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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솔직한 사용기

나는 가수다, 좀비 악몽은 위탄으로 충분하다


나는 가수다
첫 방송부터 열혈 시청하기 시작하여 오늘로 3주째가 되었습니다. 노래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유난히도 노래 잘 하는 사람의 노래를 듣기 좋아하는 저희 부부는 걸쭉한 실력자들이 나오는 서바이벌로 이루어지는 음악 프로그램들이 반갑기만 합니다. 같은 의미로 위대한 탄생도 매주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시작전에 잡다한 일들은 처리 해 두고 시작을 기다리고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 혹은 참가자를 기다리면서 정말 노래 잘하는 그들이 부르는 노래를 숨죽이며 듣는 재미와 감동은 새로운 즐거움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당락이 가려지는 순간 함께 두근거리면서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 또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는 또 하나의 묘미 겠지요.


오늘도 그랬습니다. 가창력으로는 내노라 하는 가수들이 벌이는 경연인 만큼 많이 기대도 되었고, 숨죽이고, 감동을 받으며...누가 떨어질까...내가 응원하는 누군가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마음으로 채점도 하면서 프로그램을 시청하였습니다. 마지막 탈락자를 호명하는 순간 긴장감을 유발 시키기 위해 과도한 시간끌기...짜증났지만 이해했고 탈락자의 이름이 호명 되었습니다.

 

20년 경력의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부른 김건모 였습니다. 노래가 문제가 아니라 마지막의 진지하지 못한 립스틱 퍼포먼스가 문제였다고 합니다. 선배의 탈락에 출연진들은 눈물을 보였고 모두가 패닉 상태에 빠진 듯 했습니다.
돌연 윤도현의 매니저를 맡은 김재동은 제안 합니다. 노래 때문에 탈락한 것이 아니니 다시 한 번 기회를 드리자는 제안이었지요.
고심하는 척 하던 제작진들은 다른 출연진의 의견을 묻습니다. 그 상황에서 싫어도 누가 싫다고 하겠습니까... 당연히 만장일치로 김건모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자고 합니다. 그리고 공은 김건모에게 넘어갔습니다. 바깥으로 튕겨 버리던지 아지면 골을 넣던지...김건모는 재도전을 결정 합니다. 제작진들은 말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가수를 탈락 시키는 게 아니었다고..주저리주저리 변명을 많이 하지만 한 시간 넘게 아니 몇 주동안 누가 떨어질까를 궁금해하고 긴장하며 프로그램을 지켜본 억울함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말을 하기 10분전에 탈락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가수에게 양보한다는 생각을 가지셨으면 한다고 말하던 제작 PD, 경력 20년차의 국민 가수라는 타이틀을 가진 김건모가 부득부득 남아서 재도전을 하겠다는 것도 웃기고 첫 경연부터 호떡 뒤집듯이 이리저리 말 바꾸는 제작진들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시작 할 때부터 그렇게나 강조하던  탈락자의  그 자리를 메우려 대기하고 있다는 제 8의 인물은 볼 수도 없었습니다. 탈락자가 없으니 그냥 집에 갔나요? ㅡㅡ;;
 

 

물론 20년차 국민가수를 후배들 앞에서 떨어뜨리는 것이 쉽지 않고 당사자나 참가자들 모두  마음 쓰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선후배를 따지려면 애초부터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가수들 섭외해서 경연을 하게 하던지..7위라는 말을 듣자 마자 '아...립스틱 퍼포먼스 괜히 했어' 라고 말하는 김건모,이런 모습 또한 실망이었습니다. 500인의 판정단이 단순히 퍼포먼스 하나 때문에 7위를 주었을까요...사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만약 김건모가 떨어지면 립스틱 핑계 댈것 같지 않냐?" 라는 예측을 했었는데 어쩌면 그 기대에 그렇게 부응들을 해 주시는지...


정말 묻고 싶습니다. 제작진들은 서바이벌이라는 진정한 의미는 알고 이 프로그램에 가져다 붙인건지...

위대한 탄생을 보면서 가장 짜증이 났던 것 중의 하나는 보는이의 김 빠지게 하는 부활이라는 제도 였습니다. 붙이려면 처음부터 붙이던지, 괜히 떨어뜨려놓구선 하나도 극적이지도 않고 감동도 없는데 계속 같은 상황을 되풀이하며 좀비처럼 살리곤 하는 모습을 보면서 짜증과 허무함을 느꼈었는데... 기대가 워낙에 컸던 탓일까요? 오늘은 그때보다도 더 우롱당한 기분이었습니다.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7인 하나하나 정말 개성 강하고 노래 잘 하는 가수 들이라는 것은 인정 합니다. 그만큼 숨죽이며 듣게 만드는 최고의 무대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네요.
형평성을 고려하여 앞으로의 탈락자들에게도 재도전의 기회를 준다고 하니...이젠 그냥 노래 잘 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듣는 걸로 만족해야 하는가 봅니다. 새로운 개념의 굵직한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탄생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고픈 허울 좋은 호객 행위에 지나지 않았나 봅니다.


발행 실수로 재발행 합니다.
댓글 달아주신 놀다가 쿵님, 더공님, 조똘보님 정말 죄송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