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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4살 딸도 경악시킨 월계동 산사태 모습


저녁 9시. 물폭탄을 맞아 막대한 피해가 속출 된 가운데 뉴스도 특집이었습니다.
곳곳이 물에 잠기고, 하수도는 역류하고 큰 비가 내릴때 마다 익숙하게 보는 모습이지만
더이상 보고 싶지 않을만큼 볼 때마다 안타깝기만 합니다.



"허~~억, 어떻해....!!!"
퇴근하여 저녁을 먹고 있는 남편 옆에서 조잘 거리던 딸내미가 언제 들어왔는지 깜짝 놀랍니다.
"엄마...저게 뭐에요? 왜 그래요?"
딸내미가 놀란 장면은 바로 월계동 산사태 모습입니다."
순식간에 토사가 무너져 내리며 차들을 덮치는 모습은 흡사 재난 영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라디오에서 산사태가 났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직접 보니 더 참혹하기만 하더군요.

"응...비가 많이 와서 산이 무너져서 그런거야."
"왜요? 어떻해...차가 흙속으로 다 들어가버렸어요."
뉴스 화면을 보는 딸내미는 계속 어떻해를 연발합니다.

"그러게...산에 나무가 없어서 그랬나?"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라 일반적인 대답을 해 버렸습니다.

"나 그 노래 알아요, '산에 나무가 없으면, 산에 나무가 없으면,
산에 나무가 없으면 그 산 무너지겠네...' 이렇게 하는 거잖아요.
근데 왜 나무가 없어요?"
그 상황에서 딸은 상황에 딱 맞는 적절한 동요까지 생각해 냅니다.

"응...그냥 길이 좁아서 더 넓은 길을 만드느라 나무를 없앴었나봐..."

전 평범한 가정 주부라 토목 공사에 대한 지식은 없습니다.

건축도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공사를 하려면 재해를 대비해서 배수로 정도는 기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압니다.
무조건 파헤치지만 말고 안전 시설부처 확충해야 한다는 것은 압니다.
그 빗속에서 공사를 강행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공사가 얼마나 급한지는 모르지만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하루도 쉴 수가 없었을까요.


하수구가 역류하여 물에 잠긴 자동차와 나무, 집들을 보면서 딸은 계속 '저건 어떻해요?' 를 연발합니다.
물이 있어서는 안되는 곳에 물이 넘치고 있다는 것이 적잖이 걱정스러운가 봅니다.


예상 하지 못하고 내리는 게릴라성 집중 호우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한참 전부터 큰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가 있었는데...
왜 항상 큰 비피해를 피할 수 없을까요.

파헤치기만 하지 말고 항상 넘치고 역류하는 하수구들부터 미리 정비해 두면 안 되는 건지...
일 년에 두번씩 보도 블럭들 갈아 엎어버릴 돈으로 재난에 대비하는데 힘쓴다면
 조금은 더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산에 나무가 있으면, 산에 나무가 있으면, 산에 나무가 있으면 그 산 튼튼하겠네."
딸은 생각난 김에 계속 이 노래를 흥얼 거리고 다닙니다.
"엄마. 나무를 많이 심으면 되요. 그럼 산이 튼튼해 진데요..." 라는 말도 합니다.
4살 꼬맹이도 아는 것을 어른들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토사가 무너져 달리는 차에 쏟아지는 끔찍한 영상은 재난 영화에서나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좋은 영상, 밝고 희망적인 영상만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