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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감정적인 체벌들 때문에 어린이집이 무섭다는 아이들

처음 J가 어린이집에 갔을때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발레 시간이었습니다. 샤랄라~레이스가 달린 원피스를 입고 귀여운 발레 슈즈를 신고... "이모...나 좀 봐봐요..." 어찌나 자랑을 하던지요. 간혹 발레시간에 들었던 음악이 나오면 시범을 보여 가면서 짧은 다리를 올리기도 하고 빙그르르 돌기도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J가 발레 하기 싫다고 한다고 합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도...그냥 재미가 없다고만 했답니다. 친구는 그저 아이에게는 너무 어려운 동작들이 많아 따라가지 못해서 그러나...배울수록 어렵게 느껴져서 그러나 싶었답니다.하지만 아시다시피...5살 아이가 하는 발레라는 것이 그저 가벼운 스트레칭 정도에 음악에 맞추어 간단한 율동정도 하는 것으로 아이가 따라하기 어렵거나 힘든 난이도는 아니지요. 유난히 흥이 많아 일단 음악이 나오면 몸부터 흔들고 보는 J가 발레를 하기 싫다는 것은 어려워서가 아니었습니다.

몇 일전 놀이터에서 발레복을 입은 J를 만났습니다. "어머...J 발레하고 왔구나...재미 있었었어?" 왠지 시무룩한 표정의 J는 대꾸가 없이 쓱~지나쳐 갑니다. "J가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내가 저번에 얼마 전에 J가 발레 하기 싫다고 한다고 했잖아. 왜 그러냐고 물어도 그냥 하기 싫다고만 하더니...몇 일 전부터는 자꾸 발레 하는 날은 어린이집도 가기 싫다고 하는거야. 자꾸 재미없고 무섭다고..."

"그래서...다른 이야기 하다가 돌려서 물어 봤더니 선생님이 자꾸 욕을 하나봐. 오늘도 J가 낮잠에서 늦게 깨어나 발레 시간에 늦었는데 '에이 C8 왜 이제 내려 보내고 난리야.' 라고 했다나봐. 그런 욕을 별로 들어 본 일은 없지만 5살 정도면 눈치가 빠삭해서 대충 나쁜뜻의 욕이라는 거 감으로 알잖아.원장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얼마전에 바뀐 선생님인데 무용 전공하는 아르바이트 선생님이라 유아 전문 선생님이 아닌 관계로 그런 부분을 잘 몰라서 아이들에게 강압적인 태도를 많이 취하시는 것 같다고, 주의를 준다고 하시더라구."

아무리 특별 활동만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도 그래도 아이들을 가르친다면 말을 가려하는 분별은 있어야 할진데...무슨 대단한 전문 발레를 가르친다고 기본 성향이 안 된 발레 전공자 아르바이트 학생을 데려다 쓰면서 위화감을 조성하는지 모르겠다며 친구는 투덜대더군요.

생각해 보면 강압적이고 말을 가리지 않는 선생님들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 하는 엄마들이 참 많습니다.

"선생님이 아이가 줄 제대로 안 선다고 자로 등 때리면서 '좀 똑바로 서라고 이 새끼야...' 라는 말을 했다는 말도 들었었거든.." 물론 간단한 체벌도 있을 수 있있다 칩니다. 하지만...원에서 뭘 그렇게 아이들 등을 자로 치고, 이 새끼 저새끼를 찾을 일이 있는지...

생각해보니...3살 때인가? 하랑이도 30cm 자를 들고 "엄마..이거 자네...이거 맴매지?" 라고 해서 "어떻게 알아?" 했더니 선생님이 말 안 듣는 오빠들 발바닥 맴매 했다고 하더군요. 흠...내가 일하던 원에서는 따로 회초리같은 거 없었는데...30cm 자는 초등학교때 선생님이 사용하던 회초리였는데...암튼 회초리로 사용하는 일이 있긴 있나봅니다. ㅡㅡ;;


언젠가는 하랑이가 인형에게 책 읽어 준다고 하면서 동화책 읽어 주다가 갑자기 인형 입을 때리면서
'입 다물라고 했지...누가 떠들래?' 라고 하더군요. 깜짝 놀라..."하랑아..인형 왜 혼내니?"  했더니 00 친구 이름을 대면서 선생님이 00한테 그랬다고...하더군요. 생각하기에 따라 별 일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선생님의 손매와 입이 참 거칠다는 것은 느껴지지 않습니까? ㅡㅡ;;


"선생님이 옷에 오줌을 싼 아이의 엉덩이를 때리고 벌로 한참 동안 팬티도 안 입히고 화장실 앞에 세워 놓았다나봐...점심 먹다가 그래서 점심 시간 끝날때까지 그랬다니깐 한 시간 가까이 그렇게 해 놓은거 아니야...내 아이가 당한게 아니라 내가 나서서 뭐라 하지는 못했지만...5살이면 알 거 다 알만한 나이인데..."

이웃맘에게  경악스러운 이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그 얼굴도 모르는 친구네 반 아이가 안쓰러워 심장이 두근 거리더군요. 이 이야기를 전했던 아이는 얼마간 어린이집에 더 다니다가 자꾸만 선생님이 무서워서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하여 약 3주간의 대기 시간을 거치며 다른 어린이집에 자리가 생길때까지 기다리기도 했었구요.
 
저도 아이들 가르쳐 보았지만...여러 아이들을 선생님 혼자 통솔을 하다보면 힘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때문에 말썽꾸러기 아이들에게는 간단한 체벌 혹은 잘하는 아이들에게 상을 주기도 하면서 때로는 혼내고 때로는 어르고 달래고...당근과 채찍이 필요한 순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위의 상황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면...체벌의 수위를 떠나 참 다분히 감정적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의 태도가 느껴지거든요. 또한 내 아이가 직접 당하지는 않았지만...그 상황을 지켜보며 아이가 느끼는 충격과 언젠가 나도 저렇게 당할 수도 있다는 무의식적인 공포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고 말이지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때 엄마가 바라는 것은 딱 하나...그저 아이가 재미나게 잘 놀고 오면 좋겠다...는 것 일겁니다.뭐...간혹 욕심 많은 엄마들을 다른 바라는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대부분은 그저 선생님에게 귀여움 받고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재미있게만 놀다 와라...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런데...그 단 하나의 바램이 참 큰 바램인가...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네요.

문득 어린시절 제가 다녔던 유치원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참 예뻤습니다.
그리고 정말 잘 웃으셨습니다.
꽃 무늬 원피스를 즐겨 입으셨고 소풍날 하얀 챙 넓은 모자를 쓰고 오신 선생님은 공주님 같았습니다.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제일 예쁜 줄 알았는데...
솔직히 우리 엄마보다 훨씬 더 예뻤고 참 상냥하셨습니다.

잊혀질만 하면 어린이집의 과잉 체벌과 아동 학대가 뉴스에 나오더군요.
잊혀질만 하면 여기저기 이웃 어린이집의 어떤 교사는 이랬다더라...저랬다더라...말이 들려옵니다.
선생님들...아이들이 모르는 것 같아도 다 알고 있습니다.
더러는 선생님을 평생 기억 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 입니다.
과연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에 남을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전 제 딸아이가 '선생님은 다 상냥하고 천사같이 예쁘다.' 라는 기억을 갖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첫 선생님의 이미지가 그렇듯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