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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투덜대며 청소하던 엄마를 부끄럽게 만든 딸의 훈계


주말 저녁...온 집안을 정리를 하는데 온 식구들이 다 있다보니 정리를 해도 끝이 없습니다.
투덜투덜...궁시렁 궁시렁...
"왜 물건들을 제 자리에 안두는거야...하랑아...음식은 앉은 자리에서 먹어야지...다 흘리고 다니네..."

"에고...이걸 이렇게 두면 한결이가 다 먹어버리잖아..."
손길도 탁탁~험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다 정리했나 싶은데...현관이 또 엉망진창입니다.

매일 정리를 해도 잠깐이면 어수선해지는 곳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현관이지요.
나갔다가 들어올때면 그냥 들어오기 바빠서 칠렐레 팔렐레 늘어지는 신발들...
잠깐만 방심을 하면 어느새 발디딜 틈 없이 신발들로 가득해집니다.

"아니...신발을 신을땐 안 신는거 넣어 놓고...그리고 또 꺼내 신으면 좀 좋아..."
또 투덜투덜 거리면서 신발을 정리하는데...
그런 엄마의 모습을 아까부터 물끄러미 바라보던 딸내미...

"엄마..아빠랑 나갈 때 차에 보면 맨날 지저분하더라..."
"엄마야..너희들도 챙겨야 하고 짐도 챙겨야 하니...거기까지 못 치우는 거지..."
"응...엄마는 바쁘잖아...근데...아빠도 차 지저분한거 청소했어..."
진지한 얼굴로 딸은 계속 말을 이어갑니다.
"근데...아빠는 아무말도 안하고 그냥 치우더라..."
"......"
"청소는 다 똑같은건데...아빠는 말 안하고 치우던데...엄마는 왜 화내..."
"이것이 키워놨더니 ...맨날 지 아빠 편만들고...."
할 말이 없어서 이리 궁시렁 대긴 했지만 뜨끔했습니다.


덥다고 저만 더운 것도 아니고 힘든 것도 저만 힘든 것도 아니건만...
유독 더위에 약하기에 체력도 바닥이다 보니 짜증도 늘어만 가고
 또 그 모든 짜증을 그대로 부리곤 했던 요즘 저의 태도가 부끄러웠고 

새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우리 하랑이 진짜 많이 컸네요.
어떻게 엄마가 투덜대며 청소하는 이 상황과
묵묵히 아빠가 차를 청소하던 상황을 연관지어서 이리도 조리있게 말을 하는지...
물론 접속사 사용은 어설프지만...

4살 딸내미의 어휘와 사고력 치고는 제법이라고...또 고슴도치 맘은 감탄을 합니다. ㅋ

더운 여름...짜증도 나고 많이 지치시죠?
그래도 짜증 낸다고 더운게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해야 할 일을 안 해도 되는 건 아니니깐요...
기왕에 해야 할 일이고 겪어야 할 더위라면...쿨하게...홧팅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