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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참을 수 없이 조악한 장난감에 울어버린 동심


추석 연휴 마지막 날...!!!
한가로운 오후 시간 공주놀이를 하던 딸내미가 갑자기 꽝~소리를 내며 뒤로 넘어졌습니다.
아니...말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는 표현이 더 현실성이 있겠네요.
허리와 등을 크게 부딪치며 넘어진 딸은 엉~엉 울었습니다.
그나마 머리를 안 다쳐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딸내미의 공주 슬리퍼가 두 동강이 났더군요.
이렇게...걸으면 반짝반짝 빛이 나는 이 뾰족 신발 속에 이런 전선들이 들어있는지 몰랐네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한데...순간 그런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내가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지...그리고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도대체 장난감을 어떻게 이렇게 부실하게 만드는거야? 더군다나 신발을...
크게 다쳤으면 어쩔 뻔 했어?' 하고 말이지요.


여자 아이들이 열광하는 공주 장난감에 인색한 편이구요
더군다나 이런 스타일의 완제품의 장난감을 좋아하지 않지만...
친구집에 놀러 갔다가 본 공주 셋트를 너무도 갖고 싶어 하기에 
일주일 전쯤 맘 먹고 한 셋트 사 주었지요.

마법봉, 공주 슬리퍼와 왕관, 그리고 귀걸이, 목걸이가 들어있는 셋트였지요.

어찌나 좋아하던지...어린이집까지 차고 가겠다는 것을 집 안에서만 하는 것으로 약속을 했기에
집에 오자마자 악세사리들 끼우고 공주님이 된 양 의기양양하게 다니곤 합니다.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다른 한짝을 뒤집어 보았더니 이 쪽도 실금이 가 있습니다.
우리 딸내미 몸무게가 14.5kg 입니다.
45개월 된 여아들 평균보다 조금 못 미치는 정도 혹은 겨우 평균 정도의 무게지요.
그런데...저 실금은 왠 말일까요.
산 지 일주일 밖에 안 된 장난감이 말이지요.


이 건 저 신발과 한 셋트였던 마술봉입니다.
이 장난감을 사온 날 저녁에 "수리수리 마수리~아브라 카다브라..."를 외치며
휘두르고 다니던 딸내미가 책장에 툭 부딪쳤는데 뚝~ 부러졌습니다.
'그거 부딪쳤다고 이리 방금 사 온게 이리 부러지냐...진짜 황당하네...'
마트에 가져가 a/s를 요청 할까 하다가 어쨌든 딸의 과실도 있었으니

그냥 참기로 했습니다. 사자마자 망가진 장난감에 엉엉~울고 있는 딸이 안쓰러워
아빠가 소리라도 나게 해주겠다고 분해까지 했으나 헛 수고...

사실 이 사진은 남편이 분해하기 전에 다시 조립하기 위해 찍어 놓았더군요.
증거를 남기지 않고 버린 것을 후회 하고 있었더니 남편이 제 이멜로 전송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이 장난감 셋트을 사온 첫째날 이 마술봉은 비명에 가셨구요.


이건 왕관입니다.
애초에 워낙에 크게 제작되어 제 머리에 써도 줄줄 흘러 내려가던 부실한 왕관...
11개월 아들이 저도 써 보겠다며 딸과 실갱이를 하는 중에...툭~~부러졌습니다.
그냥 툭 부러진 것도 아니고 동그란 장식대들이 떨어져 나가며 망가졌지요.



이 장난감 셋트를 산지 5일만에 이리 망가진 왕관...
물론 딸내미는 울고불고 난리가 났습니다.
부실한 장난감의 상태에 화가 났지만
어쨌든 이것도 우리 아이들이 힘을 가해서 그랬으려니 하고 그냥 참았습니다.



하지만 밑도끝도 없이 두 동강이 난 딸내미의 장난감 신발 앞에서는
정말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크게 다칠뻔했기에 그 화가 더 컸습니다.

마술봉이야 워낙에 휘두르며 노는 장난감 아닌가요?
그런 장난감이 사 온 첫 날, 단 한 번의 충격에 부서진 것도 그렇고

아이들의 힘이 세면 얼마나 세다고...
11개월 아이와 4살 아이의 실갱이에 맥없이 끊어져버린 왕관도 화가 나는데...

아무리 장난감이라도 14.5kg의 아이의 무게를 일주일 그 것도 오후에만 생각날때 가지고 놀았는데
그 것도 버티지 못하는 부실한 신발...
( 위험하고 안 좋을 것 같아 신발은 오래 못 신고 있게 했었거든요.)

이유없이 신발이 두 동강이 나고 나니 원체 장난감이 부실했던 것이지
아이들이 무리한 힘을 가해서는 아니었다는 결론이 확실히 나더군요.


이런 부실한 장난감을 이 만원 가까이 주고 구입했다니...
돈도 돈이지만...이렇게 하나하나 망가질때마다 실망하는 아이의 마음은 어떻구요.
한 달 가까이를 조르고 졸라서 귀하게 얻은 장난감...딸은 몇 일 간격으로 세 번을 대성통곡 했습니다.
달래느라 진땀빼서 화가 나는게 아니라 이 장난감 한 셋트 때문에 몇 번이나 실망을 했어야 하는
어린 딸의 마음이 이해가 되어 속이 상하고 참을 수가 없어지네요.

갖고 싶었던 물건 어렵게 갖게 되었는데 그 물건이 맥없이 상하거나 망가지면
정말 속상하지요.
어른도 그럴진데...하물며 아이는 오죽하겠습니까...
이런 물건들 만들때...제발 내 아이에게 당장 주어도 부끄럽지 않을...
그런 견고함과 좋은 재질로 만드실 수는 없는 걸까요.

 추석 연휴 전 포스팅이 우울하고 기분 안 좋은 내용이라
연휴 후의 포스팅도 밝고 환한 이야기로 시작하려 했는데...
오늘 너무 화가 나서 또 이런 내용이네요.
아무튼 아이들 실망하지 않게 이런 부분은 빨리 시정되었으면 좋겠네요.
검색해 보았더니 J유통의 신데렐라 주얼리 셋트라고 나와있네요.
상자랑 망가진 건 다 버려서 굳이 검색해서 찾았어야 했네요.
안 그래도 속상한데...검색하다 보니 지대로 바가지 까지 썼네요. ㅋㅋ
역시 장난감은 마트가 참 비싼듯...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