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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프로 누나를 화나게 만드는 아마추어 동생

요즘은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소풍을 나갑니다.
소풍이라고 해봤자 거창한 건 아니구요, 항상 아이 유모차에 돗자리를 걸고 다니다가 마음 내키는 곳에 자리를 펴고 간단한 먹거리도 먹고 뛰어노는 딸내미 구경도 하면서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 오는 것이지요.왠 돗자리냐, 진상이다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아직 걷지 못하는 아들내미를 오랜시간 안거나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는 것이 무리라...이젠 우리 나들이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오후 내내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면 왠지 아이들에게 괜찮은 엄마가 되어 준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 바깥놀이에 지친 아이들이 일찍 잠을 자주어 한가한 밤 시간을 보낼 수 있기에 비가 오지 않는한 대부분 밖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지요.

 
오늘도 그랬습니다. 어린이집 차량에서 내린 딸내미를 데리고 아파트 단지 한 바퀴 돌고, 놀이터를 순회하며...그러다 배가 고프다길래...한켠에 돗자리를 깔고 앉았습니다. 간단하게 싸간 김밥과 과일을  펼쳤습니다. 오랜만에 사진도 찍으려고 카메라도 가지고 나갔습니다. (요즘 귀찮아서 카메라를 잘 안가져 다녔거든요.)


도시락 찍고, 돗자리도 찍고, 먹는 모습도 찍었습니다. 느긋한 산책에 기분이 좋아진 딸내미는 자유자재로 포즈를 취해줍니다. 먹기 직전, 입에 넣는 모습, 씹는 모습...!!! 알아서 단계별로 포즈를 취해줍니다. ㅋ
"엄마...사진 다 찍었어요? 이제 먹어도 되는거죠?" 덕분에 포스팅에 넣을 사진은 금방 찍었습니다.


그런데 철없는 동생은 엄마가 사진을 찍거나 말거나...이것저것 덥치고 지갑 뒤지고, 아무거나 우적우적 입에 넣고 씹어대고...!!!


"한결아 한 번에 끝내자." 갑자기 버럭 하는 누나...!! 순간 너무 웃겨서 피식 웃는데 또 동생을 보고 한 마디 합니다. "배도 고픈데 빨리 끝내자고...한결아 엄마 사진 찍는거 한 번 봐줘..."

물론 아들내미는 누나가 그러거나 말거나...관심 없습니다. 블로거 딸내미 언~~2년...그녀 생의 반은 블로거의 딸내미로 살았으니 프로가 다 되었지요. 그런 그녀의 눈에 산만하게 나대는 동생은 아마추어, 아니 생초짜겠지요. ㅋ


가끔은 그렇게 알고 있는만큼 악용을 하기도 합니다. 일부러 사진찍는 타이밍에 기막히게 딴 짓을 하기도 하고 마구 움직여 심령 사진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촬영의 완급을 조절할 만큼 프로가 된 누나에게 촬영을 딜레이 시키는 아마추어 동생은 못 마땅하기만 합니다.


여전히 딴데만 보고 우적우적 먹고만 있지만 개인적인 블로거 엄마의 소견으로는 오늘의 포토제닉은 아마추어 동생인 것 같습니다. 일단 카메라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잖아요. ㅋ "한 번에 끝내자." 는 프로 누나에게는 미안하지만 말입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