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전설속의 시누이가 처음 보낸 민망한 간접(?)문자


저에겐 시누이가 한 분 계십니다.저희 남편의 누나 이시죠.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운 시누이들도 많다던데...흠...저희 시누이님은 뭐라 해야 할까요? 그냥 정말 존재감이 없으십니다.

일단 제가 처음 결혼 했을때는 미국에 계셨구요 약 1년 반 전에 한국에 돌아오셔서 꾀 긴 시간 머무르셨었는데 저희가 사는 곳과 시누이가 살고 있는 곳의 차편이 애매해서 자주 만나지는 못 했습니다. 차를 운전하면 가깝다면 가까울 거리인데 한산한 미국의 도로에 비해 다소 과격하고 복잡한 한국의 도로에서 운전하기가 무섭다는것이 시누이가 운전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결혼 하기 전부터 시누이는 저에게 전설
이었습니다.
남편이 워낙에 겁을 주었었거든요. "넌...우리 누나 있었으면 맨날 눈물 펑펑 쏟으며 울었을걸...우리 누나가 얼마나 무서운데...누나가 미국에 있는 걸 다행으로 알고 살아라..."누나가 한국에 오게 되었을때도 또 남편은 말했습니다. "넌 이제 죽었다...좋은 시절 다 간 줄 알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 이야기였지만...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터라...처음 누님을 만나러 가던 날 내심 많이 긴장 했었습니다.

그렇게 시누이를 처음 만났을때...약간 무뚝뚝한 편이시긴 하지만 남편이 겁 주었던 것 처럼 사람의 탈을 쓴 호랑이...뭐 이런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자주 못 만나는 탓도 있지만 만났을때에도 항상 경우 바르시고 좋은 말만 해 주시고...한국에 있을때나 미국에 있을때나 큰 존재감이 느껴지는 참견(?) 같은 건 없으셨습니다.제 블로그도 매일 방문 하셔서 글을 보고 가시는 거 아는데 이렇다 할 댓글도 안 달으시고 가끔 남편을 통해 재미있게 보고 있다는 정도의 말씀만 하셨습니다.

그러던 시누이님...!!! 드디어 제 남편에게 이런 조심스러운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남편은 또 다시 그대로...재전송하여 저에게 전했구요.


'이런 얘기 하기 정말 뭐 한데, 경옥이한테 '꾀' 이거 "꽤'로 고치라고 얘기해줘, 베스트 블로건데 오타는 좀 줄이는게 낫지 않니? 전부터 꾀 라고 쓰던데...' (황송하게도 베스트 블로거라 말씀해 주시네요 ^^;)흠...제가 자주 쓰는 표현입니다. 꾀 좋았다...꾀 신경이 쓰였다...뭐 이런식으로요...그런데 제가 매일 꽤를 꾀라고 쓰는 것이 신경이 쓰이셨나 봅니다.

동생이니 오타나 문법에 어긋나는 표현들이 있으면 주말이든 밤이든 낮이든 상관 없이 바로바로 지적 문자 보내 남편이 킥킥 웃곤 하시긴 했어도 저에게는 한 번도 지적을 안하시더라구요. ㅋㅋ '한 다리 건너라 관심 밖이신건가...나도 맨날 틀리는 거 많을 텐데..'별게 다 섭섭해 하곤 했었는데...드디어 이런 관심을 표현 해 주시는군요. ㅋㅋ

더욱더 빵~터지게 만든 남편의 뒤 이은 사과문자...
'남매가 똑 같아서 미얀~ㅋ
아직은 서먹한 저에게 직접 전하지 못하시고
조심스레 남편에게 보내신 것 같은데...막상 민망하긴 합니다. ㅋㅋ 그리고 반갑기도 했구요.
앞으로 글을 쓸때 맞춤법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지 했건만...워낙에 매일 급히 글 쓰고 송고하는지라...자세한 문맥과 글자 하나하나 신경 쓴다고 써도 자꾸만 놓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문자를 받은 날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포스팅을 좀 늦게 해서 그렇지 한 달도 넘었습니다.
한 마디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딱 한 번 맞춤법 교정해주셨네요. ㅋㅋ 민망해도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는데...그 이후로도 여전히 오타는 넘치고도 남았을텐데 말이지요. 오늘 이 글도 우리 시누이님 신경 쓰이게 만드는 오타가 몇 개쯤은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혹시 발견하시면 언제든 문자 주세요...저 절대 상처 안 받습니다. 전 쿨~한... 아니 뻔뻔한 올케 거든요. ㅋ
몇 일전 다시 미국으로 가셨는데 미국에서 국제 문자 하려면 비싼가요? 흠...저도 스마트폰 사야겠습니다. 트위터라도 하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