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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똘똘이 하랑이

엄마를 암담하게 만든 딸의 못말리는 공주병

한참을 조용히 있던 4살 딸내미가 엄마를 부릅니다.
"엄마...나 좀 바바요...이쁘지요?"
"응???"
어느새 딸은 머리 가득 커다란 리본을 덕지덕지 달고 있습니다.


이쁜것...반짝이는 것...레이스 달린 것...특히 핑크와 공주에 민감한 딸내미...
어린이집 다녀온 이후에는 대부분 이 스타일로 다닙니다.
어쩌면 혼자서 저리도 나란히나란히 빈틈 없이 잘 꽂았을까요.
이 스타일로 딸내미는 안 다니는 곳이 없습니다.
어쩌다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민망해질 때도 있습니다. ㅠㅠ



누나가 스타일 자랑을 하고 있을때
동생은 누나가 사랑하는 빨간색 벨트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러게 눈치 볼 짓을 왜 하냐구요. ㅋㅋㅋ



그리고 그 순간...누나의 버럭...
"장한결...그거 누나가 소중하게 생각하는거라구..."


빼앗으려는 누나와 안 빼앗기려고 안간힘을 쓰는 동생...!!!
이대로 두면 싸움이 될 것 같아...
"얘들아...우리 벨트로 기차놀이 하면 좋겠다...하랑이가 운전해...칙칙폭폭..."


단순한 아이들은 어느새 방긋 웃으며 기차놀이를 합니다.
물론...아주 잠시요...대신 이 잠시 덕분에 동생은 벨트에 대한 집착을 버립니다.


그 사이 누나는 샤샤샥....벨트를 이쁘게 매만집니다.
패션 리더는 작은 흐트러짐도 용서 할 수 없거든요.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딸의 공주 밝힘증 덕분에 아침에 옷 입을 때마다 전쟁입니다.
같은 치마라도 꼭 레이스가 달려 있어야 하고 왠만하면 핑크여야 하고...
디즈니의 공주들이 그려져 있으면 더 좋구요....!!!
신발도 꼭 핑크에 리본이 달려 있어야 하고...운동화는 또 싫어라 합니다.
그 날 기분에 따라 하고 싶은 머리핀, 헤어밴드...스타일....
왠 요구사항이 그리 많은지....사사건건 엄마와 충돌입니다.


어쩌다 옷을 살때면 어찌나 고민이 되던지요.
마음에 안드는 옷을 사갔다가 엉엉~~~울면서 안 입겠다고 떼를 쓰는 일을 몇 번 겪고 나니
항상 고민입니다.
얼마전 회색 코트 한 벌 사주었다가 이틀동안 심하게 싸웠더랬죠.
교환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던 찰라 딸이 코트에 정을 붙이고 극적으로 입기 시작하기 전까지요.


리본, 꽃, 하트, 핑크,레이스,공주, 반짝이....!!!
이 중 한 가지 이상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쳐다도 안 보는 딸의 공주병....!!!
갈수록 심해지네요.

어떤 사람들은 이러다 만다고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이제 시작 이라고도 하더군요.
시작이라면 너무 암담한 일이구요....
정말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딱....3년...아니 한 2년 반 정도만 엄마 마음대로 딸을 꾸며 본듯 하네요.
어느새 자라서 저리 자신의 의견이 강해졌으니...존중해줘야 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