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4살 꼬마 농사꾼의 귀농 일기


내 나이 4살, 어제 엄마와 시골 외갓집에 왔다.
집에서도 바쁘지만 시골에 오면 내 손은 더욱 바빠진다.
아침을 먹고 나면 설겆이를 해야한다.
뭐...대부분은 엄마가 다 하지만 내 몫으로 작은 그릇과 행주를 남겨 주셨다.
깨끗하게 잘 해야 엄마가 또 시켜주시겠지?


씻은 그릇도 다시 보자...
작은 고춧가루 하나, 밥풀 하나도 남겨 둘수 없다.
앞 뒤로 쓱쓱 깨끗하게 닦고 또 닦는다.
물이 참 시원하고 좋다. ㅋ


마무리로 행주와 수세미도 깨끗하게 빨아주어야 한다.
엄마가 잘 한다고 칭찬해 주신다.
역시 난 못 하는게 없다. ㅋ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딸기 농사를 지으신다.
그래서 난 돌 때부터 딸기를 으깨며 놀았고 딸기 상자를 집 삼아 놀았다.
물론 지금은 다 컸으니깐 할머니를 도와 드린다.


가지런히...큰 딸기, 작은 딸기...골라서 모아 놓으면 된다.
나도 잘 할 수 있는데...엄마는 자꾸 옆에서 딸기 망가진다고 뭐라고 한다.
할아버지는 잘 한다고 칭찬해 주시는데 말이다.
엄마는 정말 잔소리쟁이다.


짜잔~~~벌써 일을 이따만큼이나 많이 했다.
딸기는 조금만 쌔게 쥐어도 물러지니깐 하나하나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 ㅋ


이 번에 내가 할 일은 딸기 따기...
외증조 할머니에게 딸기 따는 법을 배웠다.
꼭지가 떨어지지 않게 살살...딸기가 뭉개지지 않게 살살...정말 어렵다. ㅠㅠ


켁~조심 하는데 자꾸만 딸기 꼭지가 떨어진다.
외증조 할머니가 쳐다 보시긴 하는데 아마도 내가 꼭지 떨어뜨린 딸기는 못 보셨나보다.
보시기 전에 얼른 먹어 버려야지...
그리고 눈 마주치면 웃으면 된다. 그러면 증조 할머니도 함께 웃어주신다. ㅋㅋ


조심조심 따야해서 조금 어렵긴 하지만 딸기 따는 일은 정말 재미있다.


이젠 딸기를 뽑아내고 토마토를 심으신다고 한다.
엄마랑 외할머니가 자꾸 '후작' 이라는 말을 쓰시는데
아마도 딸기 뽑고 토마토 심는 일을 뜻하는 것 같다.

많은 토마토 모종들...얘들이 자라면 꽃도 피고 토마토도 열린다고 한다.


영~차...할아버지는 번쩍번쩍 잘 들고 나르시던데...
내가 하면 꿈쩍도 안한다.
아무래도 난 나중에 토마토 열리면 그 걸 먹고 힘을 좀 더 키워야 겠다.


밭 일은 끝나고 드디어 집으로 왔다.
할아버지가 이웃 양계장에서 병아리 30마리를 얻어 오셨다.
삐악삐악...요것들이 참 귀엽다.


할아버지는 병아리들 집 앞을 청소 하시는 중이시다.
여기에 있는 풀들을 매지 않으면 뱀들이 와서 병아리를 잡아 먹을 수도 있다고 하신다.
윽~~~귀여운 병아리들을...


그 와중에도 사진 찍기 바쁜 엄마는 자꾸만 나보고 풀을 뽑으란다.
아마도 블로그 포스팅에 올릴 설정 샷을 찍으려고 하나 보다.

내 사진 찍을 시간에 할아버지나 좀 도와드리지...
엄마가 얄미워서 일부러 뺀질 거렸다.


이렇게 또 하루가 저물어 간다.
내일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빨리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시골에 오면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그리고 참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