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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평범한 일상들

여름철 들끓던 벌레들 한 번에 날려보낸 화초들


지난 봄 야심차게 베란다 텃밭을 만들었었지요.
그리고 의욕이 앞서 겁도 없이 부산물 퇴비를 마구 뿌려 주었습니다.
덕분에 한 동안 집안에 냄새가 진동을 했구요. ㅜㅜ

시간이 지나 구수한 응가 냄새는 이제 거의 사라졌고 그렇게 퇴비의 악몽을 잊어갈 즈음...

이제 그 퇴비를 뿌린 텃밭에는 각종 벌레들이 들끓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눅눅한 날씨 탓이겠지요.

날파리는 기본이요 어서 듣도 보도 못한 벌레들이 자꾸만 생성되어
그 주변은 물론 집 안까지 점령하기 시작하자 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에프킬라를 뿌려볼까?
화초에 안좋겠지?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데...
그러다 생각난 것이 벌레들이 싫어한다는 구문초였습니다.
막상 방법이 생각나니 잠시도 참을 수가 없어졌습니다.
당장...이 노무 벌레들을 다 처리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추적추적 비 오는 날 찾은 원당 화훼단지...



언젠가 베베님께서 비오는 날 화초들 구경하러 가시면서 "비오는 날 내가 이게 뭐 하는 짓일까..."
라는 생각을 하셨다는데...
저 역시 오늘 그 베베님의 포스팅까지 떠올리며...수 십번은 중얼 거린 것 같습니다.


물론 베베님처럼 멀리 가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전 아들을 메고 갔습니다. ㅡㅡ;;
그래서 사진도 다 아이폰으로 대강 찍었습니다.
어쨌든 싱그러운 화초들을 보니 기분은 좋아지더라구요 ^^


대강 화초들을 고르는데 자꾸만 작은 선인장 셋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고 싶습니다.
TV 뒤에 놓아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을 하다가
 저 가시들이 아들 손에 다 박혀버릴 것 같아서 그냥 말았습니다.

울 아들이 좀 나대는게 아니라서 ^^;;



오늘의 보너스 토분 3형제...

옆의 원예 자재들 파는 곳에서 1,200원씩 주고 토분 사고
화초를 구입하면서 아저씨께 부탁 드렸더니
기꺼이 옮겨 심어 주시더라구요.

심으시면서 이름 알려 주셨는데...ㅡㅡ;;;
까먹었습니다. ㅠㅠ


개인적으로 상당히 맘에 드는 녀석입니다.

베베님은 요 녀석 이름 아실 것 같은데...그죠?


그냥 토분과 아이비는 어울리지 않지만 작은 바구니에 넣어주니

상당히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변신했습니다. ㅋㅋ
이웃분들 보면 뚝딱뚝딱 요런 거 다 만드시던데...전 재주가 읎어서 ㅠㅠ



암튼 요래요래...얘들은 싱그러운 베란다를 꾸미는데 나름 한 몫씩들 하시고...



이 아이들이 바로 오늘 빗길을 뚫고 화훼단지로 달려가게 만든 주인공들입니다.



먼저 구문초부터 옮겨 심었습니다.

예전에 한 번 키워 본 적이 있었는데...그때는 제대로 못 키웠었죠.

싸고 작은 화분으로 여러개를 살까 하다가...
아저씨의 강추로 큼지막한 아이 2포기만 사왔습니다.
작은 아이들은 약해서 잎도 쉽게 누래지고 키우기가 어렵다구요.

무엇보다 큰 아이가 향도 진하더군요. ㅋㅋ



잎이 너무 귀여워서 데려온 벵쿠버 제라늄...
다른 왠만한 화초들 부럽지 않게 고운 빛깔과 귀여운 잎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얼른 데리고 왔습니다.
얘도 제법 큰 아이로 2포기 사다가 옮겨 심었습니다.



이렇게 안방 베란다 창문 아래에 놓았습니다.
벌레만 쫓아 주어도 너무 고마울 것 같은데...나름 싱그러운 분위기까지...ㅋㅋ

심은지 약 5시간 정도 후에 나가보니...왠걸요...
날파리와 벌레가 다 어디로 날아가버리고 없습니다. ㅋㅋㅋ
음캬캬...이대로 올 여름 모기들까지 다 쫓아 준다면...정성껏 오래오래 키워 주겠습니다.
얘들이 이래뵈도 다년초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오래오래 잘 키워보라구요, 클 수록 향도 진해져서 벌레들이 더 싫어한다구요.


근데...그 벌레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그냥 사라졌을까요? 방충망 뚫고 나가버렸나?
설마 집 안의 다른 곳에 둥지를 틀거나...그러지는 않겠지요? ㅡㅡ;;

참참...구문초나 벵쿠버 제라늄 잎이 누래지면 잘라서 쓰레기통들 주변에 놓아두면
거기에 날파리 안 꼬인다고 하더라구요.
아직 실험은 안 해봤는데...해보려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