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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육아는 행복해

무개념 엄마들의 수다 삼매경에 놀이터는 우범지대?


요즘 날씨가 따뜻해 매일 놀이터에 나갑니다.조금 있으면 추워질 것이기에..언제 추워질지 모르는 계절인 듯 하여...열심히 뛰어 놀게 합니다.


4살 딸내미, 2살 아들내미는 덕분에 매일매일 신이 납니다. 실컷 뛰고 놀이기구도 타고 언니, 오빠, 형, 누나,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습니다. 딸내미는 알아서 언니 오빠들과 잘 노는데 어린 아들녀석은 쉽사리 풀어 두기가 어렵습니다. 사리분별이 아직 안되는 아들이 칠렐레 팔렐레 돌아다니며 사고도 많이 치고, 이것 저것 주워 먹기도 하고 어려운 기구들에 겁도 없이 올라가고...하니깐요.

아이들 혹은 엄마들이 생각 없이 먹다가 버린 과자 봉지, 혹은 바닥에 쏟아진 과자 부스러기...사탕....아이스크림 막대기등....다 먹지 않고 버려 바닥에 줄줄 흘러 내리는 음료수 병들...이 놀이터에 널려 있습니다.
경비 아저씨들이 수시로 치우긴 하지만 그 수가 많다 보니 내 아들 입으로 들어 갈 염려가 있는 쓰레기들은 스스로 주워야 합니다. 졸지에 쓰레기 청소 아줌마가 되곤 합니다. 안 주워 버리면 저것들이 어느순간 다 아들의 입속으로 들어가거든요.



저희 집 앞 놀이터에는 2개의 휴지통이 있습니다. 중간에도 있고 놀이터 앞 쪽에도 있구요. 놀이터가 몇 십만평도 아니니 휴지통까지 많이 걸어야 10발자국 혹은 20발자국 이상은 걷지 않습니다. 그런데...왜 먹고 쓰레기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걸까요. 오늘도 그 쓰레기들을 투덜거리며 처리하였지요 ㅡㅡ;;

위에도 잠시 언급했지만...한 눈 팔면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사고를 치거나 위험한 곳에 겁 없이 다니기에 항상 아들 뒤를 졸졸 따라다닙니다. 그렇게 아들 뒤로 따라가는데 아들이 시소 아래로 들어갑니다. 아무도 없는 시소 아래에 들어가서 논 것도 아니고 지나가려던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6살 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 둘이 달려오더니 쿵덕쿵덕 시소를 타기 시작합니다. 거의 돌진하다 시피 맹렬한 기세로 와서 시소도 아주 세차게 타더군요.미처 시소 아래를 빠져나오지 못했던 아들은 시소에 크게 부딫혔습니다. 황당한 건 옆에서..."얘들아...살살타...그렇게 세게 타다 떨어지면 다치잖아."  이제 돌쟁이 아들은 그 시소 아래에서 못 빠져 나오고 이마가 벌게진 채 울고 있는데...그런 아기는 보이지도 않는지...."동생 있잖아..." 소리를 쳐도 들은척도 안합니다.



제가 시소를 잡으며 "멈춰...애기 있는 거 안보이니?" 저도 모르게 화를 냈습니다.
시소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멈추기도 힘들었습니다. 주변 맘들은 어쩌냐고 걱정을 하는데 정작 그 아이들의 엄마들은 눈으로 그 상황을 보면서도 자기들끼리 수다만 떨고 있습니다. 분명 저와 눈이 마주쳤는데 못 본척 합니다. 그 아이들도 미안한 기색 하나도 없습니다. 다행히 아들은 많이는 안다쳤고 이마만 두 어군데 빨갛게 되었다가 지금은 멍이 든 정도였습니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얘들아...사람이 있는지 확인부터 타야지..." 라고 말 하고 돌아 섰습니다. 정작 본인들의 엄마는 가만히 있는데 아이들은 들은 척도 안하는데 그런 아이들을 붙잡고 훈계 하기도 웃기구요. ㅡㅡ;;


