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남들은 행복한 주말, 왜 우리 가족은 괴로울까?

행복하고 평화로운 주말....!!!!
언제부턴가 그 평화로운 주말이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유독 아침잠이 없는 아이들 덕분에 주말에도 7시 기상입니다.
남들은 주말에는 10시까지 늘어지게 늦잠을 잔다는데...
저에게는 취침시간과 상관없이 대부분 비슷한 7시 경이 기상 시간입니다.
운 좋은 날은 7시 40분 가량에 일어나기도 하고 운 없는 날은 6시 20분 정도에 일어나기도 합니다.
암튼 7시 전후로 해서 일어나야지요.

눈을 뜨자마자 배고프다는 아이들...잠도 덜 깬 상태로 식사 준비를 합니다.
평일에는 간단한 요기 거리만 챙기고 저도 대충 먹기에 식사 준비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지만...
남편까지 쉬는 주말에는 차마 그럴 수가 없습니다.

거창한 밥상을 차리는 것도 아니고 반찬 한 두가지 더 하고 국 끓이고 하는데...
뭐 그리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건지...밥 먹고 치우고...
아침 식사 준비부터 치우는데까지 꼬박 오전 시간이 다 지나갑니다.


그동안 엄마 껌딱지 아들은 엉엉~ 울어대기도 하고
만들기 하거나 그림이 잘 안 그려지는 딸내미는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그나마 각자 놀때는 좀 평화로운 편이지요.
자꾸만 누나가 하는일에 참견하는
아들때문에 누나의 비명과 짜증내는 소리가 끊이질 않아 엄마는 머리가 아파올 지경입니다.

달래 보기도 하고 혼내기도 해가며 전쟁을 치르 것 같은 기분으로 오전을 보냈는데 벌써 점심입니다.

또 점심은 무얼 먹지...!!!
아무리 간단한 것을 먹어도 어쩌면 그리 설겆이 거리들이 쌓이는지...
정신없이 또 점심을 떼웠습니다.


아들이 낮잠을 자야 할 시간입니다.
하지만 누나와 아빠가 있으니 도무지 잠을 잘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졸음이 쏟아질때마다 찡찡~거리고 심한 잠투정을 반복합니다.
그러면서도 자려 하질 않습니다.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동생이 잔다고 조용히 해줄 수 있는 월령이 아닌 누나는 쉴새 없이 떠들어 댑니다.
온갖 인상을 쓰며 딸을 조용히 시켜 봅니다.
나름 소리를 안내려고 노력하건만 몰라주고
혼만 내는 엄마가 야속한지 딸내미는 찡얼 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소근소근 신경전을 벌여도 끄떡없이 말을 하지 않으면 무엇이라도 달그락 거리는 누나...

결국 아들은 30분을 못 자고 깨어야 합니다.
그럼 또 동생 깨웠다고 딸은 혼이 납니다.
2~3시간은 푹~자야 활발하게 잘 놀텐데...
잠을 잘 못잤으니 유독 예민하고 짜증이 심합니다.

그런 동생에게 시달리는 엄마 또한 짜증이 폭발합니다.


어지르는 사람이 셋이나 되니 집안도 엉망입니다.

이쪽을 치우고 돌아서면 저쪽이 어질러져 있고
저쪽을 치우고 돌아서면 이쪽이 어질러져 있습니다.

어느새 또 저녁입니다.
저녁은 뭘 먹지...또 시간을 들여 반찬을 만들고 저녁을 차립니다.
먹고 치우고...그 사이 아이들은 또 싸우고...울고...
엄마에게 껌처럼 달라 붙어서 떨어지질 않고...


평일에 힘들게 일하고 주말이 되어도 쉴 공간이 없는 남편도 짜증이 납니다.
아이들이 아빠와 잘 놀아주면 좋으련만...
엄마 껌딱지 아들은 아빠가 놀아주려 하여도 울어대기만 합니다.

달래려 해도 달래지지 않는 아들도 밉고 애 제대로 못 보고 울린다고 잔소리 하는 아내도 스트레스겠지요.
아내는 아내대로 할 일이 산더미인데 징징거리는 아이들때문에 스트레스도 받는 한편
남편에게 주말이라고 잠시 편안하게 쉴 공간도 마련해 주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공연히 눈치가 보입니다.
그러다가도
'누군 평일에 노나? 난 평일도 힘들고 주말은 더 바뻐...'
라는 심술궂은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딸은 딸대로 사사건건 따라다니며 방해하는 동생이 스트레스요
나름 본인도 피해자이건만
 동생에게 못 되게 군다고 혼나기만 하는 하루가 괴롭구요,

평소에는 누나가 어린이집에 간 사이 엄마가 함께 놀아주기도 하고

만지고 싶은 것 궁금한 것 다 만져도 되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주말에는 유독 '안돼, 하지마...누나꺼야..." 하지 말라는 것도 많고
잠시 자신과 놀아줄 짬을 내지 못하는 엄마도 못 마땅합니다.
잠들만 하면 떠드는 누나 때문에 내내 피곤하기도 하고 말이지요.


집에 있는 것이 힘들어 몇 번 외출을 시도해 보기도 했지만
아직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아들을 교대로 안고 업고 해야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구요
특히나 더운 여름철 아들 메고 외출 한 번 잘못하면 땀띠 작렬...ㅠㅠ

샘쟁이 딸내미가 저도 힘이 든다며 업어달라고 떼까지 쓰곤 하는 일을 두 어번 당해보니
쉽게 외출 계획도 못 잡겠더군요.

외식이라도 하러 나가면 식당의 집기들을 다 부술세라...
힘차게 기어다니고 참견하고 다니는 아들 때문에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정신없이 식사를 하고 나오기 일수지요.
체하지 않은게 다행이라 할 만큼...말입니다.ㅠㅠ
한 마디로 집에 있으면 집에 있는대로 밖에 나가면 나가는대로 모두에게 고생인 것이지요.

전쟁같은 하루를 보내고 아이들을 재우고 나니 안도의 한숨이 나옵니다.

월요일 아침...딸내미를 차량에 태우려고 대기할때 만나는 엄마들이 다들 주말이 전쟁 같았다 합니다.
그런 걸 보면 요만한 아이들을 키우는 집의 주말 풍경은 대부분 비슷비슷 한가 봅니다. ㅋㅋ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온 가족이 평화롭게 휴식을 취하는 제가 생각하는 그런 주말이 올까요?

정말 아이러니 한 건 말이지요...
이렇게 전쟁같고 힘들고 피곤한 것 같은 주말임에도.
월요일 아침이 되면 또 온 가족이 함께 하는 그 주말이 기다려 진다는 것입니다.
함께 있으면 나름의 고충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있고 싶어지는...그래서 가족인걸까요?

주말은 진정 애증의 시간인 듯 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