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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폭풍 적응력의 종결자, 병원 생활 10배 즐기기


하랑양 22개월 무렵....!!!
한창 유행하던 신종플루에 걸렸습니다.
다행하게도 조기 발견하여 빠른 타미플루를 처방 받고 곧 치료를 받았기에
많이 고생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은 그저 독한 독감의 일종으로 여기지만...
2년 전에는 걸리면 죽는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무시무시한 병명이었었죠.

3박 4일간의 입원 기간 동안 느낀 건..
멀쩡한 사람도 몇 일만 입원하면 병자 되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왠 주사도 그리 많이 놓고, 검사할 것들은 또 어찌나 많은지...
많이 자고 많이 쉬어야 낫는다는 병이라면서...
밤, 낮, 새벽 할 것 없이 2시간 마다 깨우고, 주사 놓고, 검사하고....
오죽하면 아이 좀 재우자고...버럭 하면서...진료를 거부하기까지 했었지요.


그래도 입원 이틀이 지나면서 열도 잡히고 많이 회복 되었습니다.
아픈 것이 덜 해지자...병실을 헤집고 다니며 폭풍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링거 바늘을 꽂은 발이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엄마가 딸의 발이 되어주니 못 다니는데도 없고...
못 하는 놀이도 없습니다.


평소 회사일이 바빠 잘 만날 수 없었던 아빠도 휴가를 얻어 놀아주지요,
집안 일에 치이지 않는 엄마도 내내 붙어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책 읽어주고....
같은 내용의 책을 보고 또 보아도 신나고 재미있기만 합니다.


그림 솜씨 좋은 아빠와 그림도 많이 그렸습니다.
하랑이도 그리고, 아빠도 그리고, 하랑이가 좋아하는 동물들도 그립니다.
쓱쓱~~서툰 솜씨로 색칠도 해봅니다.
사실 엄마도 그려주었는데...너무 못생기게 그려서 사진 안 찍었습니다.
애 아빠는 제가 생긴대로 그렸다는데...인간적으로 너무 못 생겨서...없애버렸습니다. ㅡㅡ;;


그새 친구도 사귀었습니다.
이쁘고 발랄한 언니와 귀여운 동생이요.
워낙에 어릴적부터 동네 참견 다 하고 다니던 하랑양...
퇴원을 할 때쯤에는 이 입원 동기들과 막역한 사이가 되었었다죠.

간호사 언니들과도 친해졌습니다.
심심할때 병원 로비에 나가면 이쁜 간호사 언니들과
 의사 선생님들이 다 알은채 하시며 이뻐라 해주십니다.


퇴원하던 날...딸내미는 큰 소리로 말 합니다.
"엄마...아강이...병원 너무 재미 있었어요. 아강이 병원이 좋아요"
22개월 제법 또렷해진 발음으로 이리 말하는 하랑양의 철딱서니...!!!
퇴원수속을 도와주던 간호사 언니가 빙그레 웃으십니다.
"하랑이...병원에 또 오면 언니가 주사 아주 아프게 놓을거야..."

괴로운 검사도, 아픈 주사도 그녀의 폭풍 적응력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ㅋㅋ
덕분에 엄마도 딸이 아픈 그 시간동안 악몽 대신 나름 즐거운 추억거리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그런 추억은 한 번으로 족하겠지요.
앞으로 쭉!! 건강하고 씩씩하게...자라길 새삼 바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