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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네 엿보기/씩씩한 한결이

한창 공연중인 무대에 난입한 그의 무개념


딸내미 어린이집에서 커다란 잔치가 있었습니다.
작년 작은 규모의 어린이집에 다닐때...조촐한 재롱잔치가 있기는 했지만...
이리 큰 강당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게 된 딸내미의 표정에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뒤섞인 설레임이 가득해 보입니다.


아직 뭐가뭔지...개념이 없는 동생은
언제나 그렇듯...약간 멍~한 듯한...시크한 표정을 짓고 앉아 있습니다.


출장에 가신 아빠 대신 이모할머니, 이모할아버지, 이모, 그리고 엄마와 한결이....
이렇게 많은 가족들이 와주어서...딸내미의 기분은 한껏 좋아졌습니다.
자발적으로 포즈도 취해줍니다.


발표회 전의 버블쇼 시간...!!!
둥실둥실...아이들의 행복도 버블과 함께 커다란 강당을 가득 메웠습니다.


이 와중에도 심하게 애정을 과시해주는 장하랑, 장유환 커플....!!!!
참고로...저희 이모는 이 두 아이들을 보며 너무 심하게 웃으셔서 저녁내내 배앓이를 하셨다는...
_믿거나 말거나 통신 ^^;; _


의자로는 부족했던 한결이는 어느새 테이블 위로 올라갔습니다.
그 위에서 공연도 구경하고, 귤도 까먹고...또 구경하다가 먹다가...ㅡㅡ;;


버블쇼의 분위기가 절정에 달하자...정신없이 앞으로 뛰쳐나와...
방울 하나라도 잡아 보겠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합니다.


형, 누나들의 공연이 시작 됩니다.
귀여운 것들...어찌나 앙증맞고 깜찍한지...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던 레크리에이션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저와 이모 그리고 이모부, 중학생 사촌동생까지 번갈아가며 한결군을 잡으러 다니느라...
녹초가 될 지경이었습니다.


잠시 앉혀 놓으면 어느새 후다닥 의자 아래로 내려 옵니다.
안아주면 버티는 힘이 어찌나 센지...1분 정도 지나면 팔이 후들후들 할 지경입니다.


자기가 하면 조금 더 잘 할 것 같을까요?
무대 위의 알록달록한 풍선이 마음에 드는 걸까요?
아무튼 아들은 자꾸만 무대로 발길을 돌립니다.


잠시 방심하면 후다닥....무대 위로 기어 올라 갑니다.


잡아서 끌어 내리면 또 올라가고...또 끌어내리면 또 올라갑니다.
날씨도 무척 추웠는데...이런 아들을 말리려고 밖으로 나갔다가
추위에 감기 걸릴까....5분 이상을 못 있다가 들어오면....
또 다시 후다닥....무대로 올라갑니다.


한바탕 혼을 내어도 그때뿐입니다.
그렇게 저희 가족이 쩔쩔매는 것을 지켜 보시던 원장님께서...
"그냥...두세요...^^; 괜찮아요." 하십니다.


그렇게 그는 당당하게 무대 위로 올라갔습니다.
처음에는 멈칫멈칫 무대 입구쪽의 풍선들만 만져봅니다.
그리고 주위를 살피며 분위기 파악을 합니다.


그리고...다다다다....무대위를 점령합니다.
뛰기도 하고...걷기도 하고...!!!!


무대 앞쪽은 어린이집 전체 아이들의 합공 공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깜깜한 무대 위에서 다칠까...
뒤쪽이 아닌 앞쪽으로 튀어나와 형과 누나들의 공연을 망칠까...
아들을 감시하느라 누구 한 사람은 누나 하랑이의 공연을 포기 해야했습니다.


무개념도 이런 무개념이 또 있을까요.

남의 공연에 재를 뿌려도 유분수지...ㅡㅡ;;;
덕분에 누나 사진은 별로 찍지도 못했습니다.
사실 동영상을 찍기는 했는데...아쉽게도 파일이 망가졌네요.
많이 찍지도 못했는데...ㅠㅠ

아무튼 이 잔칫날에 참석한 이모네 가족은 넉다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모는 진심을 다해 말씀하셨습니다.
"그 어린이집 행사에 참석한 모든 동생들 중에...한결이가 제일 나대더라..."
반박 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그랬거든요.
선생님들과 딸내미 친구들의 가족들의 시선에는 안쓰러움이 묻어 났습니다. ㅠㅠ