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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호화판 어린이집 원장님이 신용 불량자?


 아파트 근처에 드디어 새 어린이집이 들어섰습니다.1층이 없는 필로티 구조의 아파트라 가정 어린이집이 들어 설 수 없는 단지의 특성때문에 아이들이 있는 엄마들은 대부분 옆 단지나 조금 멀리 있는 어린이집을을 찾아 헤매야 했었지요. 때문에 가까운 거리의 어린이집 오픈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렇게 시설 좋은 어린이집의 오픈 소식이 알려지고 원아모집 시작한 첫 날 모집인원이 초과되어 많은 엄마들이 대기자로 아이들 이름만 올려 놓았습니다.

                      오픈 한 달 만에 세 명의 교사가 그만 두다

그렇게 어린이집 오픈하고 한 달 정도가 지난 4월 초, 발 빠르게 움직여 딸내미를 새로 오픈한 원에 보낸 이웃 맘이 하소연할 것이 있다면서 찾아왔습니다.

"언니...나 오늘 너무 속상해서...00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이 바뀌었거든. 지난 주 목요일부터 안 나와서 목, 금은 원장님이 00네 반을 봐주셨나봐...그런데 주말 내내 원장님이 혼내고 소리지른다고...무서워서 어린이집 안간다고 내내 징징대더니 오늘 어린이집 앞에서 한 시간도 넘게 울고불고 문앞에서 씨름 하다가 겨우 들여 보냈어...ㅠㅠ"
"어린이집 선생님이 한 달만에 그만 뒀다고? 그것도 신규 오픈원의? 흠...문제 있는 거 아니야?"
"00이 데려다 주는데 원장이 나를 붙잡고 그만 둔 선생님 욕을 막 하는거야. 한참을...그거 들어주느라 이제야 왔어."
"그렇다고... 원장님이 자질이 좀 없네...자기 얼굴에 침 뱉기지...선생님이 그만 두었을때는 뭐 그 선생님 혼자만의 문제 겠어?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었겠지..."
"그래도 너무 급하게 어린이집 옮기는 건 아니겠지?"
"글쎄...음...일단은 지켜봐...선생님 새로 왔다면서...잘 적응 할 수도 있으니깐...어린이집 옮긴지 얼마 안되었는데...공간과 친구들에 대한 적응이라는 것도 있으니깐 좀 보는게 답일 것 같은데..."

약 일주일 후...친구에게 또 연락이 왔습니다.
"언니 어떻해...00네 새로 온 선생님 또 그만 뒀데...그리고 3일 전에는 4세 반 선생님도 그만 두었데..."
"켁...이건 진짜 원에 문제가 있나보네..."
"어...얼마 전 간담회에서 원장님 신용불량자라는 말도 나왔는데 당황해서 따로 대답도 제대로 안하고
두리 뭉실하게 넘어가더라구, 난 엄마들이랑 별로 친하지 않아서 그때 상황만 보고 설마하다가 뭐 범죄도 아니고 별 상관있나 했었는데.. 사실이었다고 하더라구...이런게 아이들에게 영향이 갈까??"

         개인 어린이집 원장님의 안정적인 재정상태가 중요한 이유

개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원장님의 어느 정도의 안정적인 재정 상태는 꾀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먹거리부터 아이들이 활동할때 사용하는 여러가지 교재나 생활 비품들에 영향을 끼칠 것이고, 교사였던 경험을 비추어 보아 시설장과 가장 많이 부딫히게 되는 문제중 하나가 이런 소모성 교재들 쉽게 말해 돈 들어가는 일에 너무 예민하게 구는 윗 사람들과의 트러블이 꾀 큰 스트레스로 작용을 합니다. 또 선생님이란 것도 봉사활동도 아니고 어쨌든 직업 인지라 박봉이나마 급여가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닿게 되는 것이구요...실제로 몇 개월간 급여 못 받고 그만 둔 후에 소송까지 갔던 동료들을 보았었기에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시설장이 운영하는 원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실례로 오픈한지 한 달 사이에 3명의 선생님들이 그만 두었다는 것이 그 안 좋은 상황을 뒷받침 해 주는 것 같구요. 정말 문제가 있지 않고서야 선생님들이 학기 중에 그만 두는 일은 별로 없거든요.

일단 단기간에 해결 된 문제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어쩔 수 없이 원을 옮기에 되면 더 힘들 수도 있으니 좋은 원을 찾아 보는 것도 좋겠다는 말만 해 주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자신의 동생에게도 전화 했더니 저와 같은 말을 해 주었다고 하더군요. 이런 일은 쉽게 해결 될 일이 아니고 선생님들과 원의 분위기가 안 좋으면 그 피해는 아이에게 간다고...

"남들은 한 어린이집에 몇 년씩 보내고 그러는데...나도 뭘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이가 재미있게 놀다가만 오면 된다는데 그 것도 많이 바라는 건가...일주일 넘게 아침마다 전쟁하고 신경 썼더니 머리가 너무 아파, 그리고 지금 4월인데...대부분 괜찮은 원들은 원아 모집도 다 끝났다고 하더라구, 갈 데도 없는데...집에 데리고 있어야 하나..."

너무 속상해 하는 친구를 보니 마음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그래도 다행하게도 예전에 대기로 넣어 두었던 다른 원에 한 아이가 이사를 가는 바람에 자리가 생겨서 옮긴지 약 2 주 가량 되었고 잘 적응 하며 다닌다고 합니다. 10년 가량 된 안정된 원이고 선생님들도 3년 이상 되신 분들이 10분 가까이 된 다는 것을 보니 시설장과 선생님들의 사이도 원만한 듯 보입니다. 

      좋은 시설 보다 중요한 건 선생님과 아이들의 밝고 활기찬 분위기

개인적으로 어린이집을 고를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첫 번째는 아이들의 표정입니다. 말 잘 듣고 안 듣고를 떠나서 아이들의 표정이 밝고 활기찬 분위기, 그리고 두 번째는 선생님들 표정과 분위기이구요, 당시 일산에서 가장 비싸다는 놀이학교에 근무했었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시설과 좋은 프로그램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일 했던 놀이학교는 엄마라면 누구나 반할 만한 시설을 자랑했던 대신 심한 재정난에 허덕였었습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했던 급여를 받지 못해 단체로 소송을 했다는 동료도 최고의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놀이학교 + 영어유치원이 합쳐진 원에 근무 했었구요. 규모와 시설이 좋으면 좋은 만큼 자본도 많이 들었을 것이고 또 유지하는 유지비 또한 만만치 않았겠지요. 친구가 보냈던 원도 신규 오픈한 원인만큼 깔끔한 최신 시설을 자랑했구요, (사실 저도 하랑이 보낼까 싶어 대기자로 넣어 둔 상태였는데 자리가 없었던게 정말 천만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원에 잘 다니고 있는데 공연한 엄마의 욕심에ㅡㅡ;;)

새로 오픈한 아파트 근처의 원도 일찌기 원아모집도 잘 되고 대기자들이 줄을 서있다면 잘만 운영하면 적자는 운영은 면할 듯 한데 지금 이 상태로는 그 안정되는 시기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일단 원장님과 선생님이 똘똘 뭉쳐서 엄마들의 신뢰를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할텐데 말이지요. 아무래도 신용 불량자라면 장기적인 시각으로 기다릴 여력보다는 조급한 마음이 더 클 것 같기는 하네요. ㅡㅡ;

물론 대부분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안정적인 원들이 더 많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몇몇 사례들을 적어 본 것입니다. 어쨌든 좋은 시설은 어린이집을 고르는 참고 사항은 될 수 있지만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