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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씩씩한 한결이

길가의 개똥, 어린 아기 엄마가 기함할 수밖에 없는 이유


한창 걷기 시작한 아들내미는 잠시도 집에 있지 않으려 합니다.
수시로 신발을 들고와서 나가자고 졸라댑니다.
물론 말을 하는 건 아니고...신발을 들고 현관과 제 앞을 오가며 징징거리는 것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합니다.

때문에 깨어있는 시간의 반 이상은 밖에서 보냅니다.


밖에만 나오면 언제 징징 댔냐는 듯 밝은 표정의 아들...
걷기 일주일만에 타기 어려워했던 놀이터의 기구에도 혼자 올라가
재미지게 타고 놉니다.


하지만 엄마는 괴롭습니다.
수시로 뒹굴고 넘어지고...힘들면 기어다니고...
덕분에 매일 옷을 삶고 하루에 두 세번씩 샤워를 해야하지요.

그래도...어릴땐 건강하게 뛰어 노는게 최고라는 생각에
왠만하면 아이가 지쳐 할 때까지 놀게 해 주는 편이지요.



엄마가 부지런 떨어서 해결이 될 문제들은 얼마든지 양보 할 수 있습니다.
까짓...빨래...뭐...아이가 즐거운데...큰 문제가 되겠습니까...

하지만...아직도 무엇이든 눈에 띄면 다 만져 보아야 하고...
맛 보아야 하는 아들의 호기심 덕분에

잠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열심히 따라 다니면서 위험 요소들 제거 하고, 지저분한 것들 빼앗아 버리고...
그 손들 입속에 들어가기 전에 얼른 닦아주어야 하구요...ㅡㅡ;;


그러다 엄마가 기암할 일이 벌어졌으니 바로 이 강아지의 배설물입니다.
아들이 이 강아지의 배설물을 만지려던 찰라에 얼른 들어서 다른 곳으로 옮겼지요.
정말 딱 5cm 정도의 차이, 아들은 이 강아지의 배설물에 손끝이 닿기 직전 이었습니다.
잠시 한 눈이라도 팔았으면 어쩔뻔했나...라는 생각에 심장이 두근 거립니다.

거리에서 이런 응가를 보는 것 만으로도 불쾌해지고
정말 재수 없어서 밟기라도 하면 하루종일 발바닥이 스물스물 그 물컹한 기분이 느껴지던데....
저만 그러나요?

암튼 보고 밟는 것만으로도 기분마저 더러워지는데...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면서 칠렐레 팔렐레 돌아다니며
다 만지고 돌아다니는 아들이 있고보니 이런 배설물을 보면 더욱 신경이 곤두서는 기분입니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하여 산책을 나와 겸사겸사 배변을 본 것 까지는 좋습니다.
하지만...그 배설물을 깨끗하게 치워주는 건 당연한 애티켓 아닌가요?
막말로 강아지가 거실에다 응가를 해 놓아도 이리 방치해 두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그나마 집 안은 그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가족들이기나 하지요.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에 많게는 대 여섯개의 형체가 있는 배설물...
혹은 마르고 부식되어가는 배설물들을 발견 하곤 합니다.

우리 아들처럼 멋 모르는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집인지 밖인지....말 그대로 덩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하고 구르고 만지고
심지어는 먹고 다니는 아이들이요.

그 배설물들을 직접 만지지는 않아도 부식되고 작은 형체만 남았을때 그 위에 넘어질 수도 있고
바닥을 짚은 손을 다시 입으로 가져 갈 수도 있습니다.
운이 안 좋으면 진짜 그 응가를 만지고 가지고 놀 수도 있겠지요.

엄마가 잘 보면 된다지만 아이들의 행동이 워낙에 재빠르니 순식간 입니다.

저처럼 걸음마 떼는 아이 엄마에게 반려동물들의 배설물은...
밟으면 터지는 진짜 지뢰만큼이나 무섭고 불쾌한 존재네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