은 다른 곳 보다 10만원 가량 더 비쌌는데 말이지요. (비싸다는 제 말에 그만큼 서비스가 좋다고 호언 장담하시더니 ㅡㅡ;;)

저도 다시는 이용하지 않을 뿐더러 누가 이용한다고 해도 도시락 싸들고 가서 말릴 것 같습니다. 그 연예인분이 직접 운영하시는 건지 아니면 그냥 이름만 빌려 주시는 건지는 모르지만...본인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라도 업체의 전반적인 부분을 관리를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연예인을 TV 에서 볼 때마다 이사 당시의 화 났던 기억이 떠올라 불쾌해 지곤 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