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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씩씩한 한결이

돌쟁이 아들이 보여주는 7전8기 정신


 


집에서만 아장아장 걷기 연습을 하던 아들이 드디어 처음으로 신발을 신고 나왔습니다.


난생 처음 신어보는 신발은 영~ 거추장스럽고 무겁기만 합니다.


자꾸만 비틀비틀...삐끗삐끗...
꼭 어린 여자가 처음으로 하이힐을 신은 모양 마냥...
몇 번을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 났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막상 익숙해지니 걸을만한가 봅니다.
여전히 엉거주춤...어정쩡한 자세이긴 하지만...
조심조심...세상으로 첫 걸음을 내딛기 시작합니다.


엄마게게 안겨 있거나 유모차를 타고 있을때는 몰랐는데...
직접 걸어서 이리저리 놀이터를 탐색하니...모든 것이 새롭기만 합니다.


표정이 어찌나 행복해 보이는지...!!!
따라다니는 엄마도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물론...중간중간 여러번 넘어졌습니다.
깨끗하게 세탁된 옷을 입고 나왔건만 소매와 무릎이 새까매지고...
어느새 손도 먼지 투성이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좋다고...엄마가 안아주려 하여도 자꾸만 손길을 뿌리칩니다.


그렇게 신나게 돌아다니던 아들에게 첫 위기가 다가왔습니다.
바로...놀이터 한쪽의 언덕입니다.
아직 평지도 걷기 힘든 아들에게 언덕을 올라가는 건 힘에 부칩니다.

제가 보기엔 약간의 경사인데...아들에게는 이 얼마나 큰 시련인지요.


난생 처음 오르막길을 만난 아들은 잠시 망연자실 앉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곧 결심이 선 듯...벌떡 일어나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아장아장...힘들긴 하지만...한 걸음씩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정상이 나오겠지요.


까마득히 멀게만 느껴지는 정상을 향하여...한 걸음씩 옮겨 갑니다.


넘어져도 괜찮습니다.
다시 일어나서 올라가면 되니깐요 ^^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엄마가 도와 줄까?" 안아주려 손을 내밀자...
그저 쳐다만 볼 뿐 안아달라고 하지를 않네요.
눈빛이 "엄마...괜찮아요. 저 혼자 해 볼게요..." 라고 하는 것 같죠? ㅋㅋ


그렇게 정상에 올라가 아래를 바라 보고 잠시 넋을 놓고 앉아 있습니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뿌듯함? 성취감? 그냥 아고...힘들다?? ㅋㅋ



내려가는 건 훨씬 쉽습니다.
비틀비틀...중심 잡기가 약간 힘들기는 하지만...
가속도가 붙어 조금 무섭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터벅터벅...엄마 나 정말 제법이지요?


이제 거의 다 내려 왔습니다.
몇 번이나 넘어지고 일어서야 했지만...
난생 처음으로 신발 신고 나온 것 치고는 제법 큰 경험을 한 것 같네요. ㅋ


바깥 세상은 정말 재미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고 곳곳에 위험도 도사리고 있지요.

오늘 처음 세상을 향하여 첫 걸음을 떼기 시작한 아들...
수 십번 넘어졌지만 한 번도 울지 않았습니다.
오뚜기 처럼 벌떡 일어나 계속 다시 도전하고 또 다시 도전하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딱 오늘 만큼만 
의욕적으로 힘차게 세상을 향하여 힘차게 걸어 나가길....
엄마는 그렇게 아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