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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다른 집 엄마에게 내 아이 욕하는 어린이집 선생님


오랜만에 이웃에 사는 친구가 왔습니다.
친구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왜 그래? 차 한 잔 하자더니 무슨 일 있어?"
"언니...이게 생각하기에 따라 별 일이 아닌데 생각할 수록 기분이 나빠서.."
"왜? 무슨일이야?"
"아니..내가 00이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나오는 길에 00이네 반 애 엄마를 만났어.
00네 반은 여자아이가 00이 포함 두 명 뿐이라서...라이벌겸 친한 친구겸 잘 지내거든."
"응...근데?"
"근데 오늘 00이 엄마가 나한테
 '00 엄마...00때문에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이뻐 해 줄수가 없데...

00이가 너무 샘도 많고 나대고 예민하다면서...00 엄마도 힘들겠어.' 이러는거야.
그런데 그 말이 생각 할 수록 기분 나쁘네.

웃긴 건 나한테는 00이는 정말 모범생이라 손 갈 일이 없고 친구들이랑 아주 잘 지내는데
자꾸 그 집애가 아이들 건드리고 다닌다고...
그래서 그 아이 가는 곳에는 싸움이 일어나는 트러블 메이커라고 하더니.

그러면서 오고 갈때 궁금하지도 않은 그 아이 이야기를 하는거야."



"모냐...엄마들 사이 이간질 시키나?"
"그러니깐...무엇보다 내 앞에서 그 집 애 이야기 자꾸 할 때도 문득
'다른 집 엄마한테 내 아이 욕하는 거 아냐?' 라는 생각했는데

실제로 듣고 보니 너무 기분 나쁜거야.
확~ 내가 들은 말 전하려다가 그 엄마 성미에 당장 달려가서 따질까봐 참았다."

"설령 아이들이 그렇다고 해도 어쨌든 동네 아이들 상대로하면서 말 조심 해야지...
그렇게 하면 쓰나...
선생님한테 한 마디해..이런 건 모르는 척 해서 될 일도 아니고 좋게 조심해 달라고 말해야지..."

"그랬다가 우리 00이 미움 사면 어떻해..."
"아니야...그런 걸로 뭐 그러겠냐...그냥 뜨끔하겠지...본인이 한 말이 있는데..."

친구는 선생님께 쪽지로
'우리 00이가 샘이 많고 많이 나대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지 걱정입니다.
특히 00이가 많이 힘들어 하지는 않나요?
제가 항상 자제를 시키는데 앞으로 더욱더 신경쓰고 주의 시키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정중한 쪽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당황한 선생님은 친구의 눈치를 살피며 00이는
'잘 하고 있다고, 어머니 갑자기 왜 그러셨냐'고 묻더랍니다.

 

선생님으로써 다른 아이 엄마에게 혹은 나에게 아이들의 단점을 이야기 하고 욕을 한다는 것은
정말 신중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네요.
무엇보다 그런 식으로 이 엄마에게 이 소리, 다른 엄마에게 저 소리로 아이들의 트집을 잡는다는 것 자체가 아이의 장점 보다는 단점을 더 많이 보기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한 친구네 아이가 그렇게 안하무인 샘쟁이도 아니고

책 좋아하고 조근조근 앉아서 노는 스타일로 많이 나대지도 않거든요.
그 나이 또래(만 48개월) 아이들이 선생님 좋아하고 잘 보이고 싶어하고
또 라이벌 관계에 있는 친구에게 신경을 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여겨지는데...
그 것을 다른 엄마에게 흉을 본다는 건...
기본적으로 아이와 엄마를 대하는 선생님의 기본 자질을 의심해 볼 만한 일 같기도 합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아이들의 성격과 행동 교우 관계등은 아주 예민한 부분이고요
때문에 아이에 대해 상담할때는 같은 말이라도 최대한 순화 시키고 순화 시켜서 말을 해야하고
다른 아이에 대해 이야기 할때는 더더욱 주의 해야하는 것
엄마들...생각보다 선생님들의 말씀 많이들 공유합니다.
서로 상대편의 아이를 걱정해주는 마음에서든 아님 주의 시켜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든...
때로는 은근한 견제때문이든...


친구가 마음이 상했던 건 단순히 선생님이 내 아이의 욕을 하고 다녀서가 아닙니다.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기에 밖에 나가서 사랑받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거 당연한게 아닐까요?
무엇보다 아이에게는 첫 사회생활이나 다름 없는 어린이집에서 엄마 대신으로 아이들에게 사랑도 주고
가르침도 주시는 선생님께 이쁨받길 원할 것 입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내 아이만 이뻐해 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저 아직 어리고 조금 서툴고 감정 조절을 어려워 하더라도...아이니깐...
이런 부분이 부족해도 또 다른 부분에서는 충분히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니깐...
좋은면을 많이 보아 주시고
혹시라도 아이의 그 어떤 부분때문에 선생님이 걱정이 되시고 힘드시다면

그 때는 다른 아이 엄마를 통해 그런 이야기를 듣게 하지 마시고 아이의 엄마에게
먼저 이야기 하고 상담을 해 주는 것이 진정 그 아이를 위한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항상 내가 볼 수 없는 내 아이의 바깥생활이 궁금하고 걱정되는 엄마들은
선생님의 말 한 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밤 잠을 못 자고 고민 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그 선생님도 한 번 식은땀 나는 상황을 경험 하셨으니
앞으로는 말 조심하겠지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