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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솔직한 사용기

20대에 반짝반짝 빛나게 살라고 충고하는 이유


이지연과 이지연.
내 친구중에도 지연이는 얼핏 생각해도 대여섯명은 된다.
김지연 두 명, 박지연, 유지연, 그리고 이지연도 한 명있다.
지현이까지 하면 더 많다...하다못해 우리 형부 이름도 유지현이다. --;;



왜 하필 이지연일까?
이 책에는 그냥 우리 주변의 여성들, 2~30대 여성들의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20대 이지연과 20대를 거쳐서 이젠 30대가 된 이지연이다.
내가  20대 였으면...재미있네...로 끝났을 연애소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30대이고 나역시 20대를 거쳤다.
선배들의 어줍잖은 충고따위는 정중히 사양하고 그저 나 잘난맛에 살던 20대를 나도 보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진심으로 안타까워 하는 그들의 우려와 진언들을
나이들은 사람들의 잔소리 혹은 젊고 싱싱한 나이에 대한 질투 정도로 생각했었다.
무엇보다 가장 결정적으로 난 평생 이렇게 팔팔한 20대로 남을 수 있을 줄 알았다.


난 30대가 되었고 이젠 30대의 눈으로 나의 지난 과거와 지금 20대로 살고 있는 후배들을 본다.
보는 눈이 달라졌다.
나도 모르게 잔소리를 한다.
진심으로 안타까워서 경험자로써 이야기 하지만
그들은 내가 20대에 느꼈던 그런 감정으로 내 말들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그리고 내 선배들이 그랬듯이...
시니컬한 표정으로 어줍잖은 선배의 충고를 듣는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야...너도 안 늙을 것 같지? 평생 파릇파릇 꽃 길이 펼쳐질 것 같지? 금방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언제나처럼 책을 처음 구입하고 서평이라고 해야하나?
책 표지의 앞 뒷면에 쓰여져 있는 문구들을 읽었다.
'두 명의 이지연, 사랑에 목숨거는 이지연과 사랑 기피자인 이지연.'
대략 이런 식의 두 여자의 상반된 연애관에 대해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그래서 나도 연애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물론 두 여인은 상반된 연애관을 가지고 연애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내가 느낀 이 이야기는  그냥 그런 연애소설은 아닌데...
연애 소설이라고 해야 잘 팔리니 그런걸까? ㅡㅡ;;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십대를 건널 때 에고에 사로잡히면 삼십대가 힘들어진다는 것을.
지금보다 젊었고 어렸던 시절에
'너를 보면 꼭 내 이십대를 보는 것 같아, 네 나이 때의 내가 생각나', 따위의 말을 자주 들었다.
그때마다 벌레가 몸을 기어다니는 것처럼 싫었다.
서른 몇 살의 내 도달점이 당신 같아야 한단 말인가 식의 반감이 고개를 쳐들었다.
최소한 나는 그녀들 보다 멋지고 찬란한 미래를 갖게 될 거라고 확신했다.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든든한 보험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임에도
누군가의 현재를 통해 나의 미래를 결정당하는 것은 싫었다.
 세상 좀 안다고 잘난 척 하는 나이든 여자의 충고 따위 혐오했다.
                                                                                               -본문에서-



뜨끔한 구절이었다.
잊고있던 20대의 내 사고방식을 들킨 것 같아서...

그땐 몰랐다.
안타까운 표정으로 청춘을 낭비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날 보는 그녀들에게도 빛나는 20대가 있었다는 것을...
어느새 나도 30대가 되었고 철없은 20대의 청춘이 아깝고 아쉽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20대가 지나가 버린다는 것을 모르는 그녀들이...

그런 그녀들에게 하고 싶은말은...그냥 그 상황을 반짝반짝 빛나게 즐기고 행복하게 살아라...
그리고 깨닭음은 30대에 가서 얻어도 되고 후회도 그때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청춘을 충분히 즐겨라...많이 만나고 많이 사랑하고 많이 배워라.' 고 말하고 싶다.

어짜피 그녀들은 지금 내가 아무리 좋은 충고를 해도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테니까 ^^;;
30대가 되어 본 지금 가장 후회되는 부분은 선배들의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이렇게 짧을 줄 알았다면
20대를 더 즐기고 더 많은 일을 해 볼 걸 그랬다는 것이다.

평생 20대로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젠 난 30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