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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하리수와 함께 술 마셨던 기억, 터프했지만 예뻤다


어제 밤 SBS스페셜 '
하리수
10년, 그녀늘 꿈꾸프로그다' 램을 보면서 오래 전 그녀를 만났던 기억이 떠올라 써 봅니다.


하리수씨와의 인연은 선배를 통해서였지요. 뭐...잘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으시겠지만 십 수년 전 ART라는 그룹에서 잠시 활동하다가 금방 나오게 된 선배, 그 뒤로도 연예인의 꿈을 못 버리던 아주 뽀샤시 하게 잘 생긴 꽃미남 선배가 한 명 있었지요.노래는 그냥 그렇고 춤은 조금 추지만 그 정도 추는 사람은 많고 특출난 끼가 넘치는 스타일도 아니었기에 꾀 긴 세월을 허송허송 보내고 있었습니다. 애교스러운 허풍끼가 있는 선배였지만 성격만은 구수하고 정 많고 사람들 잘 믿는 그런 스타일이었지요.

당시 하랑맘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이벤트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던 저는 평일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주말에는 여러가지 행사를 뛰는 생활을 몇 년 간 이어갔었지요.  어느 날은 그 선배와 행사를 가게 되었고 그 행사장에서 선배는 한 이벤트 회사의 실장님께 러브콜을 받습니다. 친구와 동업으로 이벤트 회사겸 연예인 기획사를 내었고 그 곳에서 행사 전부 MC일을 배워보지 않겠냐구요. 가수면 어떻고 MC면 어떻겠어요...그저 연예인이 꿈이었던 선배는 덥석 그 기획사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당시 오픈한지 얼마 안 되었던 그 기획사에서 야심차게 영입했던 가수가 바로 트랜스젠더로 유명했던 '하리수'씨였죠.

오래되어 무슨 일때문에 제가 그 사무실에를 갔었는지 까지 기억은 안나지만 뭐 행사때문에 갔었겠지요.어렴풋이 기억나는 그 사무실의 풍경들...몇 번 갔었지만 실제로 하리수씨를 만날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저 같은 사무실에서 하리수씨와 친해진 선배가 "하리수씨가 누나라고 하더라...처음에는 선입견때문에 누나 소리 하기가 참 힘들었는데...알면 알수록 그런 느낌 별로 안들고 그냥 성격은 좀 터프한 천상 여자 스타일이야..." 뭐...이런식으로 이야기 해주는 소식만 간간히 들었을뿐...

그러던 어느 날...행사 뒷풀이 1차가 끝나고 친한 선배 몇 명과 함께 하게된 2차...이미 1차에서 거나하게 한 잔 씩들 돌린 멤버들의 화제에 하리수씨가  떠오릅니다.'리수 누나가, 리수 누나가...'선배는 꾀나 친한 척 이야기를 합니다.그런데...아무도 그 선배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그도 그럴것이 이 선배가 워낙에 폼생폼사에 약간은 뻥도 있어서...별명도 "장구라..." 였거든요. ㅋㅋ 물론 악의 있고 남에게 피해주는 뻥은 아니지만...어쨌든 폼 잡으려 과하게 친한척 한다고 여긴 친구들은 또 이야기 합니다.
'에이...또 뻥...진짜 친하다고? 그럼 한 번 불러봐..." 욱~한 선배는 전화를 누릅니다. 진짜 친한가??
'누나...나...00에요...어디세요? 앗? 진짜? 나도 홍대인데...네...네...아...동기들 2명이랑 후배 한 명 있어요..."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선배 의기양양하게 끊습니다."야...누나도 홍대래...누나도 친구랑 술자리 끝났다고 여기 온데..." 앗...진짜 친하긴 친했나 봅니다.

그렇게 그 술자리에 하리수씨가 왔습니다. 1차에서 많이 달렸었고 2차에서도 몇 잔 더 했기에 좀 취해있어서 자세한 기억은 안 나지만 그녀는 아주 예뻤습니다. 그리고 똑똑히 기억나는 "언니라고 해..." 라고 성격 좋게 말하던 그녀에게 "언니, 언니.." 하면서 팔짱까지 끼고 실실 거렸던 제 모습들이 단편적으로 기억나는 정도?
흠...그냥 보통 여성들보다 약간 허스키하고 굵은 목소리다...라는 정도가 기억이 나네요. 물론 하리수씨는 그런 저 조차도 기억이 안나겠지만요 ㅋㅋ

하리수씨와 함께 했다는 것 빼고는 평범한 술 자리가 끝나고 새벽 2시 가까이가 되어 인적이 드물어진 거리에서 발견한 펀치 측정 게임기...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암튼 남자들 그 펀치 기계들을 쉽사리 지나치지 않고 꼭 하곤 했습니다. 그 날도 가장 점수 낮은 사람이 아이스크림을 쏘기로 하고 그 게임에 임했는데...쟁쟁하고 팔팔한 남자 3명을 제치고 그날의 Top은 하리수씨가 되었지요.한 팔로 다른 주먹을 받친 탄탄한 펀치 자세가 지금도 생각이 나는 걸 보면 좀 충격적이긴 했던 것 같습니다.. ㅋ

하리수....그녀는 조금은 씩씩하고 터프하다고 할만큼  성격 털털한...그래도 예쁜 여인네였습니다. 물론 선입견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고 그런 의미에서 조금은 거리감도 느껴졌지만...지금도 그렇지만...그녀가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태어날 때는 성별이 달랐지만 이젠 같은 여자로써...오래오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SBS스페셜 '하리수 10년, 그녀늘 꿈꾸다'를 보면서 남편에게 이야기 합니다.
"오빠 나 저거 보니깐 생각이 나는데 나 옛날에 하리수랑 술 마셨다..."
" ㅋㅋㅋ 진짜? 넌 진짜 참 연예인이랑 많이도 만나봤다...하다하다...하리수도? 이쁘디?ㅋㅋㅋ"
"그럼 이쁘고 성격 좋았어...나야 뭐...이벤트 행사 하다가도 만나고,
연예인 되었거나 연예인 하려던 애들이 많았잖아.

그렇게 오다가다 연예인들하고 만날  기회들이 생기더라구..."
"그럼 인증 샷을 다 찍어 놨어야지...나같음 사진부터 찍겠다..."
"그때는 디카같은 거 별로 없었어...
스티커 사진이나 폴라로이드는 좀 찍었었는데 다이어리 통째로 잃어버리면서 다 날아갔지 뭐..."
"그 다이어리는 술 먹고 잃어버렸다메...하여간 그노무 술은..."
"이렇게 블로깅 할 줄 알았으면 다 잘 챙겼을텐데...정말 아쉬운 일이다...
그땐 잃어버리고도 아쉽다는 생각도 안했어..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