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사과를 먹던 백설공주가 쓰러진 진짜 이유

딸내미 어린이집에서 할로윈 데이 파티를 한답니다.
왜...이런식의 서양 명절 때문에 들썩여야 하는지...못 마땅하긴 하지만...
또 막상 행사를 한다는데...우리 딸만 준비 안 하기는 뭐하고...
또 막상 준비를 하려니 기왕이면 이쁘게 입은 엄마의 욕심이 생기더군요.



마녀를 만들어줄까, 천사를 만들어줄까...
고민을 하다가 한창 공주 홀릭인 딸내미의 취향을 백 번 고려하여
백설공주로 변신 시켜 주었습니다.
치렁치렁 진짜 드레스는 칠렐레 팔렐레 밟힐 것 같고
귀여운 미니 드레스를 골랐습니다.


물론 딸내미는 난리 났습니다.
공주 옷을 입고 기분이 좋은지...동생에게도 사랑이 넘칩니다.
"뭐?? 너도 입고 싶다고? 넌 남자잖아...남자는 왕자 하는 거야..."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대화도 합니다.


룰루랄라...빙글빙글...
"엄마...치마가 활짝 펴졌어요..."
발레리나 처럼 빙글빙글 돌며 온 집안을 다 돌아다닙니다.


백설공주 하면 사과다... 싶어 딸에게 사과를 쥐어 주었습니다.
물론 엄마의 설정샷을 위한 소품인데 말입니다.


처음에는 사과를 들고 엄마의 의도대로 먹는 시늉을 잘 해줍니다.
"엄마...이렇게요?? 근데...사과 냄새가 정말 좋아요..."


"사과가 맛있겠다..." 소리를 몇 번이나 합니다.
"엄마...사과 냄새를 맡으니깐 입에서 자꾸 침이 나와요..."
사과 냄새에 침이 나온답니다. ㅋㅋ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러나...울 딸내미 4살 치고는 참 표현력 좋지 않나요?

고슴도치 맘 또 혼자 감탄하고 있습니다.


"하랑아...사과 엄마가 깨끗하게 씻어 놓은 거니깐 껍질채로 먹어도 돼...먹고 싶으면 먹어..."
엄마의 말에 딸의 표정은 활짝 밝아졌습니다.


"와...엄마...사과가 정말 맛있어요...."
어느새 딸은 백설공주 옷을 입은 기념 촬영은 뒷전이 되었습니다.
요즘 사과가 정말 맛나긴 하잖아요. ㅋㅋ


너무 맛있는지 딸애의 표정은 순식간에 저돌적으로 변했습니다.


먹고...먹고...또 먹고....
백설공주가 아니라 식탐공주입니다. ㅡㅡ;;


옆에서 누나가 사과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생...
한 입만...주지....!!!
야속한 누나는 단 한 입도 나눠 주지 않습니다. ㅠㅠ


백설공주 원작처럼 그녀도 쓰러졌습니다.
물론 사과의 독 때문은 아닙니다.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그런 새콤달콤한 사과 맛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