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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엄마 다이어트 결심하게 한 딸의 눈치없는 한마디


 

정말 오랜만에 딸내미와 샤워를 했습니다.
한창 낯가림과 엄마 껌딱지 놀이가 시작 된 동생때문에 엄마가 오래 자리를 비울 수 없기에
누나는 엄마랑 씻을때는 후다닥 샤워만 하거나 대부분은 아빠랑 씻곤 하지요.

마침 동생과 아빠가 낮잠을 자는 공휴일 오후...
딸내미와 오랜만에 샤워를 하게 되었습니다.

간만에 장난감도 꺼내어 주고 욕조에 물을 받아 첨벙첨벙 신나게 물놀이를 마치고
마무리로 물기를 닦는데...딸내미의 눈이 둥그래 집니다.
"엄마 근데 배가 왜 이렇게 뚱뚱하지?"
"......"
잠시 고개를 갸웃하던 딸내미는 말을 잇습니다.

"이상하다...내 동생은 저기서 자는데..."
엄마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 딸내미.
잠시 후에 이제야 알았다는 듯, 순진하리 만큼 밝은 표정으로 말 합니다.
"아...엄마 뱃속에 동생이 또 들어 있구나?"
아이들 둘 키우이고 벅차서 버벅대는 엄마에게 정말 큰 일날 소리 잘도 합니다.
그리고 바람빠진 풍선처럼 쳐진 배를 누르며 말합니다.

"어...배가 쑥쑥~들어가네...ㅎ"


아무리 딸의 월령이 악의 없이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말하는 때라지만...이렇게 눈치가 없다니...
딸의 솔직한 말 한마디 한 마디는 화살이 되어 엄마의 마음에 콕콕~박힙니다. ㅠㅠ

"엄마도 처음부터 배가 뚱뚱했던 건 아니거든, 너도 낳고 한결이도 낳고...
그러니깐..다 너희들때문에 배가 이렇게 된거야."

언제나 엄마의 무기는 출산이고 핑계는 아이들 입니다.
둘째를 낳고 7개월 가까이 되었건만 아직 제대로 꺼지지 않는 배...
압니다. 7개월쯤 되면 엄마의 노력에 따라 꾀 많이 회복되어 질 때라는 것을...
연예인들은 애 낳고 단 2달만에 원상복귀 된 아니 오히려 더 농염한 여인의 향기를 풍기며 복귀하더만...


"쳇...나도 맨날 나만 꾸미고 살면 그렇게 이쁜 미씨족 될 수 있지 뭐.

니들이 이렇게 항상 껌딱지처럼 붙어있는데 운동이 왠말이고.
이유식이며 밥이며...왜 자꾸 남기는데...과자는 왜 자꾸 사달라고 하고.
견물생심...니들 먹이느라 음식 보면 같이 먹게 되고
또 음식 버리면 환경이 오염되니 니들이 남긴 음식들은 또 자연보호 차원에서 먹는거야.
그니깐 엄마 배 나온 건 내 탓이 아니고, 니들 탓이야 ㅠㅠ"

 

라고 마음으로는 외치며 다시 한 번 다이어트 결심을 다집니다.
둘째 낳고 한 2개월 정도부터 매일, 그러니깐 한 130번쯤 결심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딸에게 동생이 또 들었냐는 충격적인 말을 들은 엄마...!!!
이번에는 진짜입니다.

(항상 진짜라 하지만 습자지처럼 얇디얇은 의지력은 너무 쉽게 찢어집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