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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충격적인 딸의 한마디 '몇 푼이나 한다고'


약 10개월 무렵부터 시작 된...딸의 휴지 뽑기 놀이...
40개월이 된 지금까지도 즐겨하는 놀이 입니다.
게다가 이제는 동생까지 가르쳐 가며 쌍으로 뽑아 댑니다.



아니 나이가 몇 개인데...아직도 이 놀이야?
그 것도 꼭 비싼 곽티슈로 그런 놀이 해야겠니??
이런 말이 목까지 차 올라오다가도 그래 이것도 다 놀이이고 경험이지...싶을때가 많습니다.
가끔은 정말 입밖으로 잔소리를 내었다가도 얼른 자제 하기도 했구요.
"그래...가지고 놀아...비싼 장난감 사달라는 것도 아니고 이게 몇 푼 한다고...놀아..."
라고 말을 하면서 말이지요.
쿨 한 말과는 다르게 소심하게 옆에 앉아
차곡차곡 티슈들 정리 해놓았다가 재사용 하곤 하지만 말이지요.


오늘도 하랑이는 또 휴지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얼씨구...한결이도 옆에서 한 몫 합니다.
아니아니...그걸 먹으면 안되는데...


그런데 좋다좋다 하니 너무 심하게 휴지를 뽑는 것 같습니다.
어어...이건 아닌데...새 곽티슈 뜯어 놓은지 얼마 안 되었는데...
이러다 금새 텅 비어 버리겠습니다.

보다 못해...말리기에 들어갑니다.
"하랑아...휴지 너무 아깝다...그만 하자...이제 뽑아 놓은 것만 가지고 놀아..."
그런 엄마를 돌아보면서 한 딸의 한 마디..
"이깟 거 몇 푼이나 한다고...이 것도 못 가지고 놀게해?"
두둥...!!!! 잠시 머리가 멍 해졌습니다.

엄마의 경제 개념 없는 말투를 고대로 따라하는 딸내미...
새삼 엄마의 말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딸이 그런 말을 쓰는 건 100% 제 탓이었습니다.
물론 딸에게 한 말도 아니고 혼자 중얼거리는 말이었지만 
딸내미는 엄마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고 같은 상황에서 적절하게 응용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어리니깐...못 알아들을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정확한 뜻까지는 몰라도 적어도 말 속에 담겨져 있는 뉘앙스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는 듯 합니다.


반성하면서 잠자리에 들기전 환경 오염에 관한
간단한 동화와 나무에서 종이가 되는 과정을 다룬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요즘 아이들...자꾸만 빨라지고 영악해 진다고 하는 요즘 아이들...
물론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 탓도 있지만 엄마의 영향도 아주 크다고 여겨집니다.

나름 딸내미의 경제관념 키운다고 갖고 싶다는 물건 무조건 사주지 않고
너무 풍족하지 않게 키운다고 했는데...작은 말 한 마디 부분을 놓쳤었네요 ^^;;
새삼 반성하고요...이젠 돈 몇 푼...이런 말투 정말 다신 안쓰겠습니다.

4살 딸내에게서 자꾸만 저의 안 좋은 말 습관과 짜증이 배인 말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