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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빼빼로 데이를 맞은 딸이 선생님께 드린 특별 부탁은?


2011.11.11 천년에 한 번오는 빼빼로 데이라 몇 주 전부터 들썩들썩 하더라구요.
한 십년 전?
빼빼로 데이라는 말이 처음 생겼을때는....
"참나...별...." 이러며 비웃었는데...

어느 새 빼빼로 데이는 발렌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 만큼이나 큰 행사 날이 된 것 같네요.

이런 상술에 별로 놀아나고 싶지 않지만 들썩들썩, 왠지 들뜬 것처럼 느껴지는 주변 분위기와
알록달록 반짝반짝...포장지에 싸인 빼빼로들, 혹은 빼빼로 바구니들 보면...왠지 나도 하나 정도는 사줄까...
하는 마음으로 하나 사서 남편 퇴근 길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는 했습니다.
달달한 과자 좋아하는 남편 간식으로 먹으라구요. ㅋ

그런데...어제 딸내미의 알림장에 선생님께서 편지를 써 주셨더군요.
바로 빼빼로 데이 날 빼빼로 좀 사 달라고...엄마에게 말 좀 전해주라고...
그랬다네요...ㅡㅡ;;;


직접 이야기 하면 되지...
아니 선생님께 이런 부탁 드리면 선생님 앞에서 엄마가 뭐가 되냐고...
최강 짠순이에 딸내미에게 인색한 엄마로 보시는건 아니겠죠?

암튼...왜...이런 부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선생님께서 특별히 전해주시기 까지 하니 더 신경쓰입니다.
사 주긴 사줘야 할 것 같아서 시장 보러 갔다가 빼빼로 코너 앞에 섰습니다.
이 빼빼로를 어떻게 보내 주어야 할지 또 고민이 되기 시작합니다.
얘네 반이 여덞명이니 한 명당 한 개씩 보내 줘야하나?
그냥 몇 봉지 보내고 나눠 먹으라 해야하나?
낱개로 크고 길게 하나 있는 걸 사서 보내야 하나?
초코는 안으로 들어간 걸 사는게 낫겠지?
기왕에 보내주는 거 포장까지 할까?
에이 귀찮다...그냥 대강 사자...!!!!
소심 하지만 또 귀차니즘 승한 엄마는 결국 그냥 기본 빼빼로를 샀습니다.


사는 김에 아빠 빼빼로도 하나 샀습니다.
아빠 좋아하는 쪼꼬 잔뜩 발라진 아몬드 빼빼로루요.

요즘 딸내미 참 여러가지로 엄마를 놀래킵니다.
빼빼로 데이를 어찌 알았지?
친구가 얘기했뎄지? 그래도...그게 무슨 의미인 줄은 아나?



그 빼빼로 데이를 아는 것도 놀랍고
그 부탁을 하는 것을 왠지 어렵게 느낀 것도 놀랍고
적당히 선생님을 이용하여 엄마가 아니들어 줄 수 없도록 하는 것도 놀랍습니다.
물론...네살짜리가 깊이 생각하고 지능적인 계산을 한 건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그래...백 년만이라는데....
우리도 함 동참 해 보자. 상업적이든 뭐든...아...천년만이라던가? 암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