저희 놀이터는 약간의 울퉁불퉁한 언덕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뭐...특이하고 좋습니다.덕분에 아이들과 잡기 놀이도 하고 달리기 시합도 하며 언덕을 열심히 오르내리며 오늘도 체력 단련을 하니깐요. 그런데 말이지요. 그 경사에서 아이들이 수시로 자전거나 인라인을 타는 모습을 보면 아찔 합니다. 순식간에 가속도가 붙어 타는 본인 조차 방향을 제어 하지 못하기에 타는 본인도 아슬아슬 하구요 주변에 놀고 있는 아이들이 있을때는 옆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를만큼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6살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다 돌쟁이 아이와 부딫혀 둘 다 심하게 다친적도 있구요. 때문에 아파트 측에서도 놀이터 내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서운 것을 모르고 스릴을 즐기는 아이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수시로 올라가 자전거를 타고 내려옵니다. 역시나 무서운 것을 모르는 아이들은 그 언덕 아래서 신나고 평화롭게 놀고 있습니다. 가끔 뭣 모르는 제 아들은 그 자전거를 따라다니려 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저는 또 그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합니다. "얘야..거기서 자전거 타면 아저씨 이놈 하신다...저기 자전거 길에서 타야지...", "얘야 아래 동생들 있잖아...여기서 타면 위험해요..."

아이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눈치를 보다가 길가로 내려갈 때도 있고 어떤 아이들은 힐끗 보기만 할 뿐 대꾸도 안하고 계속 하던 행동을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 아이들의 대부분은 엄마도 주위에 있습니다. 그 아이들의 엄마는 수다를 떠느라 자신의 아이들이 뭘 하는지 관심도 없습니다. 정작 본인들의 엄마는 가만히 있는데 왠 아줌마가 옆에서 잔소리 하는 것이 들리기나 하겠습니까?

주변 다른 맘들도 아이를 몇 번 말리다가 어린 아이들을 안고 차라리 피해버립니다. 아이들 스스로 멈추길 기다리다가 내 아이가 다치면 내 마음만 아프고 내 손해니깐요. 한 동네에서 길에서 혹은 놀이터에서 수시로 만나기에 서로 얼굴 붉히기 보다는 알아서 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에 눈치만 보다가 자리를 피해 버리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 놓고 아이가 다치면 내 아이 잘못이 아니라 아파트 놀이터가 위험해서 그런다 합니다. 이상하게 만들어서 그런다며 아파트 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입니다. (실제로 몇 건 정도 걸려 있거든요.)정작 본인들은 아이가 미끄럼틀 지붕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도 말리지도 않고 수다만 떨었으면서 그 곳에서 떨어져 다치면 그건 놀이터를 잘못 지은 탓이랍니다. 넓은 길 두고 좁은 놀이터에서 자전거 타고 질주하다가 다른 집 아이가 치이면 그 건 또 그집 아이 엄마가 아이를 잘 안 보아서 랍니다. 아이가 먹고난 과자 껍질, 아이스크림 막대기는 아무곳에나 휙휙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못 본척 합니다.

내 아이만 잘 놀면 그만인가요? 내 아이만 안다치고, 내 아이만 잘 먹고, 나 수다 떠는데 방해만 안하면 되는 걸까요? 공공장소에서 공공의 애티켓이 있습니다. 물론 신나게 뛰어 놀라고 만들어진 놀이터이지만 그런 만큼 아이들끼리의 충돌로 인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신경써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엄마들이 놀이터에 가는 목적이 무엇인가요? 아이들 풀어 놓고 수다 떨다 들어오기 위해서? 좋습니다. 저 역시도 놀이터에 나가면 이웃 맘들과 수다 떨기도 하니깐요. 하지만 적어도 눈만은 아이들을 따라다니며 위험한 놀이를 하는 것은 아닌지,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닌지 수시로 체크하고 언제든지 따라가서 위험 요소를 제거할 만발의 준비를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요? 단순히 수다만 떨다가 들어 올 것이 아니라 아이가 원하면 함께 뛰며 놀아 주는 것은 기